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느낀다’ 유홍준 교수가 쓴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 나왔던 구절입니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그 진실을 보고 느낄 수 있다는 말이겠죠. 이번에 만나본 우리 이웃들에게도 이 구절이 제법 어울릴 것 같습니다. 커피를 진실로 사랑하고, 배우고, 느끼며 살아간다는 이들. 홈플러스 평생교육스쿨 일산점 <커피 홈카페-핸드드립> 과정반을 찾았습니다.
저렴한 비용, 내실 있는 강의가 인기 만점 요인
“언니~잘 지냈어?”
“떡 좀 싸왔어요~ 같이 들어요~”
한 동네 사는 주부들도 아닌데, 이곳 분위기. 참으로 가족적이다.
“언니, 동생처럼 지내죠 뭐. 같은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그런지 대화도 잘 통하고 분위기도 좋아요” 라며 수강생들은 입을 모은다.
홈플러스 평생교육스쿨(일산점) 커피 핸드드립과정은 6회 수업을 기본으로 한다. 그 기간 동안 커피의 종류와 특징을 공부하고, 로스팅 방법, 다양한 커피 메이킹 방법까지 공부한다. 정규강좌에 비해 짧은 기간이지만, 수강생들은 이 기간 내내 커피라는 교집합 속에 함께하며 웃음꽃을 피운다. 수업을 맡고 있는 이은진 강사는 “도시락이나 간식을 싸들고, 가까운 곳으로 야유회를 갈 정도로 정들이 남다르다”며 회원들의 따뜻함을 자랑한다. 하지만 인기 강좌로 자리매김한데 그만한 이유가 있는 법. 이에 회원들은 모두 ‘실속과 내실을 갖춘 강좌 내용’이라고 손꼽는다. 지난 강좌에 이어 또 다시 수강 중이라는 임미숙 씨는 “사실 커피에 관한 전 과정을 배우기가 쉽지 않아요. 전문적인데는 너무 비싸고요. 이곳은 저렴한 가격에 비해 다양한 것을 얻고 가는 것 같아요”라고 한다.
“커피는 정성, 알고 마셨더니 다르더라”
사실 ‘커피’하면 믹스커피든 아메리카노든 상관없이 들이키는 리포터. ‘커피’의 매력을 알 리가 만무하다. 하지만 알면 보인다고 했던가. 회원들은 ‘알고 마시면 전과 다르다’고 한다. 전에는 일명 별다방, 콩다방이라고 불리는 곳에서만 사먹는 것이 제일인줄 알았지만, 지금은 180도 달라졌다. 직접 커피를 볶고 메이킹하는 집의 커피를 더 좋아하게 됐다. 또 커피 종류마다 향과 맛이 다르다는 걸 아니 직접 만들며 먹는 재미, 알아가는 재미도 느끼게 됐다. 남편과 함께 아침마다 커피 향을 맡는 것이 생활의 즐거움이 됐다는 석진숙씨는 “단맛, 쓴맛을 신경써가며 내 손으로 만들어가는 기쁨, 배우는 즐거움을 모두 얻고 간다”고 전했다.
“블루마운틴이 제일 향이 좋은 것 같아~”
“언니, 이거 한번 마셔봐~ 끝내줘~”
서로 커피를 매개로 삶의 즐거움을 찾아가는 사람들이다.
리포터가 찾은 날은 때마침 로스팅 과정을 배우는 날. 시작은 생두에서 썩은 것이나 깨진 것들은 골라내는 핸드핑 작업부터 시작했다. 모두 흰 장갑을 끼고 하나하나 일일이 생두를 만지는 모습이 전문가 못지않다.
그때 어느 회원이 말했다.
“커피는 정성인 것 같아요. 생두를 하나하나 골라내는 게 힘들지만, 아~ 이래서 맛있고 향 좋은 커피란 게 따로 있는 거지라고 생각하게 돼요. 사람의 인생도 마찬가지 아니겠어? 정성을 갖고 하루하루 살다보면 우리도 정말 ‘맛있는 인생, 향기 나는 인생’을 살게 되는 거겠죠?”
커피를 통해 맛을 배우고, 인생을 배운다는 그녀들. 로스팅 때문에 강의실에는 자욱한 연기와 조금은 씁쓸한 탄내도 나고 있었지만, 그 탄내마저 ‘향기’로 만들고 있는 것 같다. ‘커피는 행복’이라며 커피 예찬론을 펼치는 그녀들의 앞으로의 인생향기도 그윽한 커피와 같을 것이라고 믿는다.
홈플러스 평생교육스쿨 일산점에서는 겨울학기에도 커피 홈카페-핸드드립 과정반 을 모집 한다. A과정(12월6일~2012년1월10일),B과정(2012년 1월17일~2월28일)으로 나뉘어 모집 중이다. 홈페이지나 전단을 참조하면 된다.
#“커피 한 잔으로 마음의 여유 가져보세요”-이은진 강사
이 시간이 늘 수강생들로 북적이는 것은 이은진 강사의 능력도 한 몫 한다. 늘 재미있게, 지루하지 않게 수업을 진행한다는 게 그녀의 수업에 대한 회원들의 평이다.
“배워야 할 이론도 많지만, 실습 위주의 수업을 선호하는 편이예요. 그러면서 수다도 떨고(웃음) 일단 재미가 있어야 공부 효과가 큰 법이잖아요”(이은진 강사)
이은진 강사는 서울, 경기 지역 할 것 없이 10여 곳 넘는 곳에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커피가 너무 좋아 아예 진로도 이쪽으로 정해버렸다는 그녀. “커피는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어요. 우울한 날 커피 향기만으로도 기분이 업 되고, 다시 그 힘으로 살아가게 하죠. 다른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하나의 도구가 되기도 하고요”
바리스타 활동은 물론, 유명 커피 회사에서 근무도 했었다. 커피프랜차이즈 매장 세팅을 위한 전 과정을 종합적으로 계획하고 설계하는 일을 해왔던 그녀. 그래서 그녀의 명함엔 ‘커피 플래너’란 직업 소개가 쓰여 있다. 파티 플래너처럼 커피에 관한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아우르는 직업이란 의미로 그녀가 만들어 붙였다. 이은진 강사는 커피 입문자라면 문화센터 강좌를 적극 추천한다고 한다. “수강료도 저렴한데다 커피에 대한 전 과정을 두루 살펴볼 수 있어 좋아요"
일을 하는 데 있어 즐기는 것이 가장 중요한 법. 좋아하는 커피, 그리고 사람들과 함께할 그녀의 커피 인생이 제법 기대된다.
남지연리포터 lamanu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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