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이 전하는 수제 케이크…그리고 커피와의 만남
판교의 새로운 카페 골목으로 자리를 잡기 시작한 운중동 천변가. 아직은 사람들의 발길이 한산한 이곳에 연일 문턱이 닳는 집이 있다.
프랑스 르꼬르동블루에서 케이크를 공부한 이숙경(60)씨와 그이의 듬직한 아들 조성호(34)대표가 아기자기하게 운영하고 있는 카페 쉐무아다.
프랑스어로 ‘우리집’이란 이름답게 정겨운 매력이 느껴지는 이곳. 언뜻 보면 여느 카페와 다름이 없지만 분당은 물론 서울 강남에서도 찾아오는 두터운 마니아층을 갖고 있는 곳이다.
강남 가로수 길에서 분당 서현동 쉐무아로
이곳에 들어서면 우선 향긋한 케이크와 베이커리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직접 구워 만든 은은하고 구수한 빵에 알록달록 미각을 자극하는 케이크, 여기에 쌉쌀한 커피향이 더해지면 쉐무아의 맛있는 풍경이 마련된다.
판교 운중동에 문을 연 것이 올 해 1월, 채 1년이 안된 이곳의 풍경이 낯설지 않은 이유는 2004년 강남의 가로수 길로 거슬러 올라가 시작된다.
평범한 주부로 살다가 40대 후반, 돌연 파리로 유학을 갔고 귀국 후 강남의 작은 스튜디오에서 케이크 레슨은 시작한 이숙경씨. 아직 국내에 케이크의 다양성이 없던 시절, 이 씨의 정직하고 섬세한 손길로 탄생한 케이크는 이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주변의 권유와 재촉에 힘입어 조그만 카페를 열게 되었고 그것이 카페 쉐무아의 시작이었다.
2~3년 동안 케이크를 굽고 커피를 내리며 조용하지만 마니아층이 탄탄한 내실 있는 카페를 운영하던 이씨. 갑작스레 나빠진 몸을 추스르느라 가로수 길의 쉐무아는 짧은 시절을 마무리 하게 된다.
이후 분당으로 내려와 다시 케이크 스튜디오를 열었고 둘째 아들인 조성호 대표가 적성에 맞지 않은 회사를 그만두면서 2대가 뭉친 분당의 카페 쉐무아로 재탄생된다.
커피공부를 시작으로 베이커리 자격증도 갖추게 된 조 대표와 이 씨의 베이커리가 만나자 손님들의 발길로 분주한 쉐무아의 명성은 다시 부활하기 시작했다.
카페 쉐무아, 판교시대를 열다
“빵과 케이크를 정성들여 만들고 쉬는 날도 없이 열심히 일 했어요. 작은 시럽 하나까지 100% 수제로 만들다 보니 스텝들이 많아야 했죠. 다행히 손님들이 많이 찾아와 주셨지만 손익에선 인건비조차 제대로 남지 않더라고요. 임대료도 워낙 비쌌고요.”
또다시 3~4년, 정신없는 나날이 흘러 문득 고개를 들어보니 몸과 마음이 지쳐있더라는 이씨. 그때부턴 손님이 오는 것도 반갑지 않을 만큼 쉼이 필요한 상태가 되었다.
카페 쉐무아는 두 번째 동면기에 들어갔고 오랜 겨울잠에서 깨어나듯 올해 초 판교시대를 열게 되었다. 이번엔 아예 땅을 샀고 3층짜리 아담한 건물을 지어 단단히 뿌리 내릴 공간을 마련한 것.
“문을 열자마자 어떻게 아셨는지 서현동 시절 단골 고객들이 찾아오시더라고요. 그리고는 이분들이 손님들을 몰고 오시는 거예요. ‘이젠 내 집이니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가자’ 했는데 웬걸 처음부터 손님들이 들이닥치니 또다시 정신없는 카페 운영이 시작된 거죠. 그런데 어찌보면 참 감사해요. 휴업을 하는 기간이 예상보다 길었는데도 이 골짜기(?)까지 잊지 않고 찾아와 주시니까요.”
처음 와본 손님들도 다녀간 이후엔 단박에 단골카페로 지정하고 만다는 이곳의 매력.
역시 정성 가득한 베이커리의 맛과 친절한 서비스에 답이 있다. 특히 갓 구운 빵에 에그스크럼블과 햄 베이컨 구이, 신선한 샐러드와 스프, 커피가 조화된 쉐무아의 브런치세트는 오전시간 주부들의 발길로 점령당할 만큼 인기몰이 중이다.
카페 내 제빵실을 따로 갖췄고 빵은 물론, 소스와 샐러드, 기본적인 스프와 와플, 케이크 등 이곳의 모든 메뉴는 100% 핸드메이드. 여기에 무염버터와 국산 밀가루 등 모든 식재료는 최상의 것을 쓴다는 원칙. 강남에서 판교에 이르기까지 변하지 않고 이어온 고집이다.
“저희가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이 운이 좋거나 저절로 된 것이 아니라는 걸 손님들의 발길로 확인시켜 주니 감사한 일이죠. 판교 쉐무아는 이제 시작이지만 인연이 가져다준 소중한 추억들을 예쁘게 가꿔나가고 싶어요.”
권미영 리포터 myk31@paran.com
<쉐무아 이용 tip>
* 주요메뉴: 브런치 세트 12,800원(2시까지만 판매), 버섯모짜렐라 샌드위치 8,500원, 플레인 와플 8,000원, 아메리카노 3,800원, 카푸치노 4,800원
* 운영시간: 오전 10시 30분~오후 11시 (매주 월요일 휴무)
* 위치: 분당구 운중동 1021-4
* 문의: 031-703-6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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