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19일 동아리 발표회로 분주한 강동고등학교. 마지막 순서인 영어 뮤지컬 동아리 ''브로드웨이(Broadway)''가 무대에 오르는 순간, 그 누구보다 가슴 조이며 무대를 바라보는 사람이 있었다. 바로 송슬(32·영어) 교사. 앳된 얼굴에 자그마한 체구의 송 교사는 이번 여름 영어뮤지컬 ‘Music is Medicine’ 을 완성하기 위해 학생들과 아주 특별한 시간을 보냈다. 또 영어중점반 학생들 수업을 위해 누구보다 많은 땀을 흘리고 있는 송 교사. 그는 “아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실생활에 사용할 수 있는 ‘살아있는 영어’를 가르치는 게 영어교사로서의 바람”이라고 말한다. 학생들 이야기를 하며 울고 웃는 송 교사. 그의 열정 가득한 삶을 소개한다.
영어중점학교 취지와 목표 살리고 싶어
영어중점학교인 강동고등학교에서 송 교사는 “누구보다도 보람된 영어교육을 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토론과 발표수업, 영어로 하는 영어수업, 다양한 매체를 통한 수업 등 다른 학교와 차별화되는 많은 수업을 직접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영어중점반 수업은 그가 특히 집중하는 수업이다. 이과 1반, 문과 1반이 구성되어 있는 영어중점반은 영어 전반적인 능력 신장을 목표로 꾸려진 반. 문법은 물론 회화 중심의 실용영어, 독해와 작문, 쓰기와 읽기까지 모든 영역의 수업이 진행되며 수행평가와 연계해 평가도 말하기와 쓰기까지 다양하게 치러진다.
“영어중점반을 통해 영어 전 영역에 대해 고루 발전하고자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지금 당장은 느낄 수 없어도 대학교에 진학한 후 지금의 영어공부가 대학공부에 진정 도움이 된다면 더 바랄 게 없겠죠.”
학생들이 힘들어하는 독해와 발표, 토론에 집중하는 것도 다 이런 이유에서다.
“영어는 언어이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으면 발전할 수가 없어요. 다양한 영역의 공부와 활용이 가능한 것은 우리 학교가 영어중점학교이기 때문이죠. 이 모든 걸 학생들과 함께 할 수 있어 정말 행복합니다.”
송 교사의 수업 시간에는 영화의 한 부분이 수업자료로 이용되기도 한다. 아주 짧은 부분이라도 영어의 중요 표현이 담겨 있고, 우리와는 다른 문화와 언어사용을 실감할 수 있고 또 학생들이 흥미를 가지는 패션이나 건물 등의 시대흐름도 동시에 알 수 있어 학생들의 만족도는 물론 수업의 효과도 크다.
영어특별학급인 심화반도 그에게는 많은 시도를 할 수 있는 시간. 특히 그가 맡고 있는 토론수업에는 마이클 샌들의 ‘정의란 무엇인가’ 동영상으로 수업을 진행하기도 하는 등 ‘제대로 된 심화수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고 싶었던 뮤지컬, 아이들과 함께 이뤄
어릴 때부터 플루트, 피아노, 성악 등 다양한 음악공부를 한 송 교사는 대학교 다닐 당시 뮤지컬에 심취, 전공과는 별로도 사회교육원에서 뮤지컬을 공부했다. 공부를 위해 미국에 있을 때에도 부지런히 영어와 뮤지컬 모두를 이수했다. 또 당시 오디션을 통해 1달 동안의 뮤지컬 공연에도 참가했다. 영어교사로서의 길에 집중하며 자연스럽게 소원해진 뮤지컬. 그 뮤지컬을 다시 시작하게 해 준 사람들이 바로 강동고 학생들이며, 그 첫 번째 공연이 바로 지난해 있었다. 첫 번째 열정적인 무대를 보여준 이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는 더욱 커진 규모로 뮤지컬을 준비했다. 올봄 만들어진 영어뮤지컬동아리, 이번 무대를 위해 학생들이 그 중심에 섰고 원어민강사와 송 교사를 포함한 많은 교사들이 그들과 함께 했다.
송 교사는 “이번 뮤지컬을 준비하며 학생들이 정말 많은 걸 배웠으리라 확신합니다.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최선을 다해 노력하며 이루는 과정을 통해 무엇보다 소중한 ‘자신감’을 가지게 됐죠. 그 자신감과 성취욕이 계속 이어져 삶에 대한 성실함으로 발전하리라 확신합니다.”
‘엄마’처럼 옆에서 지켜보며 이해하는 선생님
이번 뮤지컬을 준비하면서 걱정과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일 터. 경험 없는 학생들의 무대 위 완벽한 연기를 위해 송 교사는 부단히 많은 시간을 학생들과 함께 보냈다.
“아이들에게 가까이 가서 함께 시간을 보내며 같이 뮤지컬에 빠지는 것이 학생들을 변하게 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었어요. 직접 연기를 해 보이기도 하고, 이야기도 나누다보니 아이들이 자연스럽고 쉽게 변하더라고요.”
영어공부 시기를 놓치거나 학업에 흥미를 잃은 학생들의 작은 발전에 큰 감동을 받고, 거기에서 큰 힘을 얻는다는 송 교사. 오늘도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이 되면 송 교사는 학생들과 함께 하기 위해 담임을 맡고 있는 교실로 발길을 옮긴다. 그들을 옆에서 지켜보기 위해서다.
“교사로서의 목표는 아이들에게 ‘좋은 선생님’이 되는 것입니다. 진정으로 그들을 이해하고 싶어요. 초심을 잃지 않는 ‘좋은 선생님’이 되고 싶습니다.”
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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