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회 아산시민대상 수상자가 선정됐다.
효행부문 오연택(56), 교육복지부문 정순신(61) 이영란(55), 문화체육부문 박용선(46), 경제환경부문 한민우(55), 특별부문 이전행(50)씨다. 이 중 인륜의 으뜸이라 일컫는 효행상을 수상하는 오연택씨를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오연택씨는 종갓집 6남매의 맏며느리로 홀로 계신 시아버님을 13년간 극진히 간병하며, 지역노인건강교실을 운영하는 등 효 실천에 모범이 되어 주민 칭송을 받고 있다고 알려졌다.
"내가 무슨 인터뷰감이라고…. 부끄럽네요." 오연택씨는 한사코 자신이 한 일이 거창하게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며 매우 쑥스러운 듯 인터뷰에 응해주었다.
오씨는 거의 20년 전 시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후부터 당진 합덕에 홀로 계신 시아버지를 봉양하기 시작했다. 큰아들이 초등 5학년 때였다. 시아버님을 위해 반찬을 해다 나르고 들여다보기 위해 오씨는 운전을 배웠고 차를 샀다. 13년 전 자신의 집에서 시아버지가 함께 살기까지 그 생활은 계속되었다.
오씨는 “합덕으로 다닐 때 아버님이 말씀하시길 ''아침마당 이금희 아나운서를 상냥한 너를 보는 듯이 보곤 한다''고 하셨다. 아버님이 나를 예뻐해 주고 칭찬을 해주시니 어른 말씀에 거역하거나 불손한 마음이 한 번도 든 적이 없다"며 "남들이 말하는 요양원은 상상도 못해봤다"고 했다.
오연택씨는 같이 살면서도 시아버지의 시중을 드는 것이 전혀 힘들거나 불편하게 생각되지 않고 오히려 지역노인건강교실에서 노인체조, 레크레이션 등을 지도하는 데까지 이르렀다. 어르신들에게 공손하고 ''정우여성봉사단'' 회장을 맡으면서 여러 가지 봉사를 하다 보니 여기저기서 효부상, 봉사상 등을 자주 타게 됐다. 상복이 많은 것 같다며 오씨는 겸손해했다.
오씨는 "얼마 전 시아버지에게 암이 급속도로 퍼진 걸 알게 되었다. 건강하셨고 자각증상도 없었다. 단지 식사만 잘 못 드셔서 그것을 걱정했다. 병원에서도 이젠 손을 못 쓴다고 했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의논 끝에 어른이 사는 동안은 편안하도록 함구하기로 결정했다고.
몸이 안 좋은 시아버지가 역정을 부리면 속상할 만도 할 텐데 오씨는 그런 내색이 전혀 없다. 오히려 "남편도 아이들도 다 착하다. 시댁식구들도 항상 내게 고마워한다"며 모든 공을 가족들한테 돌렸다. 보기 드문 며느리답게 시댁 칭찬을 하는 그에게서 진심으로 시댁식구를 사랑하는 모습을 읽을 수 있었다.
오씨는 말했다. 시아버지 덕분에 자신이 최고 며느리가 됐다고. 늘 며느리 칭찬을 달고 살아온 시아버지가 아니었으면 자신은 아무것도 아니었다고. 그는 "그냥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살아왔더니 이 자리까지 오게 된 것 같다"며 밝은 웃음으로 인터뷰를 마쳤다.
오씨는 효는 강요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란 교훈을 주었다. 마음이 있는 손길이 닿을 때 비로소 진정성은 빛을 발한다. 10월 2일 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개최되는 제17회 아산시민의 날 기념식에서 오연택씨는 어느 누구 못지않은 떳떳하고 자랑스러운 효행상을 수상하게 될 것이다.
노준희 리포터 dooaiu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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