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도 다녀가는 전북 순례길

연결 2년만에 6만여명 ''화합의 길'' 걸어

지역내일 2011-10-31
지방선거 재선거가 한창이던 26일 오후 3시, 전북 완주군 비봉면의 천호성지엔 기독교·불교·원불교·천주교 등 도내 4대 종교 지도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특히 이 자리엔 전주를 방문중인 ''오스발도 파딜랴'' 주한 로마교황청대사와 천주교성지 순례길에서 교무활동을 하고 있는 필리핀 신도들도 자리를 함께 했다. 오스발도 파딜랴 황청대사는 "종교를 초월해 4대 종단이 함께하는 ''전북의 아름다운 순례길''이 더욱 아름다운 일들을 꼭 성사시키길 바란다"고 축원했다.
전북의 순례길은 4대 종단 지도자들이 모여 ''깨달음과 이야기가 있는 전북의 아름다운 길을 잇자''며 시작됐다. 지난 2009년 10월 한국순례문화연구원과 4대 종단은 지역 전주~완주~익산의 종교 성지와 역사유적을 묶어 ''아름다운 순례길''을 조성했다. 성지와 함께 지역 역사와 문화를 체험하는 길이다.
240㎞에 달하는 순례길은 1845년 한국인 첫 사제가 된 김대건 신부가 머문 나바위 성지(익산시 망성면)와 1866년 병인박해 때 순교한 10여명의 순교자가 묻힌 천호성지(완주군 비봉면), 불교문화의 정수인 미륵사지 석탑(국보 11호), 호남 최초로 1893년 설립된 서문교회(전주시 다가동), 신라 말기에 창건된 송광사(완주군 소양면) 등으로 이어진다.
이들 성지에서는 신부와 목사, 스님, 교무 등 각 종단이 깨달음을 전하는 ''종교 교류의 장''도 마련되고 일부에서는 숙박도 할 수 있다. 성지를 잇는 중간에는 가람 이병기 생가와 강암 송성용 기념관, 최명희 문학관, 한옥마을, 만경강 갈대밭, 제남리 둑길, 고산천 숲 속 오솔길도 만날 수 있다. 포장도로가 아닌 골목길로 10일이면 충분히 걸을 수 있어 벌써 6만여명이 다녀갔다.
김완주 지사는 "종파를 떠나 평화와 화합의 정신이 전 세계에 널리 전해질 수 있도록 세계 순례자의 명소로 거듭 날 것"이라고 말했다. 26일 열린 간담회에서 지역 4대 종교 지도자들은 아름다운 순례길을 세계문화유산으로 키워 ''세계의 순례지''로 키우자고 뜻을 모았다. 전북도는 27일 교황청대사와 오찬을 갖고 도내 천주교 문화유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 등에 따른 교황의 전북방문을 건의했다.
전주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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