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용인 부동산 핫이슈
강남 16분 신분당선 개통, 우리 지역에 미치는 영향은?
수도권 남부지역 교통개선을 위해 건설된 신분당선 정자~강남구간이 드디어 개통된다. 원래는 9월말 개통 예정이었는데, 7월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 피해로 예정보다 1개월 미뤄져 10월 28일로 개통일이 정해졌다. 신분당선은 6년간의 공사를 마무리하고 정자~판교~청계산입구~양재시민의 숲~양재서초구청~강남역까지 총 18.5km거리, 6개역을 경유한다. 이 노선으로 강남에서 정자까지 16분이면 도달 가능해진다. 이번에 개통되는 구간은 강남과 판교·분당을 있는 신분당선 1단계 노선이며, 지난 2월에 착공해 오는 2016년에 개통되는 2단계는 정자에서 광교신도시까지 이어진다. 현재 논란에 오른 미금역 추가 설치 건은 이 구간에 해당된다. 추후 강 넘어 용산까지 연장되면 수도권 남부 거주자들이 도시철도를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모아진다. 이번 호에서는 신분당선 개통을 앞두고 시승식체험과 지역민들이 기대하는 목소리,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담아봤다.
오은정 리포터 ohej0622@nate.com
신분당선 특별시승식 체험기
빛의 속도로 강남까지 고고씽~
지난달 27일 판교역에서 열린 신분당선 특별시승행사에 참석했다. 판교 거주자가 아니어서 판교역을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네비게이션에 판교역이 검색이 되지 않아 판교에 진입해 오롯이 ‘판교역’이라는 도로 표지판만을 의지해 어렵게 찾아갔다. 판교역은 의외로 도심이 아닌 허허벌판에 위치해 있었다. 아직 주변 개발이 덜 된 탓이겠지만, 당장 다음 달부터 개통이 될 판교역이 너무 황량해 밤길이 걱정됐다. 판교역 근처 서해그랑블 아파트가 가장 큰 수혜단지로 판단되며, 환승주차장과 연계 버스노선 정비가 시급해보였다.
오전 10시 42분, 신분당선은 판교역을 출발했다. 열차는 바로 시속 60km에 올라 가속력을 더해 90km를 유지하면서 달려 나갔다. 신분당선의 원래 최고 시속은 110km이지만 이날은 시승행사임을 감안해 시속 90km를 유지해 달렸다. 다른 노선의 전철들은 가속을 위한 준비운전 시간이 긴데, 신분당선은 출발 즉시 지정 속도 괘도에 오르는 듯한 느낌이었다. 엔진 가속과정이 짧아 진동이 조금 느껴지나 승객이 많이 탑승하면 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판교와 청계산입구역 구간의 길이는 8.2km로 전철의 도심 지역 간 거리로는 세계 최장이라 한다. 그만큼 중간 정차역이 없어 단시간 장거리 도달이 가능해진 것이다. 신분당선 역간 소요시간은 2~3분이지만 판교~청계산입구역은 거리가 멀어서 5~6분 정도 걸렸다. 전철은 청계산입구역까지 8.2km 거리를 정확히 5분 만에 주파하고 양재서초구청역을 지나 종착역인 강남역에 오전 10시 59에 도착했다. 판교역에서 출발 후 17분 만에 강남역에 도착한 것이다. 이날 시승식에는 6개 역에 모두 정차했으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승객들의 승하차는 허락되지 않았다. 실제 개통시 승객들의 승하차로 인한 정차 시간이 길어질 것이나 정식 개통되면 속력을 시속 110km까지 올려 정자역에서 강남역까지 운행시간을 16분으로 맞추게 된다고 한다. 강남역을 찍고 다시 열차는 판교역으로 순식간에 되돌아오면서 시승식을 무사히 마쳤다.
국내 최초 무인전철, 혹시 불안하신가요?
신기한 것은 신분당선 열차에는 기관사가 없다는 것이다. 무인운행이라 지하철 첫 칸에 가면 앞 유리창이 뻥 뚫려 있어 지하를 달리는 풍경을 볼 수 있다. LED투광등이 설치된 터널 내 화려한 경관도 볼 수 있게 된다. 무인열차라 불안하다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신분당선 열차는 종합관제센터에서 원격시스템으로 자동관리·통제하기 때문이다. 객실 내에 CCVT도 설치되어 있어 사고나 불미스러운 일에도 대비할 수 있고, 운행 초기 2년간은 이용객들의 불안감을 덜기 위해 기관사가 안전요원으로 탑승 배치된다.
현재 출·퇴근 시 정자~강남 간 교통수단별 소요시간은 광역버스 35~45분, 분당선 45분으로 나타나고 있다. 신분당선은 16분 만에 구간을 주파할 수 있어 기존 분당선과 광역버스에 비해 28분 정도 단축된다. 기본요금은 1600원으로 10km 기준으로 넘어가면 100원 추가되기 떄문에 정자역에서 강남역까지(17.3km) 요금은 1800원이다. 일반 지하철 기본요금인 1000원에 비해 다소 비싸게 책정된 감이 있으나 기존 분당선으로 분당구에서 수정구를 거쳐 강남 테헤란로까지 오는데 40분 이상 걸렸던 걸 생각하면 수용할 만하다. 신분당선 정자환승역 출입구는 2개로 기존 분당선 정자역 4개 출구에 5번 출구(현대 자동차 앞)과 6번 출구(동양 파라곤 건너편)가 추가 설치된다. 신분당선 운행시간은 새벽5시30분부터 다음날 새벽 1시까지 다소 길어 도심에서 여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운행회수는 평일 320회 주말과 공휴일에는 272회 운행할 예정이다.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 -신분당선 준비완료 됐나요?
* 백현동 입주자 대표회장 송종석(62·백현동)씨
신분당선 개통으로 동판교, 서판교(마을버스노선 확정) 주민의 출퇴근 및 서울(강남) 나들이가 편리해질 것 같습니다. 빨리 수원까지 연장 개통이 되길 손꼽아 기다리겠습니다. 판교역 주변 상권은 입주 중인 테크노벨리 직장인으로 인하여 활성화 될 것 입니다. 현재 공사 중인 성남~여주 복선전철이 개통되면 판교역이 환승역이 되면서 주변 상권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가 됩니다.
* 이문규(79·성남 도촌동)씨, 임금순(57·성남 도촌동)씨
오늘 시승식에 참여했는데, 운전수 없이 빠른 속도로 강남역까지 도달한다는 게 대단하네요. 운전수 없는 자동시스템이지만 승무원이 있어서 마음은 놓입니다. 성남 도촌동에 살고 있는데, 야탑역이나 정자역으로 버스가 잘 연결되기 때문에 신분당선을 자주 이용하게 될 것 같습니다. 판교역 주변은 정비가 안 돼 잘 모르겠는데, 이 넓은 공간을 환승주차장과 쉼터, 문화 공간 등으로 조성했으면 좋겠습니다. 판교역이 사람을 끌어들일 수 있고 쉬고 싶은 시민의 공간으로 거듭나길 바랍니다.
* 장선필(44·분당 정자동)씨
저희 집에서는 신분당선 개통을 제가 제일 반기고 있습니다. 직장과 거주지가 분당이라 출퇴근 수단으로는 활용하지는 않으나 강남 근처에서 친구와 술 약속이 있을 때 아주 편리할 것 같습니다. 강남역 주변은 주차하기도 힘들고, 차를 가지고 가면 대리운전 때문에 비용도 많이 들었는데, 신분당선으로 강남역까지 16분 만에 갈 수 있다니 너무 좋습니다.
* 정수경(42·분당 정자동)씨
정자동 거주 주부들이 오전에 애들 없을 때 강남 나갔다오기 편해질 것 같아 다들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정자동에서 강남을 나가려면 지하철은 갈아타는 것이 귀찮고, 버스는 바로 가지 않고 분당을 다 들러 가서 시간소모가 많았죠. 정자 환승역에서 강남까지 16분에 주파한다니 강남이 아주 가까워지는 느낌입니다. 강남역에서 약속이 많이 생길 것 같습니다.
* 김미경(52·분당 정자동)씨
신분당선이 개통하지만 주변 분들에게 부동산 관련해서 큰 화젯거리가 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부동산 시세가 좋았을 때야 교통호재가 영향이 있었지만 요즘은 워낙 불경기라 별다른 변화나 기대감이 반영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서울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신분당선의 가장 큰 수혜자라고 봅니다.
* 유정민(39·분당 정자동)
정자동 파크뷰 내에 신분당선 개통에 관한 공고가 붙어서 드디어 개통을 한다는 것이 실감이 납니다. 강남 외출시 버스에 비해 시간이 단축되어 자주 이용할 것 같은데, 아이를 데리고 다닐 때는 집에서 정자역이 좀 멀어서 바로 이용할 수 있는 버스 노선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최근 정자동 전세값이 많이 올랐는데, 정자 환승역 개통도 영향이 좀 있는 것 같습니다.
* 박은희(37·정자동 뱅킷하우스 매니저)씨
분당 정자동에서 돌잔치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데, 신분당선 정자환승역 개통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다. 정자환승역이 개통되면 돌잔치를 열 때 서울에서 오는 가족들이 오기가 편해지기 때문입니다. 정자역 주변 상권에는 종목별 차이가 있지만 돌잔치나 결혼식장 업계에는 희소식입니다.
신분당선 개통, 지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다음 달 개통을 앞두고 신분당선 역세권 주변지역 부동산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서울 강남과 경기 판교 및 분당신도시를 거쳐 광교 신도시까지 이어지는 신분당선은 서울 지하철 9호선 이후 마지막 ‘황금노선’이라고 불리며 2005년 착공 때부터 역세권 주변 집값을 끌어올리는 호재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개통을 코앞에 두고도 부동산시장은 잠잠한 모습이다. 정자동 모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신분당선 호재는 부동산 성수기였던 2005~2006년에 이미 반영됐고, 현재와 같은 부동산 경기 침체기에는 당장의 효과가 나타나기 힘들다”며, “하지만 경기가 나아지고 실제 이용객이 늘면서 장기적으로 교통호재가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부동산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교통호재는 매매시장보다는 실수요자 시장인 전세시장에 더 영향을 미친다”며 “출퇴근을 위한 대중교통 여건에 민감한 젊은층과 신혼부부가 찾는 소형 전세 아파트가 더 영향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분당 일대 중개업계에 따르면 신분당선 개통을 앞두고 환승역이 들어서는 정자동을 중심으로 기존 분당선 수내역, 미금역 주변 오피스텔 가격이 비교적 큰 폭으로 올랐다고 한다. 또한, 정자동·판교신도시 일대는 아파트 전셋값이 지난해 말 대비 2000만∼6500만원 올랐다. 신분당선 정자환승역이 개통되면 주변 상권에도 적잖은 변화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강남 접근이 훨씬 손쉬워 지면서 고급 소비업종의 경우 손님들이 분당을 버리고 강남으로 가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정자역이 신분당선의 환승역이 되면서 각 지에서 유동인구가 몰려들겠지만 강남을 가기위한 만남의 장소 정도로 전락하게 되면 정자역 주변은 저가형 상권으로 재편될 수도 있다는 조심스런 예상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면에서는 정자동 카페거리와 같이 지역 자체의 색깔을 띤 상권은 강남이 대체할 수 없는 로컬 가치가 있기 때문에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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