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표 우리집 교육법 대공개!

수학, 독서, 글쓰기, 역사 공부 어떻게 시킬까?

지역내일 2011-09-30 (수정 2011-09-30 오전 8:20:14)

좋은 공부 습관은 하루 아침에 쉽게 이뤄지지 않는다. 바른자세로 글씨를 쓰고, 하루하루 꼬박꼬박 꾸준히 일기를 쓰고, 수학 문제를 풀고, 책을 읽어야 습관과 실력이 차곡차곡 쌓인다.
아이들의 차분한 공부 습관과 실력 뒤 숨은 공신은 엄마의 꾸준하고 의식적인 노력이다. 잦은 실수는 기본이고 산만하고 공부 자체에 흥미가 없다면 내 아이의 공부 습관을 재점검해 봐야 한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바른 습관을 잡아주는 것은 당장의 성적보다 더 중요하다.
그 교육법이 특별하지 않을 수도 있다. 공부에는 왕도가 없다하지 않은가. 특별하지는 않지만 꾸준해야 성공할 수 있는 교육법일 지도 모른다.
수학, 독서, 글쓰기, 역사공부…, 엄마표 교육법으로 바른 공부 습관을 만들어 주고 있는 엄마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부경·김영희·이수정·장정희 리포터 



 우리집 교육법 ①- 수학공부 이렇게


수학은 양보다 꼼꼼하게 푸는 습관이 중요

초등학교 3학년 딸을 둔 박지영(40·좌동)씨가 아이 공부에서 가장 신경 쓰는 과목은 수학이다. 그렇다고 학원을 보내거나 남보다 특별히 많은 문제집을 풀리는 것은 아니다.
“학업에서 아이들의 발목을 잡는 것은 대부분 수학이잖아요. 초등저학년 수학은 사실 어려워서 틀리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실수 때문이죠. 아이들이 이런 과정을 반복하다보니 수학하면 짜증부터 내죠.”
사실 박씨는 학창시설 수학을 가장 잘 했다고 한다. 학교수학경시 대표로 활동할 정도였는데 박씨가 수학을 잘했던 것은 비상한 머리보다는 꼼꼼한 성격 덕분이었다.
“수학문제를 풀 때 노트 필기하듯이 늘 깔끔하게 했죠. 문제를 읽을 때도 줄글로 나온 문제는 도식화해서 한 눈에 알아보도록 만들었어요. 공부를 할 때 내가 내 자신을 도와야 한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박씨는 딸아이가 초등 3학년이 된 후로는 문제집에 계산을 할 때도 정확한 글씨로 쓰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연습장을 써야 할 경우에는 꼭 반으로 접어 노트 필기하듯이 쓰게 하고 필기도구는 연필만 이용하게 한다.    
박씨는 아이를 차고 앉아 수학공부를 시킨 적이 없다. 어려운 문제를 물어보면 포인트만 살짝 언급하고 빠져 버린다. 수학은 고민하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 박씨의 생각이다.
“중고등학생이 되면 학업은 물론 모든 일을 귀찮게 생각하는 아이들이 많죠. 그래서 대다수 아이들의 공부 습관이 좋을 수가 없어요. 어려서부터 적은 양이라도 꼼꼼하게 공부하는 습관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주산으로 연산을 재미있게

초등 2학년 자녀를 둔 서애경(36·민락동)씨는 수학연산을 재미있게 시키는 방법으로 주산을 추천한다.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면서 연산 시리즈 문제집으로 연산공부를 시켰는데 많이 지겨워하고 힘들어 하더라구요. 그러다 수학에 흥미를 잃을까 고민하던 차에 주위의 권유로 주산을 시작하게 됐는데 지금은 재미있게 연산공부를 하고 있어요.”
처음엔 아이가 주판이라는 도구가 신기해서 재미있어 하는 줄 알았는데 주산으로 연산을 하다보니 속도도 빨라지고 수학에 대한 자신감도 생겼단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수학이 어려워지잖아요. 고학년이 되었는데 연산 푸는데 시간을 많이 뺏기면 수학과목이 더 어렵게 느껴진다는 말을 들었어요. 저학년 때부터 연산을 제대로 잡아놓으면 문제 푸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으니 도움되지 않을까요?”
요즘은 딸아이와 연산공부로 실랑이를 벌이지 않아도 돼 마음이 편해졌다는 서 씨. 엄마가 말하지 않아도 주판을 들고 앉아 연산공부를 하고 있는 딸아이를 보면 흐뭇하단다.




“퍼즐로 수학에 흥미 붙였어요”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퍼즐문제를 꾸준히 풀게 해 수학에 흥미를 붙였다는 최진희(41·사직동)씨.
“아이가 어릴 때부터 유난히 레고를 가지고 노는 걸 좋아했어요. 그러다 보니 퍼즐에도 흥미를 가지는 것 같아 유치원 시절부터는 퍼즐 책을 사주었죠.”
시간만 나면 퍼즐 책을 보고 금세 풀어버리는 아들을 보며 최 씨는 점점 난이도를 높여 퍼즐문제집을 사줬다. 퍼즐문제를 풀다보니 두뇌회전에도 도움 되는 것 같고 무엇보다 그 시간만큼은 집중해서 열심히 하는 걸 보니 학습습관도 잡히는 것 같단다.
“내가 보기에도 어려운 문제를 뚝딱 풀어내는 걸 보면 대견스러워요. 학교교과에서도 도형이나 공간지각 문제 등을 쉽게 느끼는 것 같아 퍼즐문제가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아요.”
6학년이 된 아들이 지금도 퍼즐문제를 꾸준히 풀고 있다는 서 씨는 특히 남자아이 경우엔 어릴 때부터 퍼즐문제를 접하게 해주라고 권한다. 창의력퍼즐 시리즈나 멘사퍼즐 시리즈, 캔캔퍼즐 시리즈, 우뇌좌뇌 통쾌퍼즐, 미로찾기 등의 책을 추천한다.


우리집 교육법②-글쓰기 이렇게


학업의 시작은 ‘바른 글씨 쓰기’

“컴퓨터 자판에 익숙한 세대여서 그런지 요즘 아이들 글씨를 보면 가관이에요.”
얼마 전 숫자 0을 6으로 잘못 써서 답이 틀렸다고 징징대는 아이를 보며 한숨이 나왔다는 김지혜(42·남천동)씨. 초등학생들이 컴퓨터를 능숙하게 다루는 모습은 얼핏 대단해 보이지만 한 편으로는 타자에 익숙해져 정작 손 글씨를 등한시 하는 경우가 많다는데.
“다행스럽게도 아들 학교는 전교생이 바른 글씨쓰기를 해서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에요.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글씨쓰기 공책은 그래도 괜찮은데 다른 공책이나 문제집의 글씨는 춤을 추고 있을 때가 많지요. 제 아무리 내용이 좋아도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다면 곤란하죠.”
어렸을 때 서예를 배워 글씨체 예쁘다는 칭찬을 종종 들어온 김씨는 아이들에게 항상 또박또박 바른 글씨쓰기를 강조한다고 했다. “요즘처럼 방방 뜨고 산만한 아이들에게는 차분하게 앉아 제 손으로 한자 한자 써내려가는 노력이 절실합니다. 아무리 컴퓨터로 문서를 작성하는 시대가 왔어도 제 손으로 써야하는 경우 역시 많아요. 글씨도 습관이라 어른이 되어서는 고치기 힘든 것 중 하나죠. 지금 당장은 힘겨워 해도 최대한 예쁘고 바르게 쓸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어요.”
제대로 습관을 들이면 평생 자산이 되는 글씨. 학업의 시작은 올바르게 쓰기부터 시작된다고 믿는 김씨가 글씨쓰기에 정성을 쏟는 이유다. 




일기쓰기는 글쓰기의 첫걸음

2학년 자녀를 둔 주부 신지은(37·재송동)씨는 아이가 처음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제일 힘들었던 것을 꼽자면 일기쓰기를 봐 주는 것이라고 한다. 유치원 다닐 때 가끔씩 유치원에서 그려오는 그림일기를 보면 별 문제가 없을 것 같았는데, 막상 일기를 쓰기 시작하니 아이가 처음부터 끝까지 엄마에게 다 도와달라고 해서 당황했다.
“엄마 뭐쓸까?” , “엄마 그다음엔?”
끊임없이 물어봐서 이것저것 불러주다 보면 이건 아이의 일기인지 엄마의 일기인지 모를 지경이었다. 그래서 아이와 함께 일기를 쓸 땐 함께 앉아서 오늘 하루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이야기 하고, 그 이야기들 중에서 가장 재미있었거나 기억에 남는 일을 정해서 그것에 관해 일기를 쓰곤 했다. ‘이런 이런 일이 있었으니 써’ 이것이 아니라 주제를 정할 때는 될 수 있으면 구체적으로 주제를 정해서 그것에 관해 자세하게 쓰도록 했고 제목도 함께 결정했다. 예를 들어 학교에서 급식을 먹었던 일이라고 하면, 급식때 나온 반찬 이라든지, 급식 나온 반찬을 다 먹기 싫었던 일이라든지, 좁은 주제를 정해 그것에 대해 자세히 쓰도록 했다.
가끔씩은 엄마가 주제를 만들어 줘야할 때도 있어, 할머니나 할아버지께 편지를 쓰게 한다든지 친구에게 미안하다는 편지를 쓰게 할 때도 있다. 독후활동이나 견학기록, 여행기록들을 일기에 적고 그것을 활용하게 하기도 한다. 조금씩 매일매일 쓰는 일기가 앞으로 써야 할 수많은 글들의 밑걸음이 될거라는 생각에 힘들더라도 매일매일 일기 쓰는 일은 빼놓지 않는다고 한다.


어릴 때부터 꼼꼼하게 읽고 정리하는 습관 만들어

아이들에게 책을 읽으라고 하면 건성건성 책장만 넘기는 일이 많다. 중1과 초5학년 두 자녀를 둔 이민희(45·광안동)씨는 특히나 학년이 높아지면서 점점 인터넷을 많이 접하게 되고, 인터넷상의 짤막한 글에만 익숙해져서 긴 글을 꼼꼼하게 잘 못 읽는 것 같아 걱정이 많이 됐다고 한다.
책을 읽으라고 해 놓고 이야기를 해 보면 그 이야기 속에 누가 나오는지도 제대로 이야기 못하는 것을 보고 이래서는 안되겠다 싶어 주말마다 도서관에 함께 가서 책을 읽고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함께 책을 읽고 같이 이야기를 하면서 그 책에 누가 나오는지,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차근차근 이야기하면서 줄거리를 먼저 정리했다. 그리고 책을 읽고 난 느낌이나 이상하거나 궁금한 점에 대해 같이 이야기하다보니 책에 대한 이해도 점점 빨라지게 됐다. 같이 이야기 한 후에는 꼭 글로 써서 정리하게끔 했는데, 처음에는 글 쓰는 것도 싫어하고 순서대로 정리도 잘 못해서 순서를 바로 잡아주느라 정신이 없었지만, 지금은 제법 스스로 글을 쓸 수 있다고.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봐도 “책을 많이 읽은 아이들이 나중에 공부도 잘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어릴 때부터 글을 꼼꼼하게 읽고 정리하는 습관만큼은 꼭 가지게 하고 싶었다고 한다.
      


우리집 교육법③-역사 공부 이렇게


생생한 역사 교육 ‘교과서 여행’

활자로 익히는 역사가 아닌 직접 보고 느끼는 생생한 역사 배우기. 요즘 초·중학생 사이에는 현장체험학습이 인기다.
15명 정도 되는 아이들, 부모와 함께 문화유산답사를 다니고 있는 배유진(39·용호동)씨 역시 이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우연찮게 4학년 때 같은 반 엄마의 권유로 교과서 여행을 다니게 됐어요. 역사나 유물을 책과 사진으로만 접하니까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제대로 알기에는 늘 한계가 있더라고요. 그런데 전문 선생님과 함께 그 지방에 가서 유물을 직접 접하면서 멀고 어렵게만 느껴지던 내 나라의 유산이 친근하게 느껴져요. 또 자세하면서도 재밌는 설명을 같이 곁들이니까 고루한 역사가 생동감 있는 이야기가 되고요. 아이 역시 직접 보고 들으니 훨씬 이해가 쉽고 흥미도 생긴다고 하네요.”
평소 바쁘다는 핑계로 학업을 많이 챙겨주지는 못하지만 두 달에 한 번 함께 답사 가는 것으로 점수를 따고 있다는 배씨는 “몸으로 익힌 것은 쉽사리 잊지 않잖아요? 반드시 전문가를 대동해서 떠나는 여행이 아니더라도 조금만 부지런을 떨면 요즘 웬만한 유적지나 박물관에서도 도슨트의 설명을 들을 수 있으니까 심도 깊은 공부가 가능하죠. 아이와 함께 떠나는 교과서 여행. 맑은 공기와 멋진 풍경을 벗삼아 공부도 하고 가족끼리 추억도 쌓고 일석이조랍니다”라며 적극 추천했다.




부담 없이 날마다 역사책 읽어

초등 6학년, 4학년 아들을 둔 김지순(43·중동)씨는 아이들 역사책 읽기에 성공한 부모다.
“두 아이 다 초등 2학년 때부터 역사책을 읽었어요. 평소에 읽는 책보다 더 글씨가 큰 책을 골랐죠.”
김씨가 선택한 책은 왕조별 구성이면서 다시 역사적인 이야기를 사건 위주로 한 단락씩 짧게 다룬 책이었다.
“서너쪽 밖에 안 되는 한 단락을 하루에 하나씩 읽게 했어요. 이야기식이라 아이들이 부담 없이 재미있게 읽더라구요. 가끔은 아이에게 그날 읽은 이야기를 해 달라고 했죠.”
사실 김씨가 읽어도 재미있는 책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미리 읽어보고 아이들이 잘못 이해한 것이 있으면 살짝 설명해주기도 했다.
“사건 위주로 역사책을 읽다보면 시대감이 떨어질 때가 있어요. 그래서 중요인물 중심으로 시대 순서를 기억하게 했어요. 또 가끔은 지도를 펴놓고 사건이 일어난 위치를 함께 찾아보았어요.”
역사공부는 한 번에 읽어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차곡차곡 쌓아가야 한다고 생각한 김씨는 TV 사극은 물론 다른 책을 읽을 때도 읽었던 역사책과 연결시킬 수 있도록 많이 도왔다고 한다.
“다른 공부도 마찬가지지만 부모가 역사에 해박한 것이 가장 좋은 것 같아요. 초등 저학년 수준의 역사책만 열심히 읽으면 아이들과 얼마든지 역사이야기를 할 수 있더라구요.”
요즘은 김씨의 아이들이 도리어 김씨에게 더 많은 것을 가르쳐 준다고 한다. 귀찮을 때도 있지만 아이들이 신나게 이야기하는 내용을 김씨는 열심히 들어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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