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신, 수능, 논술 - 어느 것을 중심으로 공부할까?

지역내일 2011-11-06

작년부터 수시와 정시 중 수시 선발 인원이 대폭 수시 중심이 된 결과 입시의 가장 큰 결정권은 논술이다. 그 다음이 수능이고 내신은 실제 합격 당락을 결정하는 데는 별 의미가 없다.
 
  축구팀을 운영하는 감독의 입장에서 공격수와 미드필더, 수비수 중에 반드시 이기고 싶은 게임에서는 공격수 중심의 전략을 펼칠 것이다. 그래서 가장 순발력이 뛰어나고 골 결정력이 있는 선수를 공격수에 배치하고 그 다음 체력이 강해 온 운동장을 누비면서 공격을 잘 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는 선수를 미드필드에, 그리고 차분하게 자신의 임무를 잘 지켜 상대방 공격수를 잘 막아낼 수 있는 선수를 수비수에 배치할 것이다.  그래야 상대방을 제압하고 승리할 수 있다. 


   입시 전략도 이와 일치한다. 우선 내신은 골키퍼 또는 수비수이다. 수비수의 기본적인 역할은 상대방 공격을 차단하여 선수들이 안정적인 상황에서 공격을 감행할 수 있도록 버팀목 역할을 해야 한다. 다음으로 수능은 미드필더로 수비와 공격의 중심으로 허술한 수비를 보완하며 자기편 선수에게 득점할 찬스를 만들어 주는 역할이 요구된다. 그리고 공격수가 힘을 잃을 때는 미드필드가 나서서 골을 만든다. 이것은 수시 논술에 실패했을 때 정시로 대학을 진학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마지막으로 논술은 센터포워드, 즉 공격수라 할 수 있다. 공격수는 팀의 누구보다 순발력과 골 결정력이 탁월해야 한다.


  만약 비겨도 되는 게임에서는 공격수 보다는 미드필드나 수비수를 강화해야 하는데 입시에서는 비겨서는 안된다. 그래서 입시를 치루는 감독은 공격수인 논술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많은 경우 내신이 입시에 큰 결정적 영향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하여 논술보다 내신에 비중을 많이 두고 있는데 이는 마치 공격수는 허술한 선수를 내세우고 수비수를 우수 선수로 배치한 결과와 같다. 그래서 그 학생은 기본 공부를 열심히 한 안정적이고 모범적인 학생이라 평가를 받겠지만 입시에는 실패하게 되는 것이다.


  왜 내신을 수시 지원의 최대 공격수로 잘못 알고 있을까? 만약 어떤 학생이 내신 2등급에 논술 고사를 봤고 수능 2개 영역 2등급을 맞아서 고려대에 합격했다고 치자. 사실 그 학생이 수시에 합격한 중요한 요소는 내신이 아니라 논술이다. 그런데 대부분 논술을 잘 봐서 합격한 일반고 학생들의 내신 성적이 크게 저조할 리가 없기 때문에 내신이 마치 중요한 변수인양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내신이 별로 좋지 않은데 수능 2개 영역에서 2등급이 나올 가능성이 있는 학생이라면 지금부터라도 논술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미 여러 차례 언급했듯이 내신은 합격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더 이상 내신에 많은 시간과 체력을 낭비할 필요는 없다. 내신은 학교 선생님의 수업을 귀 담아 들어 수업 시간 내에 충분히 소화해 낼 수 있어야 한다. 요즘 학생들은 학교 수업 시간에 딴 짓을 하거나 잠을 자는 등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에 충실하지 못하고 대신 그 내용을 학원 수업에서 채우려 한다. 방과 후의 시간까지 내신을 위해 보내는 것은 대입 실패의 지름길이 될 것이다.


  대신 가장 까다롭고 오랜 시간 준비를 요하는 논술에 많은 시간을 안배할 필요가 있다. 최근의 학생들을 가르쳐 보면 스스로 생각하는 힘이 무척 약화되었음을 느끼는데 그 이유는 여전히 주입식으로 강의하는 학교 강의, 폭넓은 독서 부족(점수 올리기 위한 공부만 하는 세태), 미디어 매체의 발달(TV, 인터넷 등) 등을 꼽을 수 있다. 즉, 비판적 독서를 통해 사유와 인식의 지평을 넓히는 것보다 정답 찾기 요령을 배우는데 지쳐 텔레비전과 인터넷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다 보니 아이들 사고력은 점차 저하되고 말았지 때문이다. 이러다 보니 각 대학교의 논술 고사 출제 교수들이 ‘고교 학습만 잘 받으면 누구든 풀 수 있는 문제’를 출제했지만 학생들에게는 무척 어렵게 느껴지는 것이 논술이다. 게다가 실제 각 대학의 논술고사는 쉽게 출제된 적이 거의 없다. 고려대의 경우는 내신으로 평가할 수 없는 문제를 출제하겠다고 발표했는데 무척 어려운 문제가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논술은 오랜 시간동안 많은 노력을 들여 준비해야 한다.


 그리고 대입의 최저 조건을 갖출 수능 공부를 하는 데 적절한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논술 중심인 수시에서 합격이 안 될 경우 수능만으로 대학을 가는 정시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수능은 준비해야 한다. 수능 또한 단편적 사고와 일시적 암기 능력만으로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고등학교 저학년부터 차곡차곡 준비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성구원장
Tel. 이성구학원 (02)2202-3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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