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신분당선 연장구간 제2미금역 설치를 둘러싼 논란

지역내일 2011-08-29 (수정 2011-08-29 오전 1:12:08)

 신분당선 연장선 미금역, GO? STOP!
 비용 분담 문제 협의되는 대로 추가 설치 공사 시작될 듯




 




“현재 운행 중인 분당선 미금역은 2010년 하루 평균 승하차 인원이 3만7000여 명이고 역 주변에는 58개 버스노선이 운행할 정도로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입니다. 신분당선 연장구간에 미금 정차역은 꼭 추가로 설치해야 합니다.”(구일완 미금 정차역 유치추진위원회 위원장)
“정자역에서 SB01역(역 이름 미정)간 거리가 3.76km로 수도권 광역철도 평균 역간 거리 2.0km보다 약 두 배 정도 길어 중간역 설치가 필요하다고 판단됩니다.”(국토해양부)
지난 18일 오후 5시 분당구청 1층 대회의실에서 신분당선 연장구간에 미금 정차역을 추가로 설치하는 문제를 놓고 주민설명회가 열렸다. 이날 설명회에는 미금 정차역 유치추진위원회(이하 유추위)를 비롯한 지역 주민 500여 명이 참석해 미금 정차역 추가 설치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신분당선 연장구간에서 무슨 일이?
미금 정차역 설치는 그동안 분당 주민들의 주된 현안이었다. 신분당선 환승역인 정자역 주변 교통량이 집중돼 성남대로의 교통 혼잡이 예상되고, 용인시의 개발로 미금역 인근의 유동인구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올초 미금 정차역 추가 설치가 본격적으로 논의되자, 수원 광교신도시 입주예정자들이 “역을 추가로 설치하면 운행시간이 지연된다”는 등의 이유로 반발하면서 성남-수원 시민 간 갈등 양상으로 번졌다. 급기야 4월 4일 사업시행자인 경기철도(주)가 “광교신도시 주민의 정차역 반대 민원이 해결될 때까지 정차역 협약을 중단한다”고 성남시에 통고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대해 성남시는 미금역 추가 설치를 확정지을 때까지 성남 구간에서 진행되는 공사의 모든 인·허가를 금지하고 연장선 공사에 들어가는 성남시비 45억 원도 납부를 보류하겠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오랜 시간 동안 난항을 거듭하는 신분당선 미금 정차역 추가 설치의 쟁점은 무엇인지 살펴보자.

미금 정차역 추가 설치를 둘러싼 쟁점 3
신분당선 연장선 미금에 정차해야 하는 이유




1 분당 주민들이 신분당선에 무임승차 하려고 한다?
신분당선 연장선(정자∼광교)에는 광교분담금 4519억원과 수원시비 42억원이 투입된다. 광교 입주민 대표들은 “신분당선 연장선(정자∼광교)은 광교신도시 입주민과의 약속이기에 원안대로 추진돼야 한다”며 “명품신도시 약속을 믿고 가구당 1500만원 이상의 광역교통분담금을 부담했는데, 국토부마저 입주민들을 벼랑으로 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성남시는 “신분당선(강남∼정자) 구간에는 성남판교분담금 4850억원과 성남시비 109억원이 투입되고 연장선에는 수원시의 42억원 보다 더 많은 45억원을 성남시가 부담한다”고 설명했다.
유추위에서는 “오히려 신분당선(강남∼정자)에 연결하여 광교까지 이어지도록 연장선을 설치하니까 수원시민들 입장에서 보면 설치비용 부담을 줄이는 장점이 있는데도 미금 정차역 설치를 반대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2 미금 정차역 설치로 인해 운행시간이 지연 된다?
광교신도시 입주예정자들은 미금 정차역이 추가로 설치되면 전철 운행속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장영수 국토부 광역도시철도과장은 “실제 타당성 조사에서 편익 비용비와 수익성 지수가 ‘1’보다 높은 각각 1.05, 1.53이 나왔고, 실제 운행속도도 1분 정도 지연될 뿐”이라고 설명했다. 또 “수도권 광역철도 역간 평균 거리가 1.5km인데 정자∼미금역 간 거리가 1.88km로 조사돼 타당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3 미금 정차역 허가하면 다른 곳에서도 설치 요구를 한다?
미금 정차역 설치를 허가하면 다른 지역에서도 주민들의 필요에 따라 얼마든지 추가역 설치를 요구할 수 있다는 문제제기도 나온다. 그러나 배춘봉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위원에 따르면 “현재 신분당선에서 추가역 설치 요구가 발생할 수 있는 곳은 없다”고 한다.
유추위의 김경아 공동대표는 “강남부터 정자까지의 역간 거리가 거의 비슷해서 추가로 설치를 요구할 수 있는 구역은 전혀 없다. 미금 정차역 설치 요구는 어느 날 갑자기 나온 얘기가 아니라 지난 5년 전부터 분당 주민들이 현실적인 필요성을 근거로 꾸준히 주장해왔던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다함께 누리는 상생의 지혜가 필요
대부분 쟁점이 됐던 사항들은 국토부의 연구결과를 통해 미금 정차역 설치의 타당성이 인정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행이 지연된 이유에 대해 유추위 관계자는 수원시와의 갈등보다는 분담금에 대한 경기철도(주)의 소극적 입장을 꼽았다. 근거는 이렇다.
“대략 이런 사업 시 지자체와 사업시행사가 5:5의 비율로 분담금을 나누게 되어 있으나 이대엽 전시장 시절에 6:4 그리고 현재는 약 7:3 정도의 비율로 사업비 총 900억 원 중 230억 원 정도만 사업시행사인 경기철도(주)가 분담하는 안으로 조정되고 있다. 결국 그동안 사업시행자 경기철도(주)가 분담금을 줄이기 위해 정차역 추가 설치를 지연시키고 있다고 본다.”
성남시는 주민설명회를 통해 그동안 지적됐던 문제들이 상당부분 해소됐고, 미금 정창역 추가 설치도 타당성이 있다고 발표됨에 따라 관계기관 간 비용분담 문제가 협의되는 대로 공사를 재개할 것으로 전망했다.
분당에서 주민설명회가 예정대로 열린 것에 반해 분당보다 하루 전인 17일 수원 장안구민회관에서 예정됐던 수원 지역 주민설명회는 주민들의 반대로 연기됐다. 광교신도시 입주민 대표들은 “용인경전철 실패로 1조원 이상의 국민적 피해를 가져오고 고양시 경전철 타당성조사에서도 승차인원을 10배나 부풀렸던 한국교통연구원의 타당성검토 용역을 신뢰할 수 없다”며 “용역 결과 전체를 공개하고, 수원?용인?성남시가 공동으로 신뢰할 수 있는 제3의 기관에 타당성 용역을 다시 맡길 것”을 요구했다.
한편 염태영 수원시장은 지난 23일 미금 정차역 추가 설치 논란과 관련해 “수원시와 성남시 등 당사자가 참여하는 협의체 구성하자”고 제안해 귀추가 주목된다.
서희영 편집위원 tjgmldud8082@naver.com




미니 인터뷰- 김경아 미금 정차역 유치 추진위원회 공동대표
“지난 5년간 숱하게 요구했던 건데 지역이기주의라니요?”




 




2005년 말부터 미금 환승역 추진위원회에 참여해온 김경아 공동대표는 설명회가 끝난 후 다소 상기된 표정이었다.
그는 “수원 광교신도시 입주예정자들과 갈등도 있었지만 중요한 건 신분당선 연장선 공사가 조속히 시행되어 원래 예정대로 2016년 2월에 별탈없이 개통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광교신도시, 수지, 성남시민 누구나 그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을 때 가장 행복하지 않을까요? 예를 들면 서울 지하철을 만들 때 성남시민, 수원시민의 세금이 한 푼도 들어가지 않았으니 이용할 수 없다고 해야 하나요? 이런 논리로 생각하는 거라면 신분당선에 수원시비가 전혀 들어가지 않았으니 수원시민은 이용할 자격이 없다고 말해야 합니다. 그러나 분당시민 누구도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공공의 목적으로 만들어진 시설은 누구나 함께 이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말 그대로 ‘대중의 발’이 대중교통 아닙니까? 가능하면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것이 서로 행복해지고 함께 삶의 질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봅니다.”
그는 “미금 정차역 설치로 운행시간이 1분 정도 지연된다는 이유로 반대한다면 사업시행자도 경제적으로 손해이고, 광교신도시 입주민이나 미금역을 이용하는 수지를 비롯한 인근 지역 주민들도 오랫동안 생활의 불편을 감수해야 할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특히 사업시행자인 경기철도(주)가 분담금을 적게 내려고 성남시와 신경전을 벌이며 사업시행을 지연시키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서로 조금씩 양보해 연장선이 빨리 개통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다함께 그 편리함을 누리기 위해, 지금은 상생의 관점이 필요한 때입니다.”
서희영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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