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경 후에도 노력하면 더 클 수 있어

지역내일 2011-10-24

2년 전 희선이 엄마가 긴장한 얼굴로 성장클리닉을 찾았다. 바로 이틀 전 초등 4년 밖에 안 된 딸이 초경을 시작한 것이다. 엄마가 작은 편이라 어렸을 때부터 최선을 다해왔는데 그 충격은 더욱 컸다. 모든 기대가 일순간 물거품이 됐다는 절망에 빠져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본원 성장클리닉을 찾았다.
당시 희선이의 키는 145㎝. 검사결과 눈에 띄게 높은 콜레스테롤 수치가 성호르몬을 자극한 원인으로 판단이 됐다. 거의 2년 동안 날마다 달걀을 먹인 게 화근이었다. 그저 키 크는 데 좋은 것으로만 믿고 하루에 하나씩, 평균 일주일에 10개 이상을 꾸준히 먹였다고 한다. 또한 몸에 좋다는 보양식은 아주 열심히 잘 챙겨 먹였다고 했다.
우선 초경을 시작했지만 여성호르몬이 높아질수록 성장판도 빨리 닫히기 때문에 당분간은 성호르몬을 자극하는 음식은 피하도록 권했다. 초경이후에는 성장위주의 치료를 하게 되지만 성호르몬은 가능하면 자극하지 않으면서 성장치료를 하게 된다. 이렇게 해야 실질적으로 키가 조금씩 더 클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줄 수 있다. 잠도 최대한 일찍 자도록 지도하고 줄넘기를 일주일에 3회 이상 할 것을 당부했다.
3개월 후엔 키는 3㎝ 자라 있었고 다시 3개월 후 2㎝, 10개월이 지난 후에는 7㎝가 더 자라 1년 만에 152㎝까지 훌쩍 자랐다. 초경 이후 생리양이 점차 줄고 생리주기도 띄엄띄엄 해지더니 1년이 지나면서 다시 본격적으로 생리가 시작된 것이다. 이처럼 초경 이후 성장치료 시 상대적으로 생리양이 적고 생리가 띄엄띄엄 있거나 일시 정지하는 경우엔 키는 더 잘 크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비는 평소 자주 배가 아프다고 했으며 차를 타면 곧잘 멀미를 하고 비염과 잦은 감기로 힘들어했다고 한다. 현재 키는 157㎝. 생리를 하고 있지만 지난 1년 7개월 동안 12㎝나 컸다. 조금만 더 노력한다면 우리나라 성인 여자 평균키 162㎝까지 충분히 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초경 이후지만 콜레스테롤이 함유된 음식을 피하고 규칙적인 운동, 10시 이전에 일찍 잠자리에 들게 한 것이 이처럼 좋은 결과를 낳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초경 이후의 성장치료에 대해 주위의 비관적인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엄마의 노력이 가장 큰 성공 요인이었다. 



원재한의원 
하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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