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加김 수학전문학원
이국헌 원장
031) 916-7646, 7647
오늘 이런 말을 들었다. “원장님, EBS에서 어느 선생님이 그러는데요, 수학문제를 틀리는 이유는 3가지 밖에 없대요. 첫째는 개념을 몰라서 틀리구요, 둘째는 개념을 아는데 적용을 못해도 틀리구요, 마지막은 계산실수해서 틀리는 거래요” “음, 그래 일리가 있는 말이네” 분명히 맞는 말 이긴 한데...
“첫째는 개념을 몰라서 틀리구요,...”
수학은 개념을 알아야 하는 과목이라고 하는데, 사실 개념이 없는 과목과 학문이 어디 있겠는가? 개념은 지식과 학문이라는 나무의 가지와 같다. 개념이 없으면 꽃도, 잎도, 열매도 없다. 그리고 개념은 다소 높은 수준에 올라가야 제대로 알게 된다. 그리고 현재 고등학교 수학 교과서에 나오는 수학적 개념의 많은 부분은 많은 시간동안 그 시대의 천재들이 공을 들여 다듬어낸 것들이다. 그 만큼 어려운 것이고 보통의 학생들이 개념을 제대로 이해한다는 건 무리다. 많은 선생님들의 대부분의 노력은 어려운 개념을 최대한 친숙하고 익숙하게 하는 것이고, 시험에 최적화된 것으로 보는 것이 맞다. 낮은 단계에서는 단순한 규칙과 그 규칙이 적용된 다양한 예를 공부하게 된다. 처음에 개념을 정확히 잡고 가야 된다고 생각들 많이 하는데, 사실 다양한 예를 접하는 가운데 개념의 기초를 스스로 발견하는 것이 더 좋다고 본다.
“둘째는 개념을 아는데 적용을 못해서 틀리구요...”
지식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고 한다. 첫 번째는 내가 알고 있다는 느낌은 있는데 설명할 수는 없는 지식이고 두 번째는 내가 알고 있다는 느낌뿐만 아니라 남들에게 설명할 수도 있는 지식이다. 두 번째 지식만 진짜 지식이며 내가 쓸 수 있는 지식이다. 중요한 말이 아닐 수 없다. 첫 번째 지식은 왜 지식이 아닐까? 실제로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자주 경험해서 친숙하기 때문에 내가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인 것이다. ‘자, 이만하면 충분하다’라고 생각한 뒤 시험을 보러 들어가서는 눈앞이 막막해 지거나 머리가 갑자기 텅 빈 것 같은 경험을 했다면 첫 번째 종류의 지식만을 가졌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아마 이런 상황을 개념을 아는데 적용을 못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막연히 친숙하기만 한 것을 개념을 안다고 착각하고 문제가 막히면 적용이 잘 안된다고 오해하는 것이다. 어쩌면 핑계이고.
“셋째는 계산 실수해서 틀린데요”
“우리아이는 계산 실수가 잦아요...”라고 하시는 어머니들을 자주 본다. 시험지를 보면 확실히 계산 실수로 틀린 것이다. 하지만 분명 인정해야 하는 것은 실수도 실력이라는 것! 사자가 사냥하는 중에 가장 집중해야 하는 때는 마지막 순간, 앞발로 채거나 달려들어 허벅지나 옆구리는 무는 때이다. 그 때 마음속으로 ‘이제 다 잡은 거나 마찬가지야, 적당히 하면 되지 뭐...’ 집중력이 흩어지면 온 힘을 다해 쫓아 간 노력이 허사가 된다. 마찬가지다. 죽어라 어려운 개념도 이해하고 적용연습도 하느라 잠도 못자고 고생했는데, 마지막 순간 자만해서 틀리면 안된다.
분명히 맞는 말이긴 한데...
요즘 어머니들의 신규 상담 중에 자주 듣는 말이 “빡세게 공부 시켜주세요”, “숙제 검사 철저히 해 주시나요?”이다. 그 만큼 학생 스스로가 하지는 않는데, 어머니들은 애들이 공부 좀 잘했으면 하시는 거다. 정작 학생은 자신이 잘해야 한다는 목표의식이 없고, 학원에 오는 것을 어머니가 시키니까 하는 심부름처럼 생각하는 건 아닌지 생각하기도 한다. 그리고 요즘 들어 그런 학생들이 점점 늘어가는 것 같다. 위에서 언급한 수학문제를 틀리는 이유 세 가지는 분명 맞는 말이다. 근데 내 생각엔 틀리는 이유라기보다는 틀리는 유형이라고 하는 것이 더 맞을 것 같다. 틀리는 이유는 한 가지, 공부를 안 한 것이다. 공부를 안 하니까 개념을 모르는 것이고, 공부한 내용을 남에게 설명해 줄 수 있을 만큼 완벽하게 못한 것이고, 끝까지 집중하는 근성과 아는 것에도 겸손해야 한다는 소양공부가 부족한 것이다.
최근 몇 년 사이에 교육환경이 많이 변화 하였다. 특목고 입시 과열이 많이 시들었고, 대학입시도 수시의 확대로 수능이 최저 학력기준의 역할로 영향력이 약화되고 있다. 또한 입학사정관제도의 도입으로 비교과영역의 비중도 커지고 있다. 공부를 잘해야 하는 이유가 외부(입시)에 있던 시절은 가고, 그 이유를 자신 스스로 찾아서 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 같다. 이제 부모님들은, 지금 하는 공부나 사회인이 되어 해야 할 일은 모두 정성과 노력이 필요한 것이며, 내가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해서 그 결과로 지역사회와 나아가 국가, 세계에 이로움울 줄 수 있다면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 자녀들과 이야기 할 준비를 하셔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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