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 다가온 펜타포트 사기 분양 논란 확

계약자 입주 거부하고 소송 … 업체 “계획 늦어졌을 뿐” 군색한 변경

지역내일 2011-10-15 (수정 2011-10-15 오전 12:42:37)

아산신도시의 랜드마크를 자처했던 주상복합 펜타포트의 ‘사기분양’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건설사가 계약 당시 약속했던 사이클론타워(상업시설), 현대백화점 입점, 수변공원 조성, 무빙워크 설치 등이 지켜지지 않았다며 입주 예정자들이 분양대금 반환소송을 벌이고 있어서다. 소송에는 793가구 가운데 현재 500여 가구가 참여하고 있다. 소송 참여를 희망하는 가구도 줄을 잇는다. 소송금액이 900억원대에 이를 정도의 대형 소송이다.

입주자 “명백한 사기분양이다”
지난 7월 11일 펜타포트 입주예정자 303명은 공동분양자인 SK건설·대림산업·두산중공업·계룡건설·펜타포트개발 등 5개사를 상대로 사기분양을 주장하며 서울중앙지법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어 2차로 9월 3일 198명의 입주예정자가 같은 내용의 소송을 제기했으며 3차 소송도 곧 진행될 예정이다.
입주예정자들은 “펜타포트는 분양 당시 대규모 복합단지인 사이클론타워 건설을 약속하고 현대백화점 입점, 수변공원 조성, KTX역사와 연결된 무빙워크 설치 등을 내세워 분양에 성공했지만 지금은 모든 것을 백지화했다”며 “분양 당시 내세운 것을 지키지 않고 있어 분양대금 반환소송을 제기한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지난 11일 KTX 천안아산역사에서 바라본 펜타포트 현장

주상복합 펜타포트는 지난 2007년 10월 모델하우스를 열고 분양에 들어갔다. 계획대로라면 66층, 45층, 41층 주상복합아파트 3개동 793가구와 51층 업무용빌딩 사이클론타워, 백화점, 쇼핑몰, 복합상영관 등이 건축될 예정이었다.
이 때문에 펜타포트는 천안·아산의 새로운 랜드마크라는 이미지를 굳혔다. 분양 당시 평균 분양가도 3.3㎡당 1199만원으로 주변 아파트 분양가보다 1.5~2배나 높았지만 분양에 대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당시 그렸던 청사진은 예상 조감도에만 남아있다. 현재 완공된 펜타포트는 계획된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주거공간인 1블록과 3블록만 건설이 끝난 상태다.
펜타포트 사기분양 비상대책위 김성창 위원장은 “SK건설 컨소시엄은 분양 당시 주거와 비즈니스, 쇼핑, 문화, 수변공원 등 5가지 기능이 모인 복합단지를 건설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그 중 지켜진 것은 단지 주상복합아파트 하나 뿐”이라며 “5가지 기능을 의미하는 펜타포트라는 이름마저도 거짓”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펜타포트 “일정만 늦어질 뿐 계획대로…”
실제 펜타포트 건설 현장은 주상복합아파트 건물만 덩그러니 세워져 있다. 나머지 공사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 상업시설인 싸이클론타워 예정지는 30여 미터 깊이만큼 파낸 흙을 다시 메워놓은 것이 확인됐다. 채산성을 이유로 설계변경을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아산시 건축과 이아람씨는 “사이클론타워 설계 변경안은 지난해 반려된 이후 아직 재신청되지 않았다”며 “곧 재신청을 하겠다는 말만 있을 뿐 아직까지 실제 신청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입점 계획도 백지화되었다. 장기 미착공으로 지난 4월 건축허가가 취소된 상태다. 수변 공원과 KTX역으로 연결하는 무빙워크 역시 마찬가지 상황이다.
이에 대해 펜타포트 오태근 마케팅본부장은 지난 10일 “건설경기 침체와 금융위기 등 여건에 변화가 생겨 일정이 늦어질 뿐 계획에는 변화가 없다”고 해명했다.
오 본부장의 설명에 따르면 사이클론타워는 건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설계변경 중이며 다음주 인허가 신청서를 새로 제출할 계획이다. 또 수변공원과 일부 상업시설은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며 무빙워크는 KTX역에서 사업지까지 들어오면서 사이클론타워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변경된 사이클론타워 건설 일정에 맞추어 진행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 역시 아산신도시 2단계 사업이 지연되면서 백화점 측이 2015~2017년으로 입점 시기를 늦췄을 뿐이라는 게 오 본부장의 설명이다.
하지만 펜타포트 측의 이런 설명이 얼마나 설득력을 가질 지는 의문이다.
입주예정자 조상수씨는 “분양을 받은 지 2년 후인 2009년까지만 해도 계획대로 차질 없이 짓겠다던 시행사가 지난해부터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어 계획을 변경해야 한다고 하더니 최근에는 다시 시기가 늦춰질 뿐이라고 말을 바꾸고 있다”며 “더 이상 회사 측 말을 믿을 수 없어 소송을 제기한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편 입주예정자들이 이미 법원에 사기분양 여부를 가려달라며 소송을 제기한 상태여서 그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나영 리포터 naymo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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