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도당고등학교 2학년 이성덕 군은 이번 여름방학을 맞아 새로운 도전을 감행했다.
부천YMCA 청소년 문화의 집이 주관한 제 7기 청소년 국토대장정에 참가한 것. 그는 지난 7월 25일부터 30일의 5박 6일에 걸친 100km 도보거리를 완주했다. 해남 땅끝 마을을 출발해서 완도와 청산도, 장흥, 보성을 지나 순천까지 걸었던 멀고 먼 여정이었다. ‘아무나 경험할 수 없는 추억을 만들자’고 결심한 뒤 자기 자신을 뛰어넘은 성덕 군은 “이제 나는 포기를 모르는 사람이 됐다”고 자신한다. 그런 그를 지난 11일 도당고교 교정에서 만났다.
이것도 못 이기면 어떻게 하려고?
3일 째 행군날인 7월 27일은 유난히 햇볕이 따가웠다. 그 날은 오전 6시 30분 전라남도 청산도를 출발해서 장흥까지 17km를 걸어야 했다. 흐르는 땀으로 범벅이 됐지만 성덕 군은 자기 최면을 걸었다. ‘힘들지만 힘들지 않다’고. 거기에 발라드며 록, 댄스곡 등 자신이 아는 노래를 총동원해 덧붙였다. 손에 든 깃발을 더욱 세게 흔들며 앞으로 나아갔다. 옆에 있던 대학생 리더가 “이 지경인데 힘이 넘쳐나느냐”고 말했을 정도로. 그 때 그의 마음이 말했다. ‘별 것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힘들어? 이것도 못 이기면 어떻게 하려고?’.
부천 송내동 청소년문화의 집 봉사동아리 ‘원피스’의 일원이던 성덕 군은 어느 날 국토대장정에 참가해보지 않겠느냐는 대학생 형의 권유를 받게 된다. 처음엔 별로 관심 없었지만 재미있고, 정말 좋다는 말을 듣고는 가보기로 결정한다. “학업에 지친 심신을 달래는 계기가 될 것이고 100km라는 먼 거리를 이겨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어요. 거기서 많은 사람들과 친해보자며 첫 걸음을 떼었습니다.”
평소 고민? 걸으면서 정리했어.
어렵다는 국토대장정에 자발적으로 참여한 그는 어떤 생각을 하며 이 길을 걸어왔을까?
“첫 날 걸을 땐 다시는 이런 데 와서 고생 안한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마지막 날이 되자 아쉬운 마음이 들면서 무조건 다시 온다는 생각으로 바뀌었지요.” 적극적으로 도전해서 늘 무언가를 얻어내는 것이 특기(?)인 성덕 군에게 이번 걷기는 쓴 약과 같았다. 먹을 땐 힘들지만 몸에는 이로운. “요즘 청소년들이 부모에게 떠밀려서 하기 싫어도 공부를 해야 하는 것이 실상이라면, 있는 줄도 몰랐고 참여할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던 국토대장정은 제게 그 어떤 것보다 값진 경험이 됐죠. 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평생 경험하지 못 할 수도 있는 일이잖아요.” 그는 이번 대장정을 통해 평소에 고민했던 문제들을 묵묵히 걸으며 정리했다. 인내심과 리더십, 공동체 의식, 추억, 자신감 등 무수히 많은 것도 얻어왔다. 지금은 알 수 없지만 성장하면서 영향력을 끼치게 될 그 어떤 것까지도. “무사히 완주했다는 기쁨과 함께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는 성취감이 새록새록 생기네요. 앞으로 살아가는 데 길에서 배운 인내심이 저를 포기하지 않는 사람으로 만들어 갈 것이고 리더가 되든 구성원이 되든 공동체 속에서 조화로운 사람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학생 리더로 또 참여할 생각
“정직함이 좋아요. 뭐든 해보려는 적극성도 있고요.” 중학교 때까지 ‘놀았다’는 그는 고등학교 입학으로 큰 깨달음을 얻었다고 했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저서를 읽고 세상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그로 인해 우리나라에서 비리 없는 정치를 해보자는 꿈을 품게 된다. 그래서 고1 때 공부와 학교 활동을 열심히 했다. 고2 올라와서 진학을 구체화 시키면서 전교 회장에 출마했으나 낙방한다. 그 후로 그는 친구들에게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저는 예전과 똑같다고 생각하는데 친구들은 선거 이후 제게 많은 변화가 있다고 하는 걸요.” 희망은 정치외교학과 진학이다. 대장정 후 제자리로 돌아온 그는 대학 진학을 위해 열심히 노력할 것이다. 대학교에 입학하면 또 다시 국토대장정에 참여할 것이다. 이번에는 후배를 리드하는 대학생 지도자로! “다녀와서 생각을 정리하고 표현할 길이 없었는데 인터뷰할 기회를 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저에게 이런 기회가 왔다는 것은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송내동청소년문화의 집에도 고마운 마음을 표하고 싶습니다.”
임옥경 리포터 jayu777@naver.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