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리 활동 통해 건강하고 신나게 즐기는 노년

“동아리 활동으로 고독할 새 없어요”

지역내일 2011-10-27

동아리 활동 통해 건강하고 신나게 즐기는 노년
“동아리 활동으로 고독할 새 없어요”


''프리랜서 기자, 숲 해설가, 자원봉사상담, 판토마임 공부, 단전호흡, 노인모델…'' 자녀들이 "엄마를 보려면 예약을 해야 한다"고 할 정도로 장명자(70세) 어르신의 하루는 쉴 새 없이 돌아간다. 그의 일은 대부분 무보수로 오히려 자신이 돈과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그는 "자기 인생을 즐기는 법을 찾지 못하면 나뿐 아니라 자식들에게도 짐이 된다"고 말한다.
흔히 노년기 삶이라고 하면 경로당에서 시간을 보내거나 집안에서 TV를 보는 등 정적인 모습을 떠올린다. 하지만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건강하고 활기찬 노후를 보내려는 어르신들이 많아짐에 따라 지역에 위치한 노인종합복지관에는 취미활동이나 자원봉사활동, 혹은 일자리를 찾아 적극적으로 시간을 활용하는 어르신들로 북적인다. 특히 몇 년 전부터는 동아리 활동이 유행처럼 번져 관심사가 비슷한 어르신들이 자발적으로 동아리를 만들어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우리 지역에서 그 활약상이 돋보이는 어르신 동아리 활동을 소개한다.


 <노원노인종합복지관>
▶노인인권 자원봉사단
노인인권보호에 대한 문제인식 및 관심을 증진시키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지난 2월에 결성된 ‘노인인권 자원봉사단’. 22명의 회원이 동화구연팀 연극팀 인형극1팀 인형극2팀 등 총 4개 영역으로 나눠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전문자원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동화구연팀과 인형극2팀은 어린이집 및 유치원을 대상으로 20회 이상 활동을 진행했으며, 연극팀과 인형극1팀은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진행, 현재까지 불암초 학생들에게 3회 공연을 했다.
교감으로 명퇴 후 복지관에서 신문편집, 제작 등의 일을 하다 인형극2팀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정용화(77세) 어르신. 그는 “어린이들에게 봉사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좋고, 옛날에 가르치던 향수에 빠지기도 한다”며 “인성이 부족한 아이들에게 인형을 매개로 해 가족에 대한 사랑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데 아이들이 인형을 만져보고 싶어 하고, 어떻게 인형을 만들었는지 질문을 하는 등 인형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이 무척 많다. 또 인형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니 아이들이 빨리 쉽게 받아들이고 좋아하니까 자부심이 든다”고 말한다.


▶웰다잉 코칭 시니어 리더 자원봉사단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웰다잉 코칭 관련해 기본교육, 심화교육, 코칭스킬 교육 등 총 22회 교육을 이수한 20명의 어르신들로 구성된 웰다잉 코칭 시니어 리더 자원봉사단. 이들은 지역사회 내 교육기관 및 경로당, 기업체와 연계하여 웰다잉 코칭 활동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올바른 죽음관, 인생관을 확립해 보다 의미있는 삶을 영위하도록 돕는다.
웰다잉 코칭 시니어 리더 자원봉사단은 그동안의 교육을 바탕으로 10월25일부터 경로당 15곳을 비롯해 교육기관 3곳, 기업체 3곳에 파견돼 죽음준비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파급할 예정이다.
전직 초등학교 교사출신인 최복녀(74세) 어르신은 “현재 노원구 내 3곳의 복지관에서 노인들을 상대로 한글을 가르치고 있는데, 얼마 남지 않은 죽음에 대한 준비교육도 가르쳤으면 하는 필요성에 참여하게 됐다”며 “그동안 교육을 통해 시신기증이라든지 화장문화 등에 대해 새로이 인식하게 됐고 유언장 작성을 통해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정리하니 생활의 마무리가 되고 마음이 홀가분해져 남은 삶을 윤택하고 가치있게 쓸 수 있을 것 같다. 죽음준비교육을 받으니 마치 설거지는 물론 저녁 식사준비를 다하고 외출할 때의 홀가분함을 느낄 수 있어 너무 좋다”고 밝힌다.


<도봉노인종합복지관>
▶초록도봉지킴이
올해 2월 결성돼 현재 30명의 회원이 1주일에 평균 2~3번 정도 활동하고 있는 초록도봉지킴이는 환경리더 양성교육(친환경텃밭, 식품안전교육)을 받고, 지역주민의 환경인식 개선활동을 하고 있다.
토요일을 활용해 정의여고 학생들과 함께 인근 쌍문근린공원 생태조사 및 환경지도 그리기, 식물이름표 제작 등의 인식개선활동을 하며, 또한 친환경 먹거리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정의여중, 노송경로당, 동아아파트 경로당에 상자텃밭을 제공하고 학생, 회원들로 하여금 친환경 텃밭을 관리하도록 지킴이들이 안내하고 도와주고 있다.
이외에도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이벤트 프로그램으로 환경영화제(청소년, 어르신대상), 환경그리기대회(어린이집 아동 대상), 환경캠페인(지역주민 인식개선 및 실천서명), 환경퀴즈대회(어르신 대상) 등을 진행한다.
현정옥(63세) 어르신은 “봉사하는 보람 뿐 아니라 학생들과 함께 어울려 환경을 생각하니 너무 좋고, 어린 학생들과 함께 하니 생활의 활력소가 된다”고 말한다.


▶실버극단 ‘울력’
2005년 3월 늘푸른아카데미 영어연극반 운영으로부터 시작된 실버극단 ‘울력’은 현재 20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울력은 제5회 70-80문화예술교육 박람회 ‘6080 연극제’(장수촌 나들이), 울력 최종연극발표회 ‘토끼와 거북이’ 공연, ktv힘내라 대한민국 ‘문화예술교육 세상을 바꾸다’ 출연, 제9회 도봉문화축제 ‘장수촌 나들이’ 특별공연 실시, 최종연극발표회 ‘맹진사댁 경사-시집가는 날’ 공연, 서울특별시교육청 주관 ‘청소년 흡연예방캠프’ 토론연극에 출연해 다양한 문화공연을 실천하고 있다. 현재 울력 회원들은 오는 11월22일 도봉노인종합복지관 3층에서 공연될 ‘신춘향전’ 연습으로 한창 바쁘다. 매주 화요일 15:00~17:00(주1회) 정기연습이 진행된다.
동아리 창단멤버인 이복계(79세) 어르신은 “연극을 하니 즐겁고, 자신감도 생기며, 연극하는 테마가 인생살이라서 그런지 세상사는 일에 대해 조금은 관대해짐을 느낀다”고 전한다.


▶풍물패
2005년 7월 결성된 풍물패는 현재 33명의 회원들이 지역사회 공동체로서의 역할을 통해 보람을 느끼며 활기찬 노년을 즐기고 있다. 풍물패는 방학동노인복지센터 설맞이 기념행사로 풍물패 찬조공연에 참여했으며, 도봉구치매지원센터 치매예방검진의 날 걷기행사 축하공연, ‘서울디딤돌 나눔의 거리행사’ 풍물패 대외공연활동, 도봉실버센터 개원기념행사 축하공연, 제31회 장애인의 날 기념 위안잔치 축하공연 등 다양한 지역사회 내 행사에 초청을 받고 공연을 실시하고 있다. 매주 화요일 10:00~12:00(주1회) 정기연습이 진행된다.
동아리 결성 시부터 반장을 맡아 하고 있는 김정희(77세) 어르신은 “우리 풍물패는 단합이 잘되고, 풍물패 활동을 통해 모든 회원들이 나이를 초월해 건강하고 즐겁게 생활하고 있다”며 “특히 지역의 큰 행사는 물론이고 곳곳에서 열리는 행사에 초청받으면 언제든지 달려가고 있는데 무척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한미정 리포터 doribangsi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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