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탐방길 - 고창 학원농장 메밀꽃 축제

파란 하늘 아래 가을 들녘에 하얀 팝콘이 피었습니다!

지역내일 2011-10-01 (수정 2011-10-01 오전 10:14:15)

눈꽃처럼 하얀 메밀꽃이 피었다는 텔레비전 속 아나운서의 멘트가 밤낮으로 귀를 간지럽힌다. 우리지역 고창 황무지를 개간한 척박한 땅에 봄이면 청보리로 지천을 덮었다가 가을이면 금방 튀긴 팝콘들이 하늘로 승천을 하는 듯 온통 새하얀 빛을 발하는 곳이 있다는데…. 바로 9월 중순부터 10월까지 메밀꽃 축제가 한창인 고창 학원농장이다. 휴일을 맞아 찾아간 학원농장은 가족단위 관광객과 연인·친구 방문객들로 이미 꽃 반 사람 반이다.




학원농장에 가면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학원농장은 전라북도 고창군 공음면 선동리에 있는 관광 농장으로 전 국무총리 진의종씨와 부인 이학씨가 1960년대 초반 고창군의 광활한 미개발 야산 약 33만여㎡를 개간하여 조성하였다. 1960년대에는 뽕나무를 식재하여 잠업을, 1970년대에는 목초를 재배하여 한우 비육 사업을, 1980년대에는 보리, 수박, 땅콩 등을 재배하며 땅을 일구었다.
1992년 초 설립자의 장남 진영호씨가 귀농하여 정착하면서 보리와 콩을 대량으로 재배하고, 장미와 카네이션 등 화훼 농업을 병행하면서 관광 농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2000년대에 들어 늘어나는 관광객들의 경관 관광 욕구에 부응키 위하여 보리농사를 계속하면서 콩은 메밀로 작물 전환을 하게 되었다.
결국 봄에는 보리, 가을에는 메밀이 번갈아 만들어 내는 아름다운 농장 풍경을 인정받아 2004년도 말에는 전국 최초로 학원농장 주변이 경관농업특구로 지정되었다.




소금을 뿌렸을까, 팝콘을 소쿠리 채 쏟았을까
파란 가을하늘 아래 학원농장을 찾은 이들은 말 그대로 ‘진짜’ 많다. 주차장에 빼곡한 차들과 행사장에 들어선 인파들로 축제의 유명세를 실감케 한다.
봄에 푸른 청보리를 자랑하던 넓은 들판이 이제 팝콘을 뿌린 듯 흰 꽃 천지가 되었다.
강원도의 메밀밭은 산골짜기의 뙈기밭에 핀 하얀 꽃이 요염함과 서정적인 아름다움을 자아내지만 호남평야의 광활한 들에 한정 없이 펼쳐진 흰 꽃은 그 화려함이 전혀 규모가 다르다는 평이다. 메밀꽃밭 속에 들어가 보고 싶은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려 꽃밭 속에 산책로를 만들었다. 그 산책로는 지평선과 맞닿을 정도로 길게 뻗어 있고 꼬불꼬불 꽃밭사이를 산책하노라면 황홀경이 따로 없다.
높고 파란 하늘아래 하얀 메밀꽃밭은 참 대조적이다. 그래서인지 어느 자리 어떤 이와 사진을 찍어도 작품 사진이 나온다. 포즈를 취할 필요도 없이 길 가는 이와 동무해 찍어도 영화 속 한 장면을 연상케 한다. 그래서 이곳에 수많은 사진작가들이 몰리나보다. 쉼 없이 수많은 사람들은 메밀꽃을 배경으로 카메라 셔터를 눌러댄다. 




해바라기와 코스모스는 덤이래요!
학원농장은 메밀꽃만 지천에 깔린 것이 아니다. 몇 년 전만 해도 탐스러운 팝콘만 송이송이 열린 것 같더니 이젠 가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코스모스와 노란 해바라기가 덤으로 얹혀 드넓은 메밀꽃밭을 메우고 있다.
농장을 찾아온 이를 주차장에 들어서기 전부터 반기는 것은 코스모스이다. 한들거리는 코스모스에 취해 ‘아, 정말 가을이구나!’를 느낄 즈음 온통 하얀 세상을 선사했다가 곧바로 노란 해바라기가 있는 곳으로 인도한다. 해바라기 밭은 마치 해의 신 아폴로의 사랑을 그리워하다 죽어 꽃이 되었다는 님프(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하위의 많은 여성 신)의 마음처럼 변함없는 사랑을 현대인들이 갈구해서인지 데이트족의 발걸음이 끊어지지 않는다.
 
꽃을 찾아 떠난 가을여행. 유명산의 곱게 물든 단풍이 아니라 풍성하게 펼쳐진 꽃 속으로 뛰어 들었으니 그 벅차오르는 감정이 여느 때와 사뭇 다르다.
꽃 밖에도 학원농장엔 특별한 것이 많다. 잔디운동장에서는 굴렁쇠와 외줄타기 등 아이들과 우리의 민속놀이를 즐길 수 있고 연방죽에서는 단아한 연꽃을 만날 수도 있고 시골장터에서는 직접 만든 메밀묵과 동동주 한잔도 맛볼 수 있다.
올해는 시차를 두고 씨를 뿌려서인지 빨간 황토 속에 이제야 배시시 싹을 내미는 메밀밭도 특별한 그림을 연출해 낸다. 오랜 기간 동안 메밀꽃을 구경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는데 아마도 10월 중순이 되어도 하얀 메밀밭을 감상할 수 있을 듯하다.
살랑살랑 가을바람에 나를 맡기고 메밀꽃 향기에 흠뻑 취해보는 가을여행을 만나보자.
   
TIP. 주변 볼거리
▶ 무장읍성(茂長邑城) - 무장면 성내리에 있는 성으로 사적 제346호다. 둘레가 약 1400m, 넓이는 4만3847평으로 그리 크지 않은 규모의 성이다. 조선 태종 17년(1417) 병마사 김저래가 여러 고을의 백성과 승려 등 주민 2만여 명을 동원해 흙과 돌을 섞어 축조하였다. 성내에는 객사, 동헌, 진무루 등 옛 건물이 그대로 남아있고 건물 주변에는 여러 가지 유구들이 산재해 있다.
성문 위엔 진무루라는 한자가 적혀져 있는 현판이 걸려있다. 성은 허물어져 객사와 동헌, 남문인 진무루가 전해질 뿐, 동문과 해자 사직단 등은 흔적만 남아 있다. 이 성은 원래 돌로 축적한 석성이었으나 훗날 허물어진 곳을 흙으로 보강하여 토성이 되었다고 한다.




▶ 구시포 해수욕장 - 고창군 상하면 자룡리에 소재하고 있으며 70만㎡규모로 백사장은 폭이 700m, 길이가 800m이다. 명사십리와 함께 해송림이 우거진 곳으로 길고 넓은 백사장과 함께 염도가 높아 피부병 치료에 좋으며 가막도 주변과 서해안의 낙조가 아름다운 곳이다. 또한 구시포에 있는 해수찜월드에서 해수찜과 해수탕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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