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를 뒤돌아보며

영화의 바다에 빠지기엔 너무 아쉬워

지역내일 2011-10-21 (수정 2011-10-21 오전 8:33:48)

 올해로 16회째를 맞는 부산국제영화제는 14일 폐막작 ‘내 어머니의 연대기’의 상영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5개 극장 36개관에서 70개국 307편의 영화를 상영하여 그 위상에 걸맞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는 명실상부한 국제적인 영화제로 자리잡았다. 특히 부산국제영화제를 위한 전용관 ‘영화의 전당’ 개관은 그 외관의 화려함만큼 부산국제영화제를 빛나게 해 주었다.



영화의 전당, 화려함 뒤의 불편함

하지만 부산국제영화제가 해마다 조금씩 그 수준과 위상이 커지고 있지만 올해에는 특히 아쉬운 점을 많이 남겼다. 화려한 자태를 뽐내며 개관한 영화의 전당은 개막식 날짜에 쫓겨 무리하게 공사를 강행해 여기저기 졸속공사의 흔적이 드러나기도 했다. 공사 마무리가 완전히 끝나지 않아 페인트와 접착제 냄새가 나기도 하고, 엘리베이터가 작동을 멈추고, 화장실 등 공공이용시설들의 이용이 불편해 영화제를 찾은 많은 사람들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 폐막식 기자회견에서 이용관 BIFF집행위원장이 비가 새는 영화의 전당의 문제점을 언급할 정도로 영화의 전당은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영화의 전당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처음 개관한 건물이라 교통편에 대한 안내도 부족하고 네비게이션에도 잘 잡히지 않아 찾는데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안내표지판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아 많은 이용객들이 출입구도 제대로 못 찾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많이 보았다. 영화시작시간이 임박해 마음이 급한 영화팬들은 관람관의 입구나 매표소를 제대로 찾지 못해 더 바쁘게 뛰어야했고, 충분하지 못한 표지판만큼 체계적이지 못한 자원봉사자의 안내도 그 불편에 한 몫을 했다.  길게 늘어선 매표소의 줄 만큼 매표소를 이용하는 동선도 길어 관람객들의 짜증은 극에 달했다. 주차장 이용도 큰 불편을 주었다. 영화의 전당 내 지하주차장은 공사로 개방되지 않았고 주변 주차장 이용도 제대로 홍보가 되지 않아 영화시작시간 임박해서는 주변 도로에 차를 주차하고 급하게 영화관을 향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이 때문에 주차단속요원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퇴근 후에 부랴부랴 영화제를 찾은 김모씨는 “영화 시작시간은 다가오는데 도대체 차를 어디다 주차시켜야 할 지 몰라 한참을 헤맸어요. 표지판도 제대로 없고 안내요원도 없어 정말 화가 났어요”라며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영화제에 이렇게 준비 없는 행사는 처음이라고 했다.


야외상영장의 무질서함에 눈살 찌푸려

이 외에도 영화제에 크고 작은 불편함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영화제 게시판을 가득 채웠다.
야외상영을 할 때에 먼저 들어간 사람들이 자신의 소지품을 여기저기 흩어놓으며 자리를 잡는 바람에 입장을 기다리며 줄 선 사람들은 정작 뒷자리로 밀려나 불만을 표시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특히나 오픈콘서트와 함께한 날은 더더욱 앞자리 경쟁이 치열해 잦은 실랑이를 빚기도 하였다.  일찍 와서 줄을 섰지만 앞자리에 앉지 못했다는 한 관람객은 “차라리 야외상영도 좌석제로 했으면 좋겠어요. 먼저 들어간 사람들이 소지품을 의자에 뿌리고 자리를 잡아서 뒤에 들어온 사람은 자리가 비어있어도 뒷자리에 앉을 수 밖에 없었어요.”라고 했다.

자원봉사자들의 미숙한 진행도 관람객들의 불만을 샀다. 교육이 충분하지 않았는지 옆사람에게 계속 물어보기도 하고, 특히 정시입장 원칙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불만도 많이 나왔다. 물론 자원봉사자들의 입장도 “영화의 전당에서 개최하면서 준비나 진행이 지난해에 비해 훨씬 더 우왕좌왕했다. 힘들게 일하는데 억지로 트집잡고 막말을 할 때엔 힘이 빠진다”라고 고충을 털어놓기도 하였다. 처음 남포동에서 하던 영화제가 올해에는 행사를 제외한 모든 영화 상영을 영화의 전당, 센텀시티, 해운대에서 소화해내면서 영화를 보는 것을 제외하고는 볼것도 할것도 먹을거리도 마땅치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울에서 영화를 보기 위해 왔다는 이모씨는 “주변에 먹을만한 곳도 마땅치 않아 처음엔 백화점 스넥코너나 도넛만 먹었어요. 먹는것도 문제지만 영화를 보고 나면 주변에 마땅히 볼거리나 할 일이 없어 지루했어요‘라고 말했다.

처음으로 관객들에게 선보인 영화의 전당은 그 취지는 좋았지만 준비가 부족해서 그 가치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다. 국제영화제가 해마다 열리면서 조금씩 위상이 커지고 있지만 해마다 나오는 아쉬운 소리에 귀 귀울여 다음해엔 관객과 함께 만족할 수 있는 영화제가 되길 바란다.

장정희리포터 swtdrea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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