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오전 강동구 명일동에 위치한 명일중학교. 1교시 수업을 마치는 종소리가 울리기가 무섭게 1층 Wee클래스 교실로 학생들이 줄을 서듯 모여든다. 상담전문교사가 반갑게 이들을 맞는다.
“선생님 상담하려구요.”
“그래? 넌 지난주에 상담 하지 않았니?”
“또 상담할 게 생겼어요.”
“알았어. 순서대로 예약시간을 잡아보자.”
예약시간을 정하고 교실로 돌아가는 학생들에게 상담교사가 말한다. “애들아 상담실에 왔으니 사탕 두 개씩 가져가. 하나는 너희들이 먹고 남은 하나는 제일 좋아하는 친구 주렴.”
엄마처럼 아이를 반기는 상담교사와 아늑한 분위기의 상담교실, 아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Wee클래스의 모습이다.
변화, 발전하는 상담실
요즘 학교 상담실이 변하고 있다. 문제 있는 학생들이 드나들던, 무서운 학생주임 선생님이 존재하는 예전의 공간과는 거리가 멀다. 누구나 마음 편하게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공간, 바로 ‘Wee클래스’이다.
Wee는 We(우리들)와 education(교육), We(우리들)와 emotion(감성)의 합성어로 학교, 교육청, 지역사회가 연계하여 학생들의 건강하고 즐거운 학교생활을 지원하는 다중 통합지원 서비스이다. 학교에는 Wee클래스가, 지역교육청에는 Wee센터, 시·도 교육청에는 Wee스쿨이 있어 서로 연계하며 학생들의 학교생활을 돕고 있다.
Wee클래스가 처음 생긴 것은 2009년도, 현재 전국에 2000개가 넘는 Wee클래스가 있고 124개의 Wee센터, 3개의 Wee스쿨이 있다.
서울에는 126개의 학교에 Wee클래스가 마련되어 있으며, 18개의 Wee센터가 있다.
우리 지역에는 강동·천호·풍납·광장·용마·화양 등의 초등학교와 고덕·명일·천일·천호·한산·거원·오금·오주·성덕여자·잠신·광양·광장·광진·구의·신양·용곡·자양 중학교, 둔촌·배명·보인·송파공고·건대부고·동대부여고 등의 고등학교에 Wee클래스가 운영되고 있다.
누구나 전문가와 무료로 상담 가능
Wee클래스는 성적부진, 친구문제, 진로상담, 가정문제 등 자신의 모든 고민거리를 털어놓고 상담할 수 있는 공간이다. 그래서 학교마다 학생들이 편한 마음으로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게 안락하게 교실을 꾸며놓고 있다. 또 상담전문교사가 상주하여 학생들이 편한 시간에 들러 상담이 가능하도록 했다.
건대부고 이희경 상담부장교사는 “예전의 상담교사는 과목을 담당하고 있는 교사가 맡아 수업 외 시간에만 상담이 가능했지만, 상담전문교사는 학생들과의 상담만 전적으로 맡고 있어 학생들이 언제든 마음 편하게 상담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처음 Wee클래스가 생겨났을 때에는 ‘상담실’이라는 선입견에 교사의 권유나 전문가의 도움이 꼭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일부 학생들만 이용하는 공간으로 인식되기도 했다. 하지만 3년째 접어든 요즘은 다양한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찾아 상담을 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희경 교사는 “오전에는 영화관으로, 오후에는 카페로 Wee클래스를 운영하여 많은 학생들이 편하게 Wee클래스를 이용하고 있다”며 “자발적인 상담요청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명일중학교 전현주 전문상담교사는 “하루 평균 8~10명의 학생들이 상담을 위해 Wee클래스을 찾아온다”며 “시험 후에는 30명이 넘는 학생들이 몰려 집단상담을 진행하기도 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재학 중인 학교에 Wee클래스가 없는 경우라면 거주지역의 Wee센터에 신청, 누구나 무료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우리 지역에는 강동 Wee센터(02-3431-7887)와 성동 Wee센터(02-2205-3633)가 있다.
고민해결의 탈출구로 이용, 학생들의 만족도 UP
학생들의 고민거리 또한 다양하다. 그중 가장 많은 상담의 주제는 단연 성적. 진로, 친구, 가족, 성격, 외모 문제 등도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거리들이다. 자신들의 고민을 적극적으로 털어놓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학생들. 그 결과 또한 놀랍다.
전현주 전문상담교사는 “상담을 진행하며 아이들의 변화를 실감할 수 있다”며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 고민을 가지고 있고 또 그 고민을 해결해 스스로 변화하기를 바라는 지를 지켜보며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학생들 역시 Wee클래스를 통해 얻은 게 많다.
보인고 나호용(3년)군은 “직업학교 입학을 두고 갈등이 겪을 때 Wee클래스 상담을 통해 진로를 개척하게 됐다”며 “상담선생님의 적극적인 권유에 큰 힘을 얻었다”고 털어놨다.
명일중 김지영(2년)양 역시 “앞으로 실용음악을 공부하고 싶은데 진로에 대한 고민을 상담을 통해 해결해나가고 있다”며 “내 말을 진지하게 들어주고 함께 고민해주는 상담선생님이 있어 수시로 상담실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Wee클래스에서는 학생들을 위한 개별상담 뿐 아니라 자기표현·감수성 훈련프로그램, 진로탐색·소질계발 프로그램, 학습전략과 방법을 지원하는 학습 클리닉 등의 다양한 개별·집단 프로그램과 학생의 특기와 흥미에 맞는 체험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보다 나은 상담의 결과를 위해 학부모들과의 연계상담을 진행하기도 한다.
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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