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학교 가는’ 아빠다 - 가좌초등학교 '꿈산행'

지역내일 2011-10-30 (수정 2011-10-30 오후 7:37:33)

 아버지들이 변하고 있다. 학부모 총회, 공개수업, 학예회에 참여하는 아버지들이 늘어나고 있다. ‘할아버지의 경제력, 엄마의 정보력, 아버지의 무관심이 있어야 자녀를 명문대에 보낼  수 있다’는 농담은 옛말이다. 아버지가 어릴 때부터 적극적으로 자녀 양육에 참여한 가정일수록 자녀들의 학업 성취도가 높고 성공할 인생을 살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미국 영국 등 여러 나라에서 발표되고 있다.
학교도 변하고 있다. 녹색 어머니회, 명예 사서 등 어머니들에게 국한되어 있던 학부모 참여 활동을 아버지 폴리스, 아버지 밴드 등으로 점차 확대하고 있다. 변화의 물결을 주도하고 있는 우리 지역 학교들을 찾아가 자녀들의 학교 활동에 다양한 형태로 참여하는 아버지들을 만나 보았다.
이남숙 남지연 이향지 리포터 

아버지와 함께 ‘꿈 산행’ 떠나는 가좌초등학교
“아빠, 지리산에 또 가요.”
 가좌초등학교(교장 김명수)에서는 아버지와 함께 ‘꿈 산행’을 떠난다. 일 년에 두 번 있는 꿈 산행은 따뜻한 가족애와 올바른 아버지상을 정립하기 위해 기획됐다.
“아버지와 함께 산에 오르며, 아이의 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입니다. 2010년 태백산행을 시작으로 마니산과 지리산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김명수 교장)
1학기에는 4,5,6학년과 함께 높은 산을 오르고, 2학기에는 1,2,3학년과 함께 가까운 산에 오른다. “첫해 태백산은 80여명이 참여했고, 마니산은 신청자가 많아 다자녀 순으로 80여명을 추첨했습니다. 지리산 바래봉은 지원자를 모두 받아 4,5,6학년 80가족, 총 130여명이 참여했습니다.” 올 가을엔 교과서에 나오는 심학산으로 떠날 예정이다. 

아버지와 산 정상에서 나누는 꿈 이야기
‘꿈 산행’은 소박한 가족 이야기를 담았다. 아버지와 손잡고 잠자기, 아이 자랑 대놓고 하기, 손잡고 걷기, 어머니가 싸준 도시락 먹기, 꿈 편지 읽기, 정상에서 꿈 소원하기 등 모두 가족애를 돈독하게 한다. 
“꿈 편지는 집에서 미리 준비해 옵니다. 아버지는 아이의 꿈을, 아이는 자신의 꿈을 편지로 써 와 산 정상에서 서로 교환 해 읽지요.”(김명수 교장)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는 산행에서 느낀 감동을 함께 나눈다. 아버지들은 산행을 통해 교육에 눈을 뜨고,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김국중 학생(4학년)은 “등산을 하면서 아빠의 마음을 알 수 있었고, 아빠와 더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또 오고 싶다고 한다.
 아버지 박재홍씨(4학년 박규빈 학생)도 “아이와 하루 종일 손을 꼭 잡고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아빠의 생각을 앞세워 아이를 대한 건 아닌지 반성했습니다. 그리고 공부보다 밝고 맑은 생각이 꿈을 이루게 하는 원동력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아버지가 교육의 중심에 있어야 공교육이 바로 서
 꿈 산행은 아이와 아빠만 변화시킨 것이 아니다. 이를 지켜본 엄마의 생각도 달라지게 했다. “어머니의 눈높이에 맞춰 아이의 꿈을 안내하는 일이 많습니다. 이런 중요한 시기에 아버지의 역할이 절실합니다. 아버지가 바로 선다면, 어머니를 움직여 사회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클 것입니다.” 김명수 교장은 아버지가 교육의 중심에 있어야 공교육이 바로 선다고 강조한다. 또, “앞으로 ‘좋은 아버지 교실’을 열어 가정에서 기둥처럼 든든하고 좋은 아버지가 되는데 도움을 주고, 자율적인 아버지 활동이 활성화되도록 뒷바라지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가좌초는 이외에도 ‘아버지와 함께 하는 야간독서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이남숙 리포터 nabisu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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