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내한 공연을 가졌던 베네수엘라 출신의 지휘자 구스타프 두다멜은 20대 중반의 나이에 벌써 거장의 족적을 남기기 시작했다. ‘엘 시스테마’가 배출한 이 걸출한 예술가는 음악이 인간의 정신을 고양하고 감동을 준다는 보편적인 역할론에서 한 걸음 나아가 한 사회에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실증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엘 시스테마’란 베네수엘라 청소년 및 아동 오케스트라 국가시스템을 일컫는 말로, 20세기 인류가 만들어 낸 가장 혁명적인 예술교육 시스템으로 평가받는다. 빈곤 탈출의 희망이 되어야 할 청소년들이 마약, 폭력 등 범죄에 빠져 가난을 재생산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자 1975년 허름한 차고에서 11명의 학생으로 시작한 것이 ‘엘 시스테마’의 시초이다. 30년 쯤 흐른 베네수엘라에서 ‘엘 시스테마’는 이제 새로운 국가 원동력이 되었다.
동네마다 오케스트라 연주가 넘실되도록
여기 나랏님도 감히 추진하지 못하는 황당하게 들리는 꿈을 향해 돌진하는 젊은 CEO가 있다. 2014년까지 전 세계가 아니라 비좁은 대한민국 땅에 1000개의 오케스트라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운 (주)뮤직홈소리나눔의 서동범 대표. 이미 올해 66개의 오케스트라를 만들었고, 매월 24개씩, 2012년까지 450개, 2013년 말까지 1천개 설립의 구체적 비전이 제시되어 있다.
시간은 언제나 똑같이 흐른다는 기존 법칙을 깨버린 아인슈타인이 본다면 세계에서 가장 바쁘고, 빠른 나라인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정글의 세계이다. 가장은 생존에, 주부는 장바구니 물가 걱정에, 아이들은 치열한 입시경쟁에 피곤해 한다. 그 속에서 스트레스를 치유하고, 보호막이 되는 가족의 유대는 약화되고 있다. 뮤직홈의 사훈은 ‘음악이 있는 화목한 가정이 대한민국을 살린다’이다. 즉 뮤직홈은 가정에서 기쁨과 웃음이 가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가족 밴드 만들기와 돼지아빠 희망 콘서트 등을 진행했으며, 이제 전국에 오케스트라 열풍을 일으켜 이를 더욱 구체화시키고 있다.
악기 무료로 대여, 초보자도 오케스트라 단원 될 수 있어
뮤직홈의 일명 ‘우리동네 오케스트라 만들기’ 프로젝트는 학생, 성인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모집파트는 바이올린, 첼로, 플륫, 클라리넷, 색소폰과 통기타이다. 악기 초보 입문자도 신청이 가능하며, 실력과 연령에 따라 지역마다 5개의 오케스트라를 조직한다. 주니어, 성인 마이너 오케스트라는 처음 악기를 접하는 학생과 성인이 각각 대상이다. 메이저 오케스트라는 경력이 있거나 1년 이상 악기를 연습하면 올라가는 성인과 학생 혼합 오케스트라. 거기에 통기타 오케스트라와 색소폰 오케스트라에 가입할 수 있다.
현재 수도권을 중심으로 66개가 창단되어 운영중이며, 일산, 덕양, 인천, 부천, 분당, 용인, 과천, 금천, 수원, 강동, 광진, 강서, 구로, 안산 등에서 신규 오케스트라를 조직하고 있다. 1년에 1번 이상 공연을 하는데, 지휘자들은 모두 석사와 박사학위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레슨을 담당하는 강사들은 모두 정규직으로 품성과 실력 등을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 이 밖에 뮤직홈에서는 입단 시 고가의 악기를 무료로 임대하여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뮤직홈은 음악을 통한 가족의 의미 찾기 외에도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도 지속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정신지체 어린이 25명을 대상으로 무료레슨을 해주어 공연을 하였는데 관객들의 호응이 뜨거웠다. 이겨 나가기 어려운 악기연습과정을 너무나 열심히 이겨 내준 이들에게 손을 들어 관객들은 존경과 깊은 관심을 보인 것이다.
메이저 오케스트라 단원인 김지민(18) 군은 “집이 가난해서 생각도 못했는데 ‘뮤직홈’을 통해 악기를 무료로 대여 받고 저렴한 레슨비로 배운지 2년 만에 오케스트라 단원이 되어 정기연주회도 참가할 수 있어서 매우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서 대표는 “우리나라 각 시·도·군마다 오케스트라를 만들 계획이다. 각 고장마다 아름다운 음악이 흐른다면 우리나라는 꿈과 낭만, 소망이 너욱 풍부한 나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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