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의 숲, 제주도 에코랜드
가족과 떠난 숲 속 기차여행!
열대북방계식물과 한대남방계식물이 공존하는 숲속에서 기차를 타고 이동해
피크닉가든역에 정차한 기차
에코브리지역의 호수길
가족과 함께 제주도 여행을 생각한다면 여행코스로 에코랜드를 강추한다. 여름도 가을도 아닌 계절의 문턱에서 2박 3일 일정으로 찾은 제주도. 가는 곳마다 아름답고 체험꺼리도 많다. 하지만 여행의 가장 하이라이트를 이루는 이튿날 아침 일찍 찾아 나선 에코랜드만큼 인상적인 곳은 없었다.
숲을 달리는 기차
30만 평 한라산 원시림을 여행하며
제주시 조천읍 대흘리에 있는 교래휴양림에 도착하면 테마파크와 골프·리조트 시설까지 갖추고 있는 에코랜드를 만날 수 있다.
에코랜드 테마파크는 볼드윈 기관차로 30만 평 한라산 원시림을 여행하며 신비의 숲 곶자왈 생태계를 탐방하는 코스이다. 곶자왈이란 숲이란 의미의 ‘곶’과 암석과 가시덤불이 뒤엉켜 있는 모습을 뜻하는 ‘자왈’의 제주도 방언이다. 이 지대는 세계에서 유일한 열대북방한계식물과 한대남방식물이 공존하는 제주도의 독특한 숲이다. 화산분출 시 점성이 높은 용암이 크고 작은 암괴로 쪼개지면서 분출되어 요철지형을 이루며 쌓여 있다. 그래서 지하수 함양은 물론 보온, 보습 효과를 일으켜 난대와 온대에 이르는 다양한 식생이 형성됐다.
에코랜드가 위치한 교래 곶지왈 지대의 용암류는 약 11~12만 년, 약 4~5만 년 전 화산분출에 의해 형성된 것으로 약 500종류의 식물이 자라고 있다.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제대로 살아가기 힘겨운 척박한 땅. 하지만 작은 생명들을 잉태하는 하늘 아래 정원 곶자왈! 대자연의 숨결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우리의 아름다운 땅이었다.
레이크사이드역의 풍차
호수 위 다리를 걷다 풍차를 만나
일단 메인역에 도착하면 기차표부터 사야 한다. 번호순서대로 기차에 올라 곶지왈 숲을 가로질러 들어가게 된다. 아이들은 기차를 타는 것만으로도 마냥 즐겁다.
제일 먼저 도착하는 곳은 에코브릿지역이다. 계속 기차를 타고 억새터널을 지나가도 되고 내려서 레이크사이드역으로 걸어서 이동할 수 있다. 우리는 기차에서 내려 호수를 가로질러걸어갔다. 에코브릿지역은 2만여 평 규모의 호수에 수상데크가 설치되어 있어 아름다움 호수와 섬들을 감상할 수 있다. 호수 위 다리를 걸으며 다양한 식물과 곤충들을 만나는 재미가 색다르다.
10분 정도 걸어 도착한 레이크사이드역은 예전부터 말을 기르던 2만여 평의 넓은 초지와 호수가 어우러져 있다. 수상카페, 잔디와 호수를 질주하는 호버크래프트, 물을 이동시키는 풍차가 멋들어진다. 그리고 제주도를 표현한 삼다 정원도 볼 수 있다. 제주도 특유의 검은 흙길을 걷다가 잔디밭에서 맘껏 뛰어노는 아이들의 풍경이 그림 속 같다.
피크닉가든역의 드넓은 잔디밭
에코브리지역의 호수풍경
자리를 깔면 어디라도 동화 속 같은 피크닉
다시 기차를 타고 피크릭가든역으로 이동한다. 기차를 타는 동안은 자주 곶자왈 숲을 지난다. 곰취군락지, 고사리군락지 등 쉽게 만날 수 없는 신비로운 숲 속을 뚫고 기차는 천천히 달린다. 분화구를 만나기도 하고 넓은 초원에 달리는 말도 보인다.
어느덧 도착한 피크닉가든역에서는 넓게 펼쳐진 잔디가 더 없이 아름답다. 어디라도 자리를 깔면 동화 속 같은 피크닉이 시작된다. 언덕에는 어린이들이 놀 수 있는 키즈타운이 조성되어 있다.
잔디위를 거닐다보니 어느덧 빗방울이 날린다. 저 멀리 기차 소리가 들리고 모두들 황급히 기차역으로 모여들지만 빗방울은 곧 사라진다. 제주도 여행에서 가끔씩 만나는 여우비도 제주도만의 운치가 아닐까?
기차를 한 번 보내고 피크닉가든역에 더 머물다 다음 기차에 올랐다. 아이들이 걸을 수 있다면 생태탐방로로 걷는 것도 좋다. 하지만 시원한 기차에 올라 바람을 맞는 즐거움을 좀 더 만끽했다. 다시 메인역에 도착하기 전에 그린티&로즈가든역이 있지만 2012년 오픈 예정이라 아직 정차하진 않았다.
기차의 기적소리를 뒤로 하고 메인역을 나서니 머리와 어깨에 아직도 숲의 숨결이 덮여있다. 온몸에 스며든 숲의 정령이 오랫동안 가시지 않을 것만 같다. 풀 한포기 나무 한 그루가 생명의 소중함을 고스란히 전하는 에코랜드. 바로 제주도의 진면목이다.
김부경 리포터 thebluemai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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