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시 도고면 신언리에 위치한 옹기발효음식전시체험관(이하 전시관)에 최근 들어 방문객이 부쩍 증가하고 있다. 상하이동식 무대를 갖추고 일반 방문객은 물론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춘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어린이들 체험의 장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는 까닭이다. 다음 달부터는 김장체험으로 방문객들의 체험프로그램을 한층 강화할 예정이다.
전시관에는 신석기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아산의 자랑인 옹기 수백 점이 전시 보관되어 있다. 평소에 보기 힘든 진귀한 옹기들이 쓰임새에 따라 생소한 이름과 모양으로 방문객의 눈길을 끌고 있다.
전시관은 옹기제작 체험, 발효빵과 동동주 만들기, 고추장 간장 제조 및 옹기 담기, 김장 체험, 옹기 문화전시 등 다양한 체험과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옹기제작체험과 옹기전시를 함께 즐기고 발효음식까지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형태로는 옹기발효음식전시체험관이 전국에서 유일하다.
흙과 친해지니 멋진 그릇이 뚝딱!
일반적으로 흙으로 빚은 뒤 유약을 입혀 구운 그릇을 ''도자기''라고 한다. 도기와 자기를 합쳐 부르는 말이다. 옹기는 이중 도기에 속한다. 도기는 도기토라는 흙으로 만들어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 굽는다. 도기는 잿물을 입히지 않고 700~800℃에서 굽는 질그릇과 잿물을 발라 1100~1200℃에서 굽는 옹기가 있다. 이중 전시관은 잿물을 발라 굽는 옹기제작체험을 진행하고 있다.
전시관은 동시에 100명 가까이 수용할 수 있을 정도의 넓은 옹기제작 체험실을 갖췄다. 먼저 진흙 체험장에서 맘껏 주무르고 만지면서 흙에 대한 감각을 먼저 익히는 것도 즐겁다. 손으로 조물거리는 활동은 어른 아이 상관없이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준다.
두텁고 동그란 원반 같은 흙덩이는 내손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탄생한다. 흙을 길게 쭉쭉 빼거나 툭툭 두드리고 빚으면 주방 한 켠에 두고 쓸 양념단지 하나쯤은 뚝딱 완성한다. 넓적한 접시도 어느새 제 모양을 갖춘다. 아이들이 제각기 만든 소품은 귀엽기 짝이 없다.
이렇게 만든 옹기를 체험실에서 말리고 굽는다. 작품을 찾기까지 총 2~3주일 정도가 소요된다. 직접 찾아도 되고 원하면 안전하게 포장해서 착불로 배송해준다. 자신이 애써 만든 작품을 받아들 때의 감동은 성취감과 뿌듯함으로 전해온다.
자신만의 작품에 학업스트레스 해소까지
1인당 옹기제작 체험비는 1만원으로 타지역 도예체험보다 훨씬 저렴하다. 또한 아이들에게는 옹기목걸이를 기념품으로 증정하고 있다. 옹기목걸이는 작품을 만들고도 구워야 함에 따라 빈손으로 가게 되는 섭섭함도 사라지게 해준다. 옹기제작엔 무형문화재 이지수(충청남도 2000-8호 옹기장)씨의 아들 이주용씨가 주요 강사로 나서 세심하게 지도한다.
아산시 선장면에 사는 서정인(44)씨는 초등 3학년 딸아이를 위해 전시관을 찾았다. 주의력결핍장애(ADHD)를 가지고 있는 딸아이가 집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나고 싶어서였다. 옹기체험을 하고 온 주변 아이들의 만족스런 경험을 듣고는 학원일정도 빼고 바로 전시관으로 향했다고 했다.
서씨는 "딸아이는 손으로 주물러 만드는 옹기체험을 너무 좋아했고 열심히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이에게 커다란 만족감을 준 것 같다. 이젠 틈나는 대로 자주 가려고 한다"면서 "아이가 자기만의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에 흡족해하고 학업스트레스도 해소할 수 있어 더없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 달 시작하는 김장체험에도 부푼 기대를 걸고 있다.
올겨울 김장? 이젠 자신 있어요.
전시관은 다음 달부터 김치도 담그고 ''숨 쉬는 그릇'' 옹기에 저장도 맡길 수 있는 특색 있는 김장체험을 실시한다.
친정엄마 그늘에서 얻어먹는 김치는 이젠 나이가 미안스럽다. 재료값도 올랐다. 그렇다고 사 먹자니 재료의 원산지도 걱정이고 묵을수록 깊은 맛을 내는 김장김치 맛이 영 아니다. 김치 담그기가 생각처럼 수월해보이지도 않는다. 요즘 들어 각광받는 절임배추를 산다 해도 정작 김치 담그는 건 내 몫.
이런 우려를 한순간에 해소시킬 기회가 왔다. 이동언 부관장은 “전시관에서는 전문가의 지도 아래 제대로 된 순서로 김장하기를 체험해 볼 수 있다”며 “배추김치는 물론이고 도고의 유명한 쪽파김치 담그기도 같이 기획중”이라고 했다.
머릿속에서만 뱅뱅 도는 김장하기 이론들을 전시관의 하루체험으로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다. ''백문이 불여일견, 백견이 불여일행''이란 말처럼 내가 해본 것과 안 해본 것은 천지차이. 물론 담근 김치는 집으로 가져간다.
아이들과 동행한다면 김장체험은 교육적 효과를 얹은 색다른 웰빙체험으로 기억에 남는다. 매주 수요일에 가면 메주 만들기 체험도 가능하다. 단, 발효음식은 꼭 미리 예약해야 한다.
또한 전시관은 내년 3월까지 장독대를 분양하고 있다. 무형문화재 이지수 옹기장이 직접 만든 항아리를 판매가보다 저렴하게 분양 받을 수 있다. 체험객은 본인의 손맛과 정성을 장독에 담아 김치를 비롯한 갖가지 장을 담글 수 있다. 장독 1개당 최소 1년을 분양하고 분양회원은 연중 전시관을 자유롭게 관람하는 혜택이 있다. 전시관에서 보관과 관리를 맡아 해준다니 장독 분양받기에도 관심을 쏟아볼 만하다.
이동언 부관장은 “올겨울엔 전시관 원형자갈광장에 물을 얼려 얼음썰매장으로 변신시킬 예정”이라며 “어른들은 향수어린 추억을, 아이들은 신나는 겨울놀이를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 부관장은 “앞으로도 다양한 상설공연을 열어 방문객들의 볼거리를 제공하겠다”는 의지도 덧붙였다.
노준희 리포터 dooaium@hanmail.net
입장료 : 어른 2000원, 어린이 1000원(지역주민의 경우 어른 1500원, 어린이 700원)
개관일 : 매주 화~일(월요일 정기휴관. 매주 수요일 메주 만들기 체험
개관 시간 : 오전 9시~오후 6시(월요일 정기휴관)
옹기체험비 : 1민 1만원(20명 이상 단체 7000원)
체험시간 : 오전 10시, 오후 1시, 4시
김장김치 체험비 : 1인 1만3000원(20명 이상 단체 1만원) * 사전예약 필수
체험시간 오전 10시 30분, 오후 2시 30분(1시간 30분 소요)
문의 : www.asanonggi.com. 041-549-0075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