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중으로 연간 2만여명 끌어들이는 ''환경의 힘''

지역내일 2011-09-16 (수정 2011-09-16 오후 11:51:53)

전북 무주군 안성면 공정리, 남쪽으로 내달리던 백두대간이 빚은 덕유산(1614m) 아랫자락. 칠연계곡 건너로 안성의 비교적 넓은 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4만9000여㎡ 부지에 연수동과 숙박동, 운동장 등을 갖춘 ''전북자연환경연수원''이다. 1985년 자연학습원으로 조성돼 1998년 전북도 산림환경연구소에 통합됐고 2002년부터 민간기관이 위탁 운영하고 있는 환경교육시설이다. 2002년 원불교 천지보은회를 시작으로 올 2월 (사)누리까지 수탁운영 4기를 거치면서 전북 제일의 환경교육기관으로 자리 잡았다.
연간 2만여명이 넘는 교육생이 덕유산 연수원을 찾으며 환경의 중요성과 실천 방법을 고민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환경부가 ''국립환경교육센터''로 지정한 데 이어 전북도교육청이 ''학생환경교육센터''로 지정함으로써 환경교육의 인큐베이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온 가족 손잡고 ''가족환경캠프''
전북자연환경연수원은 숙박 연수와 체험, 관람이 가능한 다목적 기능을 갖췄다. 1일 200명이 숙박과 연수활동이 가능한 규모로 구성돼 있다. 특히 환경부 지정 국립 환경교육센터답게 학생과 성인,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갖췄다. 올 2월부터 연수원을 수탁·운영하고 있는 (사)누리는 특히 전북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했던 전문가들이 결합하면서 체험과 교육, 창의적 학습프로그램을 가미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혜숙 원장은 "지역을 불문하고 지구 온난화를 걱정하고 대안을 찾아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면서 "생존을 위해 필수적인 환경교육의 네트워크 기관으로 위상을 찾겠다"라고 밝혔다. 올해 2만1500여명의 교육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 8월 말까지 1만3800여명의 도민이 연수 프로그램에 참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가족환경캠프’는 환경부 교육과정인 학생·성인 환경교육은 물론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환경교실을 특별과정을 세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연수원 자체 프로그램에서도 가족환경캠프는 이미 올해 목표를 초과 달성했고, 도민생태기행과 초등생 생태학교도 좋은 호응을 얻었다. 연수원 관계자는 "2만1500여명에 대한 교육을 목표로 시작했는데 전체적으로 64%의 진도를 보여 연말까지는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밝혔다. 



중장기 수요자중심 프로그램 개발
연수원측은 특히 지난해까지 벌인 각종 교육프로그램에 대한 평가를 통해 수요자 중심의 창의적 프로그램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고 밝혔다. 연수원은 지난해까지 녹색특강·생명의 숲 탐사·자연체험 오리엔티어링·자연사박물관 견학·만들기 체험(황토염색, 두부, 비누) 등을 진행했다.
그러나 이 같은 프로그램이 단순한 지식전달 등 주입식에 그쳤고, 일부 프로그램은 프로그램에 담긴 의미와 뜻을 충분히 전달하지 못해 단순 체험에 그치는 한계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또 덕유산 청정환경에서 이뤄지는 프로그램임에도 불구, 지리적 여건을 충분히 살리지 못했다는 자체 평가를 내렸다.
연수원 관계자는 "연수원은 단순 체험공간이 아니라 교육을 위한 기관이므로 교육과정에 체험뿐 아니라 의미와 고민을 던지는 교육기관의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공급자 중심이 아닌 수요자 중심으로 진화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연수원은 기존 프로그램의 교육내용을 심층화 해 연수대상에 맞게 재편성했다. 숲 탐사체험의 경우 기존 지식전달 수준에서 숲을 구성하는 개체들의 상호작용과 관계에 대한 탐구, 늪에서 놀 수 있는 다양한 놀이 개발 등으로 연수생들의 관심도를 높였다.
또 최근 환경문제의 주요 이슈로 등장한 ''안전한 먹거리'' 강의를 결부시켜 밥상을 지켜야 하는 이유 등을 고민하게 만드는 교육의 장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지리적 특성도 가미해 금강 상류지역의 어류를 표본으로 전시해 지역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신재생에너지 강의, 환경퀴즈 대회, 화분을 이용한 저탄소 테라리움 제작 등 시대적 요구에 대한 대응도도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연수원측은 여기에 체험수준의 숲의 기능을 감성 프로그램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치유의 숲''이나 명상체험, 기체조 등을 접목해 연수프로그램의 다각화를 시도한다.
유혜숙 원장은 "환경교육은 생활하는 환경과 교육기관, 개인이 유기적인 네트워크로 연결됐을 때 최고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 "국립환경교육센터의 명성에 맞게 전북자연환경연수원이 명품 환경교육은 물론 환경네트워크를 잇는 허브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 전북자연환경연수원 프로그램 - 특강과 숲 탐사, 자연사박물관 견학, 수생탐사, 극기훈련 등이 가능하다. 각종 체험프로그램은 만들기 등에 필요한 실비(2000~1만5000원)를 받고, 연수원 식당에선 3000~4500원의 식비를 받는다. 기타 이용문의는 063-323-0380.

미니 인터뷰 - 전북자연환경연수원 유혜숙 원장
"도민과 친숙한 환경교육기관"


전북자연환경연수원 유혜숙 원장은 전북환경운동연합을 이끌고 있는 인물이다. (사)누리가 올 2월 자연환경연수원을 수탁·운영하면서 ''유치원생부터 성인까지 환경교육이 가능한 친숙한 교육기관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유 원장은 "지구촌 모두가 지구 온난화에 대한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면서 "환경교육은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과목"이라고 말했다. 그는 "환경교육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실천을 위해 뭘 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중장기적 투자의 관점으로 봐야 한다"라고 역설했다. 그는 중국 춘추전국시대 재상이던 관중의 표현을 빌어 환경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1년의 계획은 곡식을 심는 것 만한 것이 없고, 10년의 계획으로는 나무를 심는 것 만한 것이 없고, 백년지계로는 사람을 가르치는 일만한 것이 없다"고. 
유 원장은 특히 지역주민과 도민이 함께 만들어 가는 환경교육의 장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자연은 우리가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자연의 일부인 만큼, 환경을 지키는 일이 미래세대와 전북도민의 지속가능한 삶을 지키는 것이라는 공감대를 넓혀 가겠습니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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