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과 브론즈를 소재로 조형의 아름다움을 조율하다
어린 시절부터 미술을 좋아했던 소년, 초등학교 때 미술부 활동을 시작으로 예술가를 꿈꾸었던 소년은 대학에 진학해 본격적으로 조각을 공부했다. 이후 30여 년 ‘조각’에 매진해온 그는 이제 돌과 브론즈를 소재로 조형의 아름다움과 철학적 의미를 조율하는 중견작가로 성장했다. 그가 바로 지난 1월 한국미술인협회 고양지부 제8대 지부장에 취임한 이용철 조각가다.
이용철 작가는 충남 서천 출신으로 원광대학교 및 교육대학원을 졸업하고 이태리 까라라 국립미술아카데미에서 조각을 전공했다. 화나노 국제조각심포지움에서 1등, 대한민국 미술대전 5회 입선, 전북미술대전 연4회 특선(15회 조각부분 최우수상), ‘Beato il angelico’ 공모전에서 특별상을 각각 수상했으며 7번의 개인전과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한 바 있다. 대한민국미술대전·행주미술대전·충남미술대전·평화통일미술대전 등의 심사 및 운영위원을 역임했으며 지난 해 1월 제8대 고양미협 지부장에 선출됐다.
왜 여러 미술 장르 중에서 ‘조각’이었을까?
“피카소처럼 모든 장르를 넘나드는 예술을 하고 싶었다”는 그는 미술의 기초가 조각이라는 생각에 조각을 배우기 시작했고 입체적인 표현에 매력을 느꼈다고 한다. 92년 이탈리아 국립 까라라 아카데미 조각과를 졸업한 그는 유학시절 유럽작가들과 많은 심포지엄을 가지며 좀 더 성숙한 자신의 작품 세계를 구축할 수 있었다고. 유학 당시 자신의 정체성과 동양적 아름다움을 고민하던 그는 자연석을 소재로 어릴 적 기억 속에 남아있는 고향의 섬과 배를 형상화해 작품 ‘종이배’를 조각했다. 이 작품은 동양적 아름다움을 잘 표현했다는 평을 받았고 지금도 그의 애장품 중 하나로 남아있다.
유학당시 그는 전시회를 2번이나 열었으며 이후 화나노 국제조각 심포지움 대상, 대한민국 미술대전 5회 입선, 전북 미술대전 조각부문 최우수상 등 화려한 수상 경력과 초대전 및 단체전에 200여 회 참여하는 등 열정적으로 조각에 몰입했다. 이제 중진작가의 반열에 올라섰지만 여전히 그는 꾸준한 실험정신으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 역사를 대변하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고.
그의 근작들은 인간의 조형성과 이미지에 훨씬 주목한다. 사실적 형태보다 변형된 형태와 이미지가 중심을 이룬다. 상징적이고 추상적인 이미지는 “작가의 눈에 보여지는 그대로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정형화된 사물의 모습이 어디 있겠는가? 내가 보는 사물의 모습은 내가 그려내는 작품 속에 그대로 투영되어 있다”는 이용철 작가. 자연스러움 보다는 형태들이 주는 조형성에, 미적인 선들 보다는 아름다운 절제미가 깃들어 있는 단순함이 전체적으로 강조되어 있다.
동·서양이 조화를 이룬 상태로 동양철학에 근거를 두고 조형에서는 서구적인 것들을 취했다고 할까. 이미지를 중시하는 작업들은 이태리 유학시절 그가 이태리에서 배운 것 들이다. 그래서 이용철 작가의 조각에는 비현실적인 사물들의 단순화된 모습이 등장한다. 전체적으로 담아낸 형상에서 강한 구성적인 요소가 있지만 서정성을 담은 작품들. 그만의 감수성으로 승화시킨 작품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섬세한 감정까지 끌어내게 하는 매력이 있다.
고양시 뿐 아니라 전국 곳곳에 작가의 작품들이 소장되어 있지만, 특히 지난 2005년 울릉도 도동항 해변 공원에 세운 ‘독도는 우리 땅’ 노래비는 고양시 길종성 의원의 주도로 고양미협 7대 지부장을 역임한 박정숙 서예가가 글을 옮기고 작가가 포천석으로 제작해 “의미 있는 작업으로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고양미협지부장으로 고양시 미술인들의 숙원사업 하나씩 풀어나갈 것
지난 1월 제7대 박정숙 전임 지부장에 이어 제8대 고양미협지부장으로 취임한 이용철 작가는 “즐거운 미협, 화합하는 미협”으로 고양지부를 이끌어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고양미협은 1990년도에 창립된 이래 많은 발전을 해왔으며 현재 회원 573명의 전국 최대지부로 성장했다. 고양시는 어느 도시보다 많은 예술인들이 포진되어 있으며, 특히 국내외적으로 유명한 문화인물은 물론 수준 높은 신진 작가들도 상당하다. 하지만 이런 우수한 문화 인프라를 지원하는 환경은 아직 너무나 미숙하다”고 아쉬움을 토로하는 작가는 앞으로 일 열심히 하는 지부장으로 고양시 미술인들의 숙원사업을 하나하나 풀어갈 계획이다. 고양창작스튜디오 건립, 시립미술관 및 국내외 유수 미술관 고양시 유치, 원로미술인들을 위한 복지지원 등이 그가 꿈꾸는 청사진이다. 임기가 끝나는 날 “열정적으로 일한 일꾼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는 이용철 지부장, 그가 그린 청사진처럼 문화예술도시로 활짝 핀 고양시의 모습 기대해본다.
이난숙 리포터 success6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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