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을 설득해야 하는 토론. 자신의 의견만을 감정적으로 주장하다보면 결국 싸움으로 끝나 버리는 경우도 있다. 논리적으로 의견을 펼치기 위해서는 다양한 정보를 받아들여 배경지식을 쌓아야 한다. 바로 토론에서 독서가 중요한 이유. 독서로 토론의 힘을 길러가는 정자 대한논리속독학원을 찾았다.
독서와 의견 교환으로 사고의 폭을 넓혀가다
‘자아찾기, 내 얼굴은 어디에?’라는 주제로 초4~5학년 학생들이 수업에 열중이다. 토마스 불핀치의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발췌된 나르키소스 부분을 읽으며 수업은 시작됐다. 수면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고 사랑에 빠진 나르키소스와 마법거울을 보면서 남의 아름다움을 질투한 백설공주의 의붓어머니 얘기는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주었다.
준표 : 백설공주의 의붓어머니는 너무 외모에 집착해서 문제가 된 것 같아. 조금 이상하게 생겼더라도 자신의 외모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해.
동은 : 외모의 집착이라면 나르키소스가 더 심하다고 봐. 자신의 모습인지는 몰랐지만 그래도 그 아름다움에 빠져버렸다면 너무 잘난 척을 한 것 같아.
두 인물이 가진 문제점을 아이들은 나름대로 해석했다. 그렇다면 ‘아름답지만 특징 없는 외모’와 ‘개성적인 외모’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
윤주 : 개성 있는 외모가 좋지만, 개성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다면 더 낫지 않을까? 여자한테는 아름다운 외형도 중요한 거니까.
재주 : 누구나 자신의 얼굴은 나름대로 잘 생겼으니까 개성 있는 외모가 더 낫다고 생각해. 외모에 자신감을 가지면 좋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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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가 내어 놓은 의견에 내 생각을 얘기하고, 대립되거나 다양한 의견은 교사가 정리를 해 준다. 외모로 시작된 토론은 자신의 장단점을 살펴보는 자기성찰에까지 사고의 깊이를 더해갔다.
사고력, 논리력, 창의력 등을 키울 수 있는 독서는 토론의 키워드
학생들이 바로 주제나 어떤 사회적 사안에 대해 토론을 진행하는 것은 어려운 현실. 정자 대한논리속독학원에서 다양한 읽을거리를 먼저 제시하며 토론과 친숙해지고 있었다. 대한논리속독 원장은 “수업에서 처음에 책이나 관련지문을 읽고 전체적인 맥을 찾아보고, 선생님의 질문과 답을 통해 생각과 의견을 발표하는 시간을 갖는다. 마지막으로 요약지에 서론, 본론, 결론을 갖춘 글을 쓰게 하고 있다”고 학원의 체계적 수업방법을 설명했다. 내 생각을 조리 있게 말하기 위해 글로 정리하는 것도 필수적. 이런 과정을 여러 달 반복하다보면 토론에서도 논리적인 주장이 가능해진단다.
대한논리속독 원장은 토론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폭넓은 독서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모든 토론 수업에서 관련 지문이나 책을 읽는 것도 그 때문이다.
“배경지식이 없으면 상대방의 의견을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요. 말을 통해 상대방의 논리를 설득해야 하는 토론에서 평소 독서를 통해 논리력과 사고력을 갖춰놓지 않으면 설득하기 어렵지요. 이 외에도 어휘력, 이해력, 창의력까지도 키워나갈 수 있는 독서는 토론의 키워드입니다.”
토론은 타인의 다양한 의견을 인정하는 태도를 배우는 것
책을 읽을 때 단순히 문자적 읽기에 그친다면 그 효과는 얻을 수 없다. 책을 읽으면서 숨은 의미는 ‘무엇’인가 따져보며 이해해야 비로소 자기 것이 된다. 내용을 요약도 해 보고, 자신의 생각을 글로 정리하면서 사고력을 확장시켜 나가야 토론에 참여하는 것이 쉬워진다. 토론은 ‘나는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상대방의 주장은 무엇이며 왜 그것이 옳지 않은지’에 대해 근거를 갖고 접근해야 하기 때문이다.
“토론이 입시에서 중요해진 것은 토론과정에서 학생의 종합적인 사고를 한 눈에 볼 수 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순간적인 순발력, 리더십, 배려심 등의 요소도 드러나지요.” 그러나 대한논리속독 원장은 입시의 한 방편이나 스펙의 일환으로만 토론에 주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다. 토론 스펙이 필요 없을 경우 실망하기도 하고, 참가한 토론대회에서 승부욕에만 사로잡혀 지게 되면 좌절감, 자괴감 등의 부작용이 오기도 한다.
“토론의 목적은 타인의 관점을 다각도로 보면서 다양성을 인정하는 태도를 갖는 것입니다. 막연히 토론에 참가하기보다는 타인의 의견을 통해, 나의 모자라고 넘치는 부분을 조절해 나를 발전시키는 하나의 과정으로 보아야 합니다.”
문의 031-255-8215
권성미 리포터 kwons02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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