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 리폼샵 ‘서현동 옷 이야기’

지역내일 2011-10-01 (수정 2011-10-01 오전 11:11:40)

최신유행으로 트랜스폼하다



며칠 전 비가 내리더니 아침저녁 서늘한 기운마저 느껴진다. 이렇게 계절이 바뀔 때면 주부들이 챙겨야 할 것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중에서도 서두르게 되는 일 중의 하나가 옷 정리. 변한 체형으로 잘 맞지 않는 옷이나 유행이 지나서 잘 입지 않는 옷 들 때문에 고민 중 이라면 디자이너 출신의 리폼전문가 신경준(60)씨가 있는 효자촌 옷 이야기를 찾아가 보자. 


잠자는 가죽과 모피를 깨우다



가을과 겨울 아우터 중에서도 가죽과 모피는 고가의류에 속한다. 그런 만큼 옷이 조금 상했다거나 유행에 떨어진다고 해서 쉽게 버릴 수는 없는 일이다. 게다가 입지는 않아도 철철이 관리는 해주어야 하는 품목이어서 고민을 더한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리폼’이다. “길이나 품을 변한 체형에 맞게 고치거나 옷의 칼라부분이나 길이를 유행에 맞게 바꾸면 멋있게 입을 수 있어요.” 옷이야기의 주인장 신경준 씨의 말이다.
“소매를 떼어 조끼 형태로 디자인을 바꿀 수도 있고 이렇게 리폼을 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자투리 모피원단으로는 모자나 목도리를 만들 수도 있어요. 이런 소품들은 다른 소재의 옷과 믹스매치 할 수도 있으니 일석이조지요.” 하지만 이런 작업은 아무 곳에서나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옷이 디자인 돼 만들어지는 과정을 알고 있는 전문가만이 할 수 일이라는 것.


버버리에서 프리미엄 진까지
브랜드 명을 떠나 고유명사처럼 되어버린 일명 바바리(버버리 코트)도 리폼을 위해 맡기는 경우가 많은 품목. 길이를 요즘 유행하는 스타일로 줄이고 칼라의 폭을 손보면 새옷 같이 입을 수 있다고.
“사실 바바리 같은 옷들은 수선이 어려워요. 요즘 젊은 사람들 중에는 옛날에 디자인 된 옷의 패턴을 잘 모르는 사람도 있거든요.” 은근한 자랑 속에는 어려워진 경제에 대한 걱정도 담겨 있다. “경제가 어려워서 그런지 예전 같으면 안 입고 버릴만한 옷도 많이 갖고 와요. 어떤 건 원단만 빼고 다 고쳐야 할 정도죠.”
수선을 많이 맡기는 것 중에는 청바지를 빼놓을 수 없다. 언제부턴가 ‘프리미엄 진’이라 불리며 명품 대열에 합류한 청바지. 고가는 아니라 해도 멀쩡한 바지를 유행이 아니라는 이유로 버리기는 아깝다. 그래서 무릎 아래를 잘라 반바지로 만들어 보기도 하고 바지의 통을 줄여 보기도 하지만 어색해지기 일쑤.
“그게 원래 바지마다 디자인에 따라서 패턴이 달라서 그래요. 바지 길이 좀 자른다고 될 일이 아닌 거죠. 청바지도 디자인에 따라 패턴 자체를 고쳐줘야 해요. 그래야 제대로 된 리폼이지요.” 이렇게 디자인 자체를 수정해 부츠컷으로도 스키니진으로도 변신이 가능한 곳이 옷이야기다.


리폼은 아무나 하나
“리폼은 수선과 달라요. 그냥 좀 자르고 늘리고 하는 게 아니죠. 옷을 해체해서 새로 만드는 일이에요. 그래서 디자인과 패턴을 모르면 할 수가 없어요.” 옷이야기에서 리폼을 맡아하는 주인장 신경준 씨는 젊은 시절 20여 년을 현장에서 보내면서 패턴, 재단, 재봉을 마스터 했다고 한다. ‘미키통상’이라는 의류업체의 디자인실장을 지냈고 유행의 최전방 명동에서 12년간 의류리폼업을 했다. 3년 전 이제는 좀 천천히 가고 싶어 지금의 자리로 옮겨왔다고.


추억을 오늘로 불러오는 길
요즘 살림살이가 어려워지니 새로 사는 것보다는 저렴한 리폼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또 경제적인 이유를 떠나서 옷에 담긴 추억과 이야기는 쉽게 버릴 수 없게 된다. 언젠가 기념일을 맞아 남편이 비자금을 털어 사준 트렌치코트, 어렵게 성공한 다이어트를 자축하며 산 청바지, 기분전환용으로 산 티셔츠 등. 옷장을 정리 하다보면 옷더미만큼이나 추억도 켜켜이 쌓인다. 이런 옷들은 돈을 떠나 그 추억만으로도 의류 재활용함으로 밀어 넣을 수가 없는 일. 그렇다면 의류리폼샵 옷 이야기에서 아름다웠던 그 때를 오늘로 불러와보자.
문의 031-705-2206 (효자촌 한라쇼핑 109호) 


정혜정 리포터 hc09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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