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이 형형색색 물드는 가을이다. 그 어느 때보다 책과 가까이 하기 좋은 때다. 이 계절에 책과 아름다운 동행을 하는 책사모 회원들을 만났다.
책사모는 서신중학교 도서관 도우미를 하는 엄마들의 모임이다. 엄마들은 내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서 도서관 도우미를 하며 아이들과 소통하는 법을 찾다가 자연히 책을 읽게 되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끼리 뜻을 모아 2년 전 모임을 만들었다.
독서는 내 삶의 꽃
책사모 회원들은 책을 선정하여 읽고 서신중학교 학교도서관에서 만나 책의 내용을 가지고 토론을 했다. 회원들은 매달 둘째 주 월요일 10시가 되면 책속의 희망을 찾아 모였다. 아이들 문제, 학교문제 그리고 현실문제와 연결하여 열띤 토론을 하다 보면 2시간은 금방 지나갔다.
최근에는 아이들의 수업시간이나 쉬는 시간에 방해될까봐 학교도서관에서 서신도서관으로 토론 자리를 옮겼다. 다행히 서신도서관에서 책사모 회원들의 일지와 수준을 보고 소회의실을 마련해 주었다.
회원들은 인문, 교양, 경제, 문학, 심리, 예술 등 다양한 장르 책을 골고루 읽어 책을 보는 수준이 꽤 높다. 이번에 읽고 토론한 책은 ‘불량사회와 그 적들’, 회원들은 사회복지의 보편적 사회와 선별적 사회, 무상복지 등 책과 현실을 연결하여 열띤 토론을 벌였다. 책사모 김기연 회장은 “책을 읽고 서로 토론하면서 관심이 없었던 것, 몰랐던 것을 알게 되고 책에 연관된 사회문제와 더불어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책을 읽고 토론을 하다보면 책속에 희망이 보인다”고 말했다.
토론을 하면서 스트레스 해소 팍팍
작년에 가입한 박소영 회원은 “책사모와 만나는 시간이 너무 좋다”고 말했다. 그는 “애들 키우고 가정에서 스트레스를 받는데 책을 읽고 토론을 하면서 스트레스도 날리는 이 시간이 청량제역할을 한다”며 ”반복적인 일상에서 벗어나는 나만의 멋진 시간“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독서모임은 책도 읽고 스트레스도 풀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런데 책을 읽는데 스트레스가 쌓이지 않고 어떻게 풀릴까. 그들의 토론 모임에 참여해 함께 해보니 답이 나왔다. 회원들은 서로 웃으며 처음에는 안부를 묻고 요즈음 시사이야기를 하다가 책의 내용을 소개하고 토론을 이어나갔다. 많은 이야기 속에서 회원들은 서로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주장을 펼쳤다. 부담 없이 자신의 솔직한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펼칠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마음 속 스트레스가 풀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이면 얼굴도 활짝 마음은 행복
책사모는 지난 7월 ‘책만 보는 바보’를 읽고 토론을 진행했다. 이날 토론에서 회원들은 서자로 태어났지만 그의 벗들과 스승과 더 큰 세계와의 만남을 가졌던 이덕무를 이야기하며, 그리고 조선후기의 신분제도의 문제점을 이야기하며 지금 우리시대 스승과 벗에 대해 생각했다.
회원들은 학생 시절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말라고, 스승은 부모와 같다고 배우며 자랐는데 요즈음은 어떻게 변했는 지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었다. 그리고 이것이 누구의 잘못인가에 대한 토론을 하면서 저마다의 의식을 변화시킬 수 있는 계기도 마련했다.
처음 독서모임을 만든 김경희 초대회장은 “도서도우미 활동을 하면서 엄마들도 의식을 개혁하고자 책사모를 시작했다”며 “독서활동을 통해 아이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아이들 이야기 학교이야기를 같이 하다보면 얼굴은 열띤 토론으로 활짝 피어나고 마음은 양식이 쌓여 행복하다“고 말했다.
주부들은 살아가면서 소소한 이야기로 꽃을 피운다. 책사모 회원들은 책 속의 진리와 토론 속에서 그 꽃을 더욱 풍성하게 키운다. 책속의 진리로 이야기꽃을 탐스럽게 하면 어느새 삶도 윤택해진다.
마음이 건강해지니 몸도 건강해지고 아이들의 세계와도 공감하게 된다는 책사모 회원들. 그래서 그들은 오늘도 서신도서관에 모여 진지하게 토론을 한다. 이 가을, 책사모 회원들은 많은 이들이 그들처럼 독서 소모임을 통해 마음의 양식을 쌓아가기를 소망한다.
김성례 리포터 qsr3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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