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을 쓰다듬어주는 복국 한 그릇
“음식을 만들어 내 놓고 가만히 주방에서 지켜봅니다. 제 음식을 드시는 모습을 보면 무슨 생각을 하시는지 알 수가 있어요. 음식으로 손님과 대화를 나누는 방법이죠.” 복을 다룬지 30년이 넘은 민수기 대표의 연륜이 드러나는 이 말 속에서 음식에 대한 철학과 고집이 느껴진다. 찬바람이 슬슬 불기 시작하는 요즘 딱 어울리는 복지리 잘하는 곳을 추천받았다. 미금역에서 동원 터널을 지나 조금 가다보면 오른편에 보이는 마산복아구찜이 바로 그곳. 복요리와 아구찜 간장게장을 주 메뉴로 내세우는 곳으로 이른바 오너쉐프인 민 대표의 온화한 표정 만큼이나 깔끔하고 편안한 분위기가 마음에 드는 곳이다. 또 통유리 창으로 보이는 풍광도 멋있다.
“이집은 이상한 것이 젊은 사람이 서빙을 하고 연세가 있으신 두 분이 주방에서 요리를 하시는데, 음식 맛이 군더더기가 없고 정말 맛있어요.” 이곳을 추천한 이상윤씨의 말.
부글부글 끓여 나온 복지리는 별다른 양념 없이 생복과 콩나물 미나리 대파 정도만 넣고 끓여냈다. 복지리는 뭐니뭐니해도 국물 맛이 중요. 미나리를 살짝 걷어내고 국물을 떠먹어 보았다. 시원하면서도 감칠맛이 나는 것이 어느 국물요리가 이 맛을 따라올 수 있을까 싶다. 깔끔하고 자극적이지 않아서 더 좋다. 칼칼한 양념장에 찍어먹는 두툼한 복의 살과 발아한 후 8일 만 키워낸 콩나물도 별미다. 밥한 그릇에 후루룩 국물을 떠먹다보니 이마엔 송글송글 땀이 맺히고 뱃속도 금세 뜨뜻해진다. 함께 나오는 반찬들도 하나같이 맛있다. 이곳 안주인의 솜씨다. 세콤 달콤하게 간이 딱 맞게 무쳐 나온 복 껍질도 맛있고 간장게장에 졸여 나온 고추조림도 특이하다. 마치 강정처럼 진득하게 졸였는데 짭짤하면서도 감칠맛이 나는 게 복지리와도 잘 어울린다.
이 맛의 비결을 묻자 “모든 음식의 맛을 결정하는 것은 바로 간이 제일 중요하다.”며 “모든 사람의 입맛에 맞게 할 수는 없지만 많은 사람이 만족할 만한 간을 맞추는 것이 관건”이라고 밝힌다. 그 다음의 비결은 바로 재료의 신선도를 꼽는다. 두말하면 잔소리다. 그러기에 민 대표는 직접 시장을 보러 다닌다.
이곳의 또 다른 요리 아구찜은 생물 아구와 참미더덕을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태풍이 올 때는 아구를 구할 수 없어 음식을 못 내 놓은 적도 있을 정도다. 맛은 맵지 않고 깔끔한 편. 입안의 매운기를 달랠 수 있는 야채 튀김이 함께 나와 반갑다. 후식으로 제공되는 직접 만든 식혜맛도 잊지 못할 맛이다.
예로부터 몸을 따뜻하게 하고 혈액순환에 좋으며 특히 근육 경화를 방지한다고 알려져 온 복. 따뜻한 복국으로 겨울채비 해 보는 것은 어떨까?
생복탕은 생물 복을, 복국은 냉동 복을 사용한다. 넓은 주차장과 룸이 준비되어 있다.
생복탕1만3천원
특복국6천원
복국4천5백원
문의 031-712-3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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