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화폐’로 돈을 버는 부천지역 주부들
가진 재능만 사용해도 통장에 잔고가 쌓인다!
일손, 능력, 물건 교환 판매 가능 … 지역화폐 회원, 가맹점 많아질수록 정착 빨라
생활비를 아끼고 줄이다 지친 주부들. 그 머릿속에 맴도는 생각 하나 ‘돈 좀 벌 데 없을까’. 큰돈은 아니어도 남편 월급 말고 내 손으로 돈을 벌어 좀 쓰면서 살고 싶다. 하지만 마음처럼 방법은 마땅치 않다. 이럴 때 뭔가 돈을 들이지 않고도 있는 현재 생활 속에서 돈의 가치를 만드는 일이 있다면? ‘지역화폐’로 돈을 버는 주부들의 이야기다.
뭐든지 잘 하면 돈으로 환산하는 ‘부천희망품앗이’
일찍 들어온 남편 술안주나 애들 간식으로 골뱅이무침을 잘 하는 이영애 주부. 그녀는 요즘 돈을 벌고 있다. 부천희망품앗이 모임에 나가 주부들에게 맛을 전수하고, 그 대가로 통장에 지역화폐 ‘씨앗’을 받기 때문이다.
이 주부는 동절기 전기매트 구입을 계획하던 차, 받은 씨앗을 활용해 곧바로 품앗이모임카페 ‘부천희망품앗이’에 ‘전기매트 구해요‘ 란 내용을 올렸다. 아니나 다를까. 당장 처치 곤란했다며 전기옥매트를 팔겠다는 회원이 나타났다. 그 회원은 이 주부와 서로 품을 흥정하고 매트를 팔았다. 두 사람에게는 모두 거래내역을 ’씨앗‘으로 정산되었다. 씨앗은 다시 필요한 물건을 살 때 활용한다.
부천희망품앗이 나순희 담당자는 “회원 중에는 살림비법이나 생활용품 교환 외에도 NIE 독서지도나 컴퓨터 교육 등 교육 관련 재능을 주고받는 경우도 늘고 있다”며 “회원들은 재능과 물건 교환을 통해 따로 돈이 나가는 경우를 줄여 살림에 도움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부천희망품앗이에서는 필요한 물품과 재능 서비스 이용 시 기존 ‘돈’이 아닌 가상화폐 ‘씨앗’을 교환수단으로 사용한다. 회원 누구든 나눌 수 있는 재능을 전제로 대등한 관계에서 교환하고 소비한다. 궁극적으로 돈 쓸 일을 교환과 나눔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목적이다.
문의 : 032-324-5815
안 쓰는 물건 내다 팔고 지역 가맹점 이용하고 ‘평화나눔가게’
가정의 재활용품 선순환과 재능 교환으로 돈 대신 쓰는 ‘지역화폐’. 그 중 또 한 곳이 부평구 부개동 ‘평화나눔가게’이다. 평화나눔가게에서도 부천희망품앗이처럼 지역화폐 제도를 운영 중이다.
대상은 경인지역 주민이다. 평화나눔가게는 남편의 바지 단 줄이기, 새는 수도고치기, 아이 축구 가르치기 등의 재능을 나눈다. 재능범위는 회원끼리 정한다. 또 재능과 물품 거래 시 품삯 결정도 같은 방식으로 정한다. 거래 후 지역화페 통장에는 더하기(+), 빼기(-)로 지역화폐 ‘평화’를 표기한다.
평화나눔가게 박성근 대표는 “평화나눔가게가 일반 지역화폐제도와 다른 점은 지역의 가맹점들을 이용할 수 있는 이점”이라며 “가령 아파서 병원을 가야할 경우 회원들은 지역의 평화의료네트워크 진료기관이나 만성질환자관리를 위한 소형 의료기 대여점 등을 이용 한다”고 말했다.
문의 : 032-504-4545
이밖에도 인천 중구 배다리 지역의 ‘띠앗’도 지역화폐를 활용해 재능과 물품 교류를 해오고 있다. 이곳에는 예술관련 회원 활동이 활발하다. 따라서 예술교육 정보와 기능전수를 지역화폐를 사용해 활용하면 좋다.
문의 : 032-764-2669
소비처 찾고 공동모임 운영해야 오래가
다자간 품앗이 지역화폐를 활용하려면 우선 회원가입을 하고 회원들이 모여 사는 지역과 가까울수록 좋다. 거래 시 물리적 거리에 따른 시간문제나 이동에 따른 지나친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해서다. 여기에 온라인을 활용하면 동네가 떨어져 있어도 거래 정보 교환과 활동을 보완할 수 있다.
그 동안 지역화폐는 대전??한밭레츠??를 시작으로 성남문화재단의??사랑방 문화클럽‘, 경인지역에서는 ’여성노동자회‘를 중심으로 움직여왔다. 하지만 돈 쓸 일이 점점 많아지는 경제구조 틈새에서 지역 화폐제도가 모두 잘 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떻게 발붙일 것인가.
박 대표는 “지역 화폐제도는 무엇보다 지역주민의 생활 특성을 반영한다. 구도심이든 신도시이든 나름대로 지닌 정체성과 소비패턴이 있다”며 “지역 화폐제도를 활성화하려면 이용자를 늘이고 필요한 아이템을 개발해내는 일이 숙제”라고 말했다.
부천희망품앗이 측도 “주부들의 일상적인 소비형태 중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자녀교육관련 비용”이라며 “따라서 교육관련 재능회원 발굴과 함께 회원 간의 유대를 위해 동아리 모임을 활성화하고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Tip 지역화폐로 돈 벌기 어디까지 가능할까
‘ 노동력 교환 - 픽업, 시장 봐주기, 청소 해주기, 도배하기, 이사도우미 등
‘ 재능 교환 - 김치와 반찬 만들기, 양갱제조와 케익 빵 만들기, 장아찌 만들기 등 무궁무진
‘ 예술과 교육관련 재능- 피아노, 바이올린, 플룻 등 악기 기능 전수. 미술과 체육 등 교과학습지도 및 비교과 관련 기능지도, 애완견 길들이기
‘ 판매 및 장터활용 - 안 쓰는 생활 용품, 여행티켓 등. 장터제도가 있는 경우 직거래를, 그렇지 않은 경우는 간접거래도 가능하다. .
‘참여하려면- 지역화폐 운영 단체에 회원 가입을 하고 통장을 개설한다.
김정미 리포터 jacall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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