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들이 변하고 있다. 학부모 총회, 공개수업, 학예회에 참여하는 아버지들이 늘어나고 있다. ‘할아버지의 경제력, 엄마의 정보력, 아버지의 무관심이 있어야 자녀를 명문대에 보낼 수 있다’는 농담은 옛말이다. 아버지가 어릴 때부터 적극적으로 자녀 양육에 참여한 가정일수록 자녀들의 학업 성취도가 높고 성공할 인생을 살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미국 영국 등 여러 나라에서 발표되고 있다.
학교도 변하고 있다. 녹색 어머니회, 명예 사서 등 어머니들에게 국한되어 있던 학부모 참여 활동을 아버지 폴리스, 아버지 밴드 등으로 점차 확대하고 있다. 변화의 물결을 주도하고 있는 우리 지역 학교들을 찾아가 자녀들의 학교 활동에 다양한 형태로 참여하는 아버지들을 만나 보았다.
이남숙 남지연 이향지 리포터
아빠들이 더 좋아하는 ‘아버지교실’, 한내초등학교
“아빠, 정말 존경해요. 사랑해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아버지의 모습은 어떨까. 다람쥐 쳇바퀴 돌듯 직장과 집을 오가며 단순히 가정의 경제적 문제를 해결해주는 존재로만 인식되고 있지는 않은지. 고양 한내초등학교에서는 점차 잃어가는 아버지의 존재를 아이들에게 올바로 인식시키고, 함께하는 시간을 통해 부정을 한껏 느낄 수 있는 ‘아버지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서창현 교장은 “꿈과 생동감이 넘치는 학교 문화 조성, 올바른 인성 함양을 위해 2008년부터 시행해오고 있다”며 “아버지의 바람직한 모델링이 자녀 성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아버지교실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아버지들이 더 적극적! 아이들도 “아빠 최고~”
한내초 아버지교실은 오히려 아버지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이 깃든 특별한 시간이다. 한내초 아버지회에서 행사를 도맡아 한다. 준비를 위해선 바쁜 시간을 쪼개며 멀리까지 발걸음도 아끼지 않는다. 모두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즐겁기 때문이란다. 아이들에게 다가가는 방법, 이야기하는 방법, 이해하는 방법을 오히려 배운다고 한다. 이제까지 많은 추억을 만들었다. 함께 김치를 담가 보기도 했고, 오순도순 맛있는 떡볶이도 만들어 봤다. 정월대보름에는 지신밟기, 달집태우기 등 전통놀이를 즐겼고, 조선시대 과거제를 재연해 ‘효’ 사상에 대해 함께 고민해보기도 했다. 틈틈이 봉사활동도 함께하며 이웃들과 함께 사는 법을 배우기도 한다. 행사에 참여했던 학생들은 아버지교실 마니아가 된다. “아빠가 최고예요. 아빠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어요”라고 입을 모은다.
아버지교실의 의미는 더욱 확대, 활성화되고 있다. 올해에는 70여명의 아버지들이 솔선해 ‘빨간모자교통 지원단’에 가입했다. 첫째, 셋째 주 학교 가는 토요일에는 직접 호루라기를 불고 깃발을 들어 안전 귀가를 돕고 있다. 또한 목공예품 만들기, 한지 공예, 직업의 세계 알아보기 등 전문 정보가 필요한 분야를 직접 지도해주기도 한다.
이번에는 아빠랑 함께 롤러코스터 만들어요
오는 29일에도 아버지교실이 열린다. 이번에는 함께 롤러코스터를 만들며 추억을 만들어볼 계획이란다. 아울러 내년 2월에는 정월 대보름 행사를 다시 한 번 함께할 생각이다. 지난 2009년에 실시된 정월 대보름 행사가 아빠랑 함께하고픈 시간으로 추천돼 다시 기획 됐다. 정매화 교사는 “아버지교실이 계속 활성화 돼서 부자간의 의사소통은 물론, 아이들의 가치관과 인성이 올바르게 자라나고 행복한 학교생활을 하는데 일조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남지연리포터 lamanu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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