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 건강한 가정을 전파하러 다니는 사람, 전주시 건강가정지원센터 정혜정 센터장이다. 차분한 목소리, 부드러움 속에 강한 카리스마까지 가족학 교수(전북대)로 명망 높았던 그가 센터장의 직무를 하게 된 것은 사회적 요구와 사명감 때문이다.
지난 10여 년 동안 여성의전화, 전주지방법원 조정위원·상담위원, 부부 및 부모교육을 해왔기에 그가 건강한 가정 만드는 일을 한다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다.
서신동 이전으로 사업 구체화 노력
2009년에 개소한 전주시 건강가정지원센터가 최근 중앙동에서 서신동으로 센터를 이전하며 역할이 더욱 커졌다.
“중앙동 사무실도 쾌적한 공간이었지만 주거지 공간이 아니다보니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기에 어려움을 겪었어요. 시에서 이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것은 감사를 넘어 감동입니다. 센터 사업을 잘 수행하는데 사람들이 근접하기 좋은 공간으로 이전하게 되어 이번 이전은 의미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정혜정 센터장은 센터 이전으로 사업을 구체화시킬 의지를 보였다. 건강가정지원센터는 이름 그대로 우리 사회의 건강한 가정을 만드는 방법을 찾는 곳이다. 마음만 있다면 누구라도 센터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센터는 다양한 형태의 가정들을 도와준다. △ 건강가정지원사업으로 가족교육과 가족상담, 가족문화지원사업, 가족품앗이 △ 가족역량강화지원사업으로 한부모가족, 조손가족, 미혼모, 청소년 한부모자립지원 △ 아이돌보미지원사업 등의 사업이 이뤄지고 있다. 건강한 가족 만들기에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센터의 할 일도 그만큼 많아졌다.
가족 간 소통의 문제
우리 사회 건강한 가정이란 어떤 가정일까. 정 센터장은 “과거에는 이혼가정이나 편모?편부 등의 가정형태로 결손가정과 건강한 가정으로 나눴는데 이것은 낡은 사고방식입니다. 다양한 가정형태가 우리 사회에 나오고 있어요. 이제는 건강한 가정이란 가정에서 안정감과 따뜻함을 느끼고 가족들의 갖가지 감정들을 편안하게 나눌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그는 건강한 가정을 만드는데, 가족 간 소통의 문제도 지적했다. “우리 사회에서 공부 잘하는 교육은 시켜도 소통 잘하는 교육을 시키지 않는 것 같아요. 부부간의 문제 중 소통의 문제가 가장 큰데 소통의 기본적인 욕구는 있어도 그것을 해결하기 어려워 갈등으로 이어지는 것이죠.” 육아와 부부가 소통하는 것에서도 행복을 느낄 줄 아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부모의 믿음 속에서 크는 아이들
그녀의 가정은 어떻게 다를까. 서울에서 대학교를 다니는 큰 딸아이와 고3 아들은 워낙 반듯하게 커서 걱정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1남 1녀의 자녀를 둔 그도 고민은 있었다. 지난해 아들 녀석이 대중음악을 하겠다고 선언한 것.
“지난해 일 년 동안은 아들을 이해하는데 노력했어요. 세상의 잣대로 아들을 바라보니 처음에는 이해하기 힘들었죠. 하지만 아들의 선택을 믿고 따라 주기로 했어요. 지금은 아들이 수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음악을 하겠다고 한 것을 지지해주고 있어요.” 부모의 믿음 속에서 아이들의 책임감도 커져갈 것이다.
행복하고 건강한 가정은 저절로 이뤄지는 게 아니라고 정혜정 센터장은 강조했다. 정 센처장은 “부부 간, 가족 간에 반드시 지켜야 하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의도적으로 노력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족친화도시 만드는 데 일익 담당
“가족친화도시 전주를 만드는데, 우리 센터가 그 역할을 담당하면 좋겠어요. 그동안 센터의 기초를 만드는 시기였다면, 앞으로는 각계각층의 재능기부를 받아 센터 자원으로 활용해 구체적이고 다양한 사업을 하고 싶어요. 또 시민들끼리 모임을 이어갈 수 있도록 자조모임을 활성화하려고 합니다.”
건강한 가정은 사람들이 살아가는데 희망을 준다. 저마다 다양한 형태로 가정생활은 다르지만, 행복하고 건강한 가정생활을 꿈꾸는 것은 하나같은 마음일 것이다.
건강가정지원센터는 가정 내 갈등과 위기를 예방하고 가족친화를 이뤄나가는 역할을 한다. 우리 사회 많은 사람들에게 건강한 가정을 만들고 싶다는 사람의 웃음은 참으로 따뜻하고 행복하다. 그녀의 웃음이 아름다워 보였다.
김은영 리포터 key3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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