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4년 전 직장검진 결과 단백뇨 진단을 받은 이모씨(38세,여)는 으레 피곤해서 그러겠거니 여기며 별다른 치료를 받지 않고 지내왔다. 그러나 최근 심한 감기증상을 느끼며 부쩍 눈 주위와 얼굴이 붓고 소변색깔이 콜라처럼 혼탁해지는 등 이상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다. 그 결과 단백뇨 증상이 더욱 심해져 정밀 검진을 받았고 이모씨는 급성 사구체신염 진단을 받았다. 주변으로부터 한번 망가진 신장기능은 쉽게 회복할 수 없다는 얘기를 들은 이모씨는 1년간 꾸준히 약물치료를 받았다. 이를 통해 정상치의 정상에 3∼4배까지 올라갔던 단백뇨 수치가 정상으로 회복되었으며, 만성신부전증으로 진행되는 것을 미리 예방할 수 있게 되어 안도의 한숨과 함께 가슴을 쓸어내렸다.
<인공신장센터>
온종합병원 인공신장센터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 검진자료에 따르면 단백뇨, 혈뇨 또는 혈청 크레아틴 이상의 소견을 보이는 신장질환자가 2000년보다 두 배 이상 증가되었다고 보고된바 있다. 또한 2008년 대한신장학회의 조사결과 우리나라의 만성콩팥병 유병률은 13.8%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중 가장 흔한 3대 원인은 당뇨, 고혈압, 사구체신염의 순이다.
당뇨나 고혈압과는 달리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사구체신염은 신장에서 피를 여과해 체액과 노폐물을 제거하는 작은 모세혈관뭉치인 사구체에 염증이 생긴 것으로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콩팥병으로 발전하여 평생 투석치료를 해야할 수도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사구체신염은 늦은 가을부터 이른 봄에 걸쳐 많이 발생되는데 보통 우리 몸의 면역기능이 저하되는 시기에 감기나 편도선염, 인후염, 성홍열, 피부화농에 이어서 발병하는 경우가 많다. 비교적 젊은 연령층에 많이 발생하다보니 일시적인 현상으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특히 만성 사구체신염은 혈뇨 및 단백뇨가 수개월 내지 수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고 뚜렷한 증상이 없어서 평소에는 모르고 지내다가 건강검진이나 다른 질환으로 소변검사를 하다가 우연히 발견하는 사례가 많다. 보통 사구체신염의 경우소변색이 뿌옇거나 검붉은 색의 소변을 보게 되므로 소변의 양과 색깔 변화, 냄새 등이 평소와 다를 경우 가까운 병원을 찾아 자신의 상태를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급성 사구체신염의 경우에는 갑자기 눈 주위와 손발이 붓고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면서 혈압이 높아지기도 하지만 대부분 약간 피곤하거나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심해지면 고혈압, 동맥경화가 생기고 심한 빈혈과 심장질환으로 악화되는 등 여러 합병증이 발생하게 된다.
온 종합병원 신장내과 송창석 과장은 “감기나 피부 감염 후 10일쯤 지나서 소변량이 적어지고 소변이 콜라색처럼 변하거나 단백뇨가 나오는 등의 증상이 하나라도 있다면 반드시 신장내과 전문의가 있는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송창석 과장>
신장내과 송창석 과장
사구체신염이 만성콩팥병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먼저 증상과 정도에 따라 신장 조직검사와 혈액 검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진단해야 한다. 만약 세균감염으로 인해 사구체신염이 발병했다면 즉시 약물치료를 시행하게 된다. 그리고 연쇄상구균 감염으로 인한 사구체신염의 경우에는 합병증이 없는 한 대부분 1∼2주일 정도 경과 후 서서히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그밖에 추가로 혈압관리, 부종치료, 운동처방 등을 병행한다. 사구체신염은 고혈압이 동반되면 만성 신부전으로의 진행이 빨라지므로 철저한 혈압관리가 중요하다.
사구체신염의 가장 중요한 합병증은 만성적으로 신기능이 저하되어 회복되지 않는 만성 신부전이다. 대게 30∼40%가 10∼20년 내에 만성신부전으로 진전돼 신장기능을 상실하여 만성 신부전으로 진행되면 신장의 기능 회복은 불가능하다. 초기 관리에 실패하면 결국 이를 필요하게 된다.
신부전의 경우 신장 투석이나 신장이식 등의 치료와 함께 철저한 식이 요법이 중요하다. 신장 기능이 저하될수록 나트륨, 칼륨, 인 및 단백질의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 신부전의 초기에는 탈수를 막기 위해 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지만, 신부전이 진행되면 소변 양이 감소하여 수분 배설이 어려워지므로 물의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 좋다.
평소 소변의 양과 색깔을 통해 보내는 우리 몸의 신호를 가볍게 여기지 말고 신장이나 내분비질환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만약 정기 건강검진에서 소변에 이상이 나타났을 경우엔 이를 간과하지 말고 반드시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 조기에 건강을 지켜내는 것이 필요하다.
김영희 리포터 lagoon02@hanmail.net
온 종합병원 인공신장센터 송창석 소장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