행사 오프닝 5분은 강한 임팩트가 중요하다. MC 정진(34)씨의 등장은 춤으로 시작된다. 때로는 트로트에 맞춰 때로는 최신 댄스곡에 맞춰 스텝을 밟는다. 그래야 행사시간 50분 무대를 이끌어갈 수 있다.
그가 하는 일은 프리랜서 MC. 청소년에게 연예인만큼이나 인기 있는 직업인 MC이지만 관객들이 지루하지 않게 입담과 개인기를 펼쳐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띠고 있다.
전북지역에서 재치 있는 입담으로 주목받고 있는 정진 MC를 만났다.
초반 분위기 띄우는 게 중요
“사실 행사진행에 앞서 5분이 제일 중요해요. 시작 5분을 이끌지 못하면 관객들을 집중시키기 힘들거든요. 가수가 무대에 나오기 전 중간 중간에 관객들의 박수를 유도하거나 분위기를 띄워야 행사가 매끄럽게 진행됩니다.”
그의 외모 자체가 워낙 단정하고 반듯해서 춤 실력은 상상이 안됐다. 그러나 그는 대학에서 응원단장 출신에 댄스학원에서 춤 실력을 갈고 닦은 노력파였다.
그는 행사진행만 하는 MC가 아니다. 전주교통방송 주말 라디오 진행과 전주MBC방송 코너에서 진행을 맡고 있다. 생방송이라 오히려 부담(?) 없이 방송을 즐긴다.
“방송은 꾸준히 하고 싶어요. 방송을 하게 되면 행사 섭외가 많이 들어오죠.(웃음) 방송이든 행사진행이든 즐기면서 합니다. 제가 즐겨야 관객들도 흥이 나거든요.”
나무 공부에서 사람 공부로 전환
그는 고등학교 시절 때까지만 해도 앞에 나가서 말도 잘 못하는 소심한 아이였다. 친구들 사이에서 그냥 재미있는 아이로 통했다.
정진씨는 “포도밭 7000평을 운영하는 집의 외동아들”이라고 웃었다. 부모님이 포도를 재배해 자연스럽게 대학(전북대 산림자원학과)에서도 나무를 전공했다.
“지금 하는 일과 비교해 보면 다소 생뚱 맞는 학과를 나왔죠. 대학 때 과대표를 하면서 앞에 나설 기회가 많아졌어요. 그동안 숨겨졌던 제 재능을 발휘할 수 있게 된 거죠. 학교 다니면서 레크리에이션 자격증도 따고 이벤트 행사를 따라 다니면서 현장에서 감각을 배웠어요. 그러다 우연히 전주MBC PD님한테 이른바 길거리 캐스팅이 돼 방송에 출연하게 됐죠.”
하지만 결코 쉬운 길은 아니었다. 방송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마냥 사람들을 웃기면 된다는 생각으로 방송 분위기를 이끌었다. 방송을 하면서 때로는 한계에 부딪치며 사람의 마음을 읽을 줄 알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공부를 시작했다.
공부해야 관객과 공감대 형성할 수 있어
방송과 행사진행은 예측불허 상황이 많다. 그런 상황을 능수능란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도 공부는 필수다. 그는 “배경지식이 풍부할수록 매끄러운 진행이 가능하고 돌발상황에서 재치있게 상황을 전환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단순히 말만 잘해서 MC가 되는 게 아니라 관객과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웃음과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것.
“제가 아침형 인간이에요. 프리랜서로 일하기 때문에 아침 시간을 잘 활용해야 계획적으로 움직일 수 있죠. 매일 아침 신문을 스크랩하고 영어학원과 수영을 다니면서 자기관리를 꾸준히 해야 하는 직업이기도 합니다.”
또 그는 벽성대학에서 유머화술, 스피치, 레크리에이션을 4년째 강의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전주이벤트MC협회에서 사무국장을 맡고 있으면서 MC들도 계속 공부를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매달 주제를 정해 공부하는 시간을 갖는다.
전북을 넘어 전국 MC로
정진씨에게 인생목표를 물었다. “‘3년 안에 대한민국 최고 MC가 되고 싶다’는 이야기를 5년 동안 하고 다녀요.(하하) 이것이 내 인생의 목표이자 자신과의 약속입니다. 꼭 유명인이 되고 싶어 그런 게 아니라 내 자신을 생각하면 뿌듯한 마음이 들 정도로 나를 경지에 올려놓고 싶은 마음에서 입니다.”
그에게 목표는 또 있다. MC로 한류바람을 일으키는 것이다. 그래서 영어공부도 꾸준히 하고 있다. 그는 “전주의 비빔밥이 세계 음식이 된 것처럼 MC로 한류바람을 일으키고 싶어요. 한국의 전통놀이를 영어로 변환시켜서 남들과 차별화된 진행을 해보고 싶습니다”고 말한다.
정진씨는 MC 직업은 ‘사람과 사람의 뜨거운 만남’이라며 사람과의 인연을 소중히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웃음과 감동을 주는 무대를 위한 그의 노력은 항상 진행형이다.
김은영 리포터 key3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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