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멋-한정식 벼리

자연의 멋과 한식의 맛 어우러지다

지역내일 2011-10-30 (수정 2011-10-30 오후 12:00:59)

  어느덧 가을의 끝자락, 높게 펼쳐진 파란하늘과 여유로운 자연을 만끽하고 싶은 마음에 풍경이 아름답고 음식 맛까지 좋은 곳을 수소문했다. 그렇게 해서 선택한 곳, 바쁜 일과로 여유로운 식사 한 끼조차 즐기기 힘든 주부들에게 안성맞춤인 ‘한정식 벼리’가 이번호 주인공이다. 행정구역상 경기도 성남이지만 강남에서 접근이 용이하기에 강남, 송파구에 사는 주부라면 누구나 한번쯤 들어보고 방문했을 만큼 입소문이 자자한 집이다. 




아기자기한 자연이 있는 멋집
  한정식 전문점 ‘벼리’는 수서역에서 세곡동 사거리를 지나 서울공항 건너편 골목을 따라 100m쯤 올라가다보면 만날 수 있다. 번잡한 수서역에서 차로 10분 남짓 달렸을 뿐인데 작고 아담한 주택, 텃밭이 펼쳐져 정겨움을 안긴다. 주변 풍경이 소박하고 시골스러워 가을의 정취를 더하는데 그만인 곳이다. 큰 길에서 골목길을 천천히 오르다보면 마을을 둘러싼 산에서 내려오는 물소리까지 더해져 나들이 나온 기분을 충분히 느끼게 한다.
  벼리는 개업한지 3년을 갓 넘긴 곳이지만 다녀간 이들의 입소문을 타고 찾아온 주부들로 늘 문전성시다. 동행한 이는 평일 점심의 경우 대부분 주부모임 장소로 활용되기에 번잡스러움을 각오해야 한다고 귀띔했다.
  예약을 했던 터라 깔끔하게 차려진 상에 자리를 하고보니 창문 너머로 펼쳐진 푸르른 자연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높은 지대에 위치한 덕에 눈과 입이 즐거운 만찬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 일단 합격점이다. 음식 맛 또한 입맛 까다롭게 식당을 고르는 주부들로부터 인정받은 곳이기에 소문대로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안고 기본정식을 주문했다.  
   


정갈한 일품요리, 행복한 만찬
  이곳에서는 코스별로 차근차근 음식이 나온다. 먼저, 전식으로 고소한 흑미죽이 나오고 검은깨드레싱 옷을 입은 야채샐러드가 차려진다. 고소하고 신선한 맛의 샐러드를 먹다보면 잡채, 탕평채, 오이물김치도 연달아 상에 올라온다. 흰 도자기그릇에 소복하게 담긴 음식 하나하나가 무척 정갈하고 요리마다 색깔도 알록달록 예쁘다. 대접받고 있다는 기분, 정성이 담긴 밥상의 느낌이랄까. 맛 역시 짜고 자극적이지 않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메밀전, 떡갈비, 탕까지 먹다보면 포만감이 그만이다. 떡갈비는 쇠고기와 돼지고기, 야채를 함께 반죽해 이집에서 직접 만든 것. 한 접시에 나온 겉절이와 함께 먹으면 고기특유의 느끼한 맛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계절 탕으로는 황태탕이 나왔다. 황태와 순두부가 함께 들어간 맑은 국물의 탕이다. 청량고추의 매콤한 맛이 시원한 맛과 어우러져 자꾸 손이 간다.
  계절마다 음식 구성이 조금씩 바뀌는데 얼마 전까지 황태탕 대신 버섯을 넣은 들깨탕을 상에 냈다. 부드럽고 담백한 맛 때문에 여성 손님들이 특히 좋아했던 요리 중 한가지다.




다양한 코스요리 선택은 자유
  벼리에는 가격이 다양한 한정식 코스요리가 준비되어 있다. 죽, 샐러드, 잡채, 전, 계절탕, 오이물김치 등 기본 차림에 코스별로 일품요리를 더했다. 1만2000원하는 A정식부터 B정식(1만6000원), C정식(2만2000원), 벼리정식(3만원)까지 선택의 폭이 다양하다. 한 끼 점심값에 비하면 비싼 편이지만 차려진 상차림에 비하면 가격 부담이 적은 점에 누구나 공감할 터. 상을 받다보면 마음까지 흡족해 지기 마련이다. 각 코스 마지막에는 정갈한 시골밥상이 한상 차려지고 누룽지, 후식까지 나온다.
  B정식에는 도미회무침, 새우강정, 낚지볶음, 굴비구이가 추가된다. C정식은 B정식에 추가된 일품요리와 함께 삼색전, 장어구이, 훈제오리가 차려진다. 벼리정식은 C정식에 궁중떡볶이, 대하탕수, 갈비찜이 더해져 진수성찬이 따로 없을 상차림이다.
  가족모임이나 친목모임이 가능한 방도 마련되어 있다. 좋은 사람들과 잠깐의 여유를 느끼고 싶을 때 찾아가면 좋은 곳, ‘벼리’는 예약을 하고 방문하길 권한다. 저녁식사를 원한다면 8시30분까지는 방문해야 안전하다.   식사를 마친 후 마을구경에 나섰다. 벼리에서 100m만 올라가면 한옥카페로 유명한 ‘새소리물소리’가 있다. 멀리서 바라보는 한옥의 정취 또한 가을의 풍경을 더하는 자연 그대로의 멋. 산 아래 고즈넉하게 자리한 이 한옥카페는 방송촬영지로 가끔 활용되는 곳인데 주인장이 직접 담근 쌍화차, 생강차 등 전통차를 맛볼 수 있다. 
김소정 리포터 bee401@naver.com




*위치: 3호선 수서역 6번 출구, 버스 2412 오야동 하차
(주소) 성남시 수정구 오야동 288-9
*영업시간: 오전11시~오후9시30분 (명절 휴무)
*주차: 가능
*문의: (031)754-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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