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첫 마을 입주를 3개월여 앞두고 있는 세종시 첫마을 공사현장. 주말인데도 수십대의 대형 트럭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고, 외형공사가 마무리된 아파트 공사장에서는 내부공사가 한창이다. 12월 26일 첫마을 입주에 맞춰 공사를 마치기 위해 야간작업까지 이뤄지고 있다. 지난여름 잦은 비로 토목공사가 지체되면서 입주 전까지 공사를 마무리하는 게 팍팍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장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공기를 맞추는 게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아파트 공사가 마무리되더라도 생활편의시설 등 주변 인프라까지 마련하기는 불가능한 상황이어서 관계기관의 대책마련이 절실하다.
가장 큰 걱정은 ''물'' 문제다. 대전시로부터 수돗물을 받기로 해 송수관이 현재 건설 중인 제2금강교를 지나야 한다. 하지만 제2금강교는 공기가 늦어져 아직 연결되지 않았다. 이르면 다음달 20일 이후에야 공사가 마무리된다.
물이 공급된 이후에도 거쳐야 할 공정이 많다. 지역난방 시운전 기간이 50~55일 정도 소요된다. 이후 다시 LH로 인수되면 10일 안팎의 시운전을 그쳐야 난방이 시작된다. 입주까지 마치기에는 빠듯한 일정이다. 물 공급을 위한 관로공사도 아직 마무리되지 않아 관계자들을 애타게 하고 있다.
날씨도 변수다. 지난해에는 이상기온 탓에 11월 초 첫 얼음이 얼었다. 올해도 일찍 한파가 찾아온다면 모든 공정이 멈춰 서게 된다. 태풍 등으로 비라도 오면 토목공사가 지장을 받는다.
LH 세종시2본부 최성욱 부장은 "첫마을 입주를 앞두고 아파트 건설 공사는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지만 토목공사가 늦춰질까 걱정"이라며 "야간작업까지 하며 공기를 맞추고 있지만 날씨가 도와주지 않으면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주여건 마련도 급해졌다. 입주 후 편의시설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곤란하다. 현재 아파트와 주변 상가 분양이 진행되고 있지만 어떤 업종들이 들어설 것인지는 전혀 모르는 상태다. 현재까지는 아파트 단지 내 상가 19곳 가운데 농협과 제과점 입점만 확인됐다. 약국과 학원 같은 기본적인 편의시설이 없다면 주민들은 인근 대전시 유성구 노은지구까지 옮겨 다니며 생활해야 하는 등 큰 불편을 겪어야 한다.
첫마을 아파트 입주예정자 김모씨는 "아파트 공사야 마무리되겠지만 사람이 살기 위해서는 주변 인프라도 잘 갖춰져야 하는데 지금으로서는 쉽지 않아 보인다"며 "필수적인 정주여건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입주 시기를 늦출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행정도시건설청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에 따르면 25일 현재 첫마을 1단계 아파트 공정률은 99.5%를 넘어섰다. 세종시 중심부에 건설되는 복합커뮤니티센터의 공사도 절반가량 마무리됐다. 또 119안전센터와 경찰 지구대가 10월 말 준공되고 동주민센터와 보건지소, 도서관을 포함한 복합센터와 우체국 등은 입주 시점인 12월 20일 전까지 들어선다. 초·중·고교도 내년 1월 준공을 목표로 막바지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건설청도 최근 아파트 입주준비를 전담하는 태스크포스를 구성한데 이어 다음달 초에는 입주민 통합홈페이지를 오픈하고, 11월에는 경찰과 소방시설 등 공공기관 입주전담 TF팀도 추가로 가동할 계획이다.
최형욱 건설청 첫마을 입주준비 TF팀장은 "아파트와 토목공사는 물론 생활편의시설 등 정주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세밀한 부분까지 직접 챙기고 있다"며 "첫마을 입주민들이 생활에 불편이 없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