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듯 비슷한 우리 동네 사람들의 통계 스토리
제6회 용인시 사회조사가 발표됐습니다. 지난 4월 용인시 주민 1300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는 2011년 상반기, 용인 주민들의 따끈한 생활을 생생한 통계로 담아내고 있습니다. 조사에서는 해마다 용인시로 유입되는 인구가 많아지는 가운데 60세 이상 시니어들의 유입이 가장 높게 나타나는 등 변화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인구 90만을 향해 가는 재정 자립도 1위의 용인시. 2011년 용인 지역 사람들은 어떤 모습으로 라이프스타일을 설계하고 살아가고 있는지 들여다보았습니다.
권미영 리포터 myk31@paran.com
용인시 사회조사 통계로 그려본 2011년, 용인시 주부의 하루
주거만족도는 높지만 사교육은 부담…취미 생활 엮어가며 노후 준비
저는 용인시 수지구에 사는 30대 후반 전업주부랍니다. 초등학생과 중학생 남매를 뒀고요. 남편과 저는 둘 다 대학을 졸업하고 만나 결혼해 전세를 거쳐 용인에 아파트를 마련했답니다. 남편 직장과 아이들 교육문제, 그리고 저희들 경제 상황에 맞추다보니 용인으로 오게 됐어요. 남편은 사무전문직 일을 하고 월급은 평균 350만원 선이예요. 아이들 교육비에 집 대출 이자 등 나가야 할 돈이 많은데 남편 월급이 넉넉지 않은 편이라 나름 알뜰하게 생활을 꾸려가고 있죠. 빠듯하긴 하지만 그래도 노후를 위해 한 달 50만 원 정도는 저축도 하고 있고요.
제 하루 일과는 아침에 일어나 정수기의 차가운 물 한 컵을 마시는 걸로 시작해요. 남편 출근과 아이들 학교 보낼 채비에 저도 취미생활로 배우는 것이 있어서 아침시간은 늘 허둥지둥이죠. 오늘은 초등학생 딸이 학교 끝나고 수학, 영어 학원에 첼로 레슨까지 있는 날이라 중간에 간식 챙겨주러 조금 일찍 집에 들어가야 해요.
학원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요. 중학생인 큰애 학원비까지 합치면 한 달 사교육비 지출이 120만 원 정도여서 많이 부담이 되요. 학교에서 사교육 부담을 줄여주는 방과후 프로그램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제가 사는 용인은 교통이 조금 불편하긴 하지만 공기도 좋고 주변 자연환경이 괜찮아서 살기는 그런대로 좋아요. 그래서 당분간 이사할 마음은 없답니다. 다만 문화체육시설은 지금보다 조금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아참, 오늘은 문화센터에 가느라 차를 가지고 나온 김에 동네 할인마트에서 장을 보고 들어가야 해요. 버스 노선이 불편해 차를 주로 이용하는 편인데 용인에도 빨리 전철이 개통돼 기름 값이라도 아껴야 할 텐데 말이죠.
이번 주말엔 용인자연휴양림으로 가을나들이를 다녀올까 해요. 요즘 가을이 한참인데 멀리가기는 그렇고 집에서 가까우니 바람 쐬기 좋잖아요. 저녁엔 얼마 전 둘째를 낳은 동생네에 들러볼 거예요. 워낙에 아이를 좋아해서 셋째 욕심도 있다는데 아이 양육비가 만만치 않잖아요. 이래저래 아이들 빨리 키워놓고 노후엔 봉사도 다니면서 저랑 남편 둘이서 오붓한 생활을 꾸려갈 생각입니다.
용인시민 & 라이프스타일, 통계 BEST 10
① 수돗물을 그냥 마시지 않는 이유-1위 ‘막연히 불안해서’ (68.5%)
② 월평균 저축액은 10~50만원, 저축목적 1위는 ‘노후대비’ (56.7%)
③ 가구의 월평균 소득액은 ‘300만 원 이상~400만 원 이하’가 가장 많아 (32.3%)
④ 초등학생 자녀의 방과후 프로그램은 학원이 아닌 ‘학교에서 해주길’ (70.1%)
⑤ 자녀의 사교육비용 ‘부담된다’ (77.9%)
⑥ 주요 교통수단은 ‘버스’가 1위 (46%), ‘개인차량’이 2위(44.9%)
⑦ 이용하고 싶은 보건소 서비스 ‘예방 접종’ 1위 (25.1%)
⑧ 저 출산 해결방안 1위는 ‘자녀양육비 지원’ (45.8%)
⑨ 용인시 주요 소비 활동 지역 1위는 ‘수지구’ (28.6%)
⑩ 용인시 정체성 확립에 가장 필요한 정책은 ‘도시브랜드 확립’ (45.3%)
통계로 살펴본 2011년, 용인 key word
* 시니어
☞ 2011년 용인시 인구 증가에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시니어. 특히 60세 이상 시니어들의 전입이 많아지면서 용인 인구증가에 한몫을 차지하고 있다.
대학병원이나 문화센터 등 도심의 인프라를 누리면서도 녹지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이 용인지역의 특징. 여기에 서울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은 주택 가격도 한몫을 차지한다. 자녀 출가 이후 주택을 처분한 여유자금으로 노후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선택하기 좋은 곳. 노인 인구 8%가 넘어선 고령화 사회, ‘시니어가 살기 좋은 용인’이라는 도시 브랜드는 점차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 아파트
☞ 용인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은 아파트에서 시작해 아파트로 마무리되는 사이클이라 해도 무방할 만큼 많은 사람들이 아파트에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농업 비중이 높은 처인구의 경우도 아파트 거주 비율이 높게 나타나는 등 전체 용인시민의 70%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아파트에 거주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난개발 원성을 샀던 용인시의 개발바람으로 인해 전체 주거지 중 아파트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진 것. 아파트의 소유 구분은 절반이상이 자기 집을 가지고 있으며 나머지 30% 가까이는 전세를 살고 있다. 한편, 용인으로 거주지를 택한 이유로는 경제적인 이유와 재테크의 이유가 가장 높았으며 자연환경이 좋아서 거주지 만족도가 높다는 의견이 전 연령에 걸쳐 높게 나타났다.
* 고학력
☞ 용인 시민들의 학력 수준은 꽤 높은 걸로 나타났다. 통계에 조사된 용인 시민들의 59%가 대졸이상. 특히 수지구나 기흥구의 경우 상대적으로 높은 학력을 나타내 고학력 세대들의 유입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고학력 시민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른 요구와 문화 콘텐츠, 교육 프로그램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 사교육
☞ 용인 지역 주민들의 사교육 지출 비중은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가구당 100만 원 이상 사교육비를 지출한다는 대답은 해마다 늘어 2011년에는 21.7%에 이르고 있다. 특히 40~50세 연령대의 사교육 지출 규모가 가장 높아 자녀의 학년이 올라갈수록 가계 지출에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교육을 시키는 가장 큰 이유는 공교육의 부족한 점을 보충하고 선행학습을 위한 목적으로 나타났다. 또한 용인시 3개구 가운데 수지구의 사교육 지출규모가 가장 높고, 100만 원 이상 지출한다는 응답도 30%에 육박하는 등 높은 사교육 지출 규모를 보였다.
특이할 사항은 70세 이상 연령대에서도 100만 원 이상 사교육을 지출한다는 비중이 33.3%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 손자손녀 교육에 할아버지, 할머니의 역할과 비중이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로 분석된다. 열혈 에듀 시니어들의 서포트가 높은 것도 용인지역의 특징.
* 자연휴양림
☞ 용인시민들이 자주 찾고 추천하고 싶은 지역 관광 명소는 용인자연휴양림과 경기도박물관으로 나타났다. 경기도박물관의 경우 유료에서 무료 관람으로 전환되었고 특별전을 비롯해 다양한 이벤트와 문화행사 기획이 많아 자녀와 함께 방문하기 유익한 곳.
때를 같이해 경기도어린이박물관이 개관해 앞으로 시민들의 발길이 더 잦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곳이다. 용인자연휴양림 역시 거주지 가까운 곳에 천혜의 자연조건과 보기 드문 시설을 갖춘 곳으로 개장 이후 시민들의 인기가 꾸준히 높은 곳. 용인 시민은 입장료 무료에 우선 예약 제도를 활용할 수 있어 호응이 높다.
* 통크족
☞ 자녀에게 부양받기를 거부하고 부부끼리 독립적으로 생활하는 노인세대를 지칭하는 통크족(Two only no kids).
용인시민들은 통크족으로 살고 싶다는 응답이 상당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실제 60세 이상 연령대에서는 80% 이상이 자녀와 독립적으로 살기를 희망했고 70세 이상도 84%가 자녀와 함께 살기를 원하지 않았다. 며느리와 자식 눈치 보며 사느니 경제적 능력만 된다면 따로 사는 게 마음이 편하다는 통크족. 자녀에게 의존하지 않고 취미와 여가활동을 즐기며 두 사람만의 인생을 살겠다는 액티브 시니어들이 많아지고 있다. 한편, 30~40대의 젊은 층에서도 이 같은 통크족 문화는 대세. 전 연령층에서 향후 자녀와 떨어져 독립적으로 살겠다고 응답했으며 노후에도 자기 집에서 살겠다는 의견이 높았다.
<별도박스- 용인시 사회조사는? >
용인시민의 삶의 질과 관련된 사회적 관심사와 주관적 의식을 알아보는 통계조사. 시민생활을 종합적으로 측정하고 이를 토대로 시민들의 욕구에 부응하는 중장기적 정책입안의 결정과 합리적인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실시되고 있다.
2006년 제 1회 사회조사를 시작으로 매년 조사되고 있으며 2011년 진행된 제 6회 용인시 사회조사는 2011년 4월15일~24일까지 10일간 용인시에 거주하는 15세 이상 시민 1,300가구를 조사원이 직접 방문해 실시했다. 조사항목은 주거 생활과, 사회의식 등을 묻는 8개 부문이었으며 표본규모는 95% 신뢰수준 ± 표본오차 2.7%내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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