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 기능이 떨어지는 가을, 보약 한번 먹어볼까?

지역내일 2011-10-12

주부 김모 씨의 손에는 보약 한 상자가 들려있다. 빠듯한 살림에 ‘보약은 무슨 보약, 밥이 보약이지’라고 했던 그녀는 남편의 스쳐가는 한 마디에 마음을 바꿨다.
약 2주전, 한가롭게 라디오를 듣던 그녀는 방송 코너 ‘나 이런 사람이야!’에 보내 온 애청자의 사연을 듣고 있었다. 그 중 40대 중반 남자가 보내온 ‘나 계절 바뀔 때마다 감기 걸리는 남자야!’라는 문자는 진행자와 그녀를 박장대소하게 했다.
이어지는 남편의 목소리… “난 사계절 내내 감기 걸려 있는 남자야!”
아니 그걸 무슨 자랑이라고! 왁자지껄 하던 분위기는 갑자기 써늘해졌고 늦가을 마른 갈대처럼 ‘건강미’라곤 눈 씻고 찾아 볼 수 없는 남편이 거실 한 가운데 덩그러니 서 있었다. 방송이 끝나기가 무섭게 성난 그녀에게 한의원으로 끌려간 남편은 ‘난 괜찮은데’ 하면서도 진료 내내 싱글벙글 했다. 그런 남편을 보면서 그녀는 ‘생활이 팍팍해도 가을에는 보약 한 첩 거둬 먹어야겠다.’고 다짐 했다.


보약은 몸의 균형을 위한 것
한의학에서 가을은 건조하고 음양의 변화가 가장 큰 계절. 동물들도 털갈이와 동면 등 각자의 방법으로 음양의 변화를 위해 준비하는 계절이다. 사람도 마찬가지. 추위 등 외부적 조건이 열악한 겨울을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 음식물 섭취만으로 보충이 안되는 영양소는 다른 통로를 통해 받아야 한다.
진료 결과 김모 씨 남편은 한의학에서 말하는 ‘양허증’. 키가 크고 마른 그녀의 남편은 허리 아래로 힘이 없고, 약간의 음식물 섭취 후에도 화장실을 찾는 증상이 있었다. 양허증은 몸이 허해 설사를 자주하고, 손발이 차 겨울이면 고생을 한다. 그래서 신체 기능이 감소하고 기운이 없는 것이라고 한다.
진료를 끝낸 한의사는 “허리 아래로 원기가 없기 때문에 음식물 섭취도 양껏 하지 못하고 설사가 나기 때문에 비위의 기운을 올려주는 약재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런 체질에는 약해진 기능을 올리기 위해서는 단삼, 당귀, 인삼, 감초, 황기 등의 좋은 보약재라고 한다.
특별히 약을 짓지 않아도 보약으로 손색없고,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것이 홍삼. 홍삼은 식품안전청도 건강 기능식품으로 인정한 공식 건강식품. 홍삼의 사포닌은 면역력 증가와 피로회복, 항암 작용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홍삼은 보통 6년 근 수삼을 수증기에 쪄 수분 함량이 14%이하로 하는 홍삼근과 6년근 홍삼을 농축해서 만든 농축액을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다. 농축액에 각종 보양제나 비타민 등을 넣기도 하고, 어린이용으로 제조해 판매 하는데, 선호도가 높아 매년 판매 증가율이 높다고 한다.


영양제는 규칙적으로 먹는 게 중요
가정마다 식탁 위에 즐비하게 전시(?)된 것은 영양제. 대표적인 것이 비타민이다. 종합비타민부터 철분, 칼슘 등 전통적으로 이용된 비타민과 요즘 들어 인지도를 넓히고 있는 오메가3, 글루코사민 등이 가족들의 영양제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 약국에서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영양제는 제조한 보약이나 홍삼처럼 가격 부담 없으면서 건강에 투자하는 방법 중의 하나.
고잔동에 이쓴 온누리약국 한 약사는 가을이 되면 영양제 수요가 증가 하는 요인으로 심리적 불안감도 있다고 말한다.
“가을이 되면 건조한 기후로 피부가 푸석푸석해지고, 나이 한 살 더 먹는다는 우울감 등으로 영양제 수요가 많은 것 같다. 영양제를 섭취하면 실재 건강에도 도움이 되지만 심리적인 안정감에도 도움이 된다. 또 겨울이 다가오면서 생명의 근원 물질을 저장하려는 인간 본능으로 영양제를 많이 찾는다.”
한 가정 당 영양제 보유 가지 수는 대략 4∼5개. 초지동에 사는 한 주부는 “‘영양제 먹은 사람과 안 먹은 사람은 40대부터 차이 난다’는 주변의 말을 듣고 30대 후반이 되면서 영양제를 꾸준히 복용했는데 또래 주부보다 확실히 건강 한 것 같다”며 영양제 복용의 필요성을 주장한다. 작년부터는 엽산이 함유된 영양제와 기억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약을 먹고 있단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에게는 비타민 A·C·E가 들어있는 멀티 비타민제를 복용 시키고 있다.
“음식이 가장 좋은 영양제라는 말을 믿어요. 하지만 요즘은 아이들은 바쁘잖아요. 시간에 쫓겨 골고루 먹을 시간도 없고... 우선 엄마들도 부엌에서 요리하는 시간이 많이 줄었기 때문에 영양제 복용은 필요 한 것 같다.”
그렇다면 영양제는 어떻게 먹는 것이 좋을까? 
규칙적으로 섭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권장 섭취대로 일정한 시간에 맞춰 섭취하는 것이 가장 좋은 섭취 방법이라고 한다. 그리고 무슨 영양제든 복용 시 염두 해야 할 것은 영양제가 주식이 될 수 없다는 것. 영양제를 먹는다고 식습관이 소홀히 하면 안 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남양숙 리포터 rightnam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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