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醫를 만나다- 메디코아의원 정호석 원장

지역내일 2011-09-24 (수정 2011-09-25 오전 12:07:54)

환자를 향한 측은지심, 휴일 진료의 원동력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날씨가 계속되고 일교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 요즘 같은 환절기가 찾아오면 걱정이 많아지는 이들이 있으니 바로 고혈압 환자다. 전국적으로 발병률이 높은 고혈압은 분당 지역 역시 예외가 아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정책연구원이 발표한 2009 지역별의료이용통계에 따르면 분당의 고혈압환자는 5만5337명에 달한다. 관절염이나 당뇨환자보다 많은 수다.


온도 떨어질수록 혈압 상승 … 환절기 각별한 주의
우리 몸의 혈압은 온도가 1도 내려갈 때마다 수축기 혈압은 1.3mmHg 정도, 확장기 혈압은 0.6mmHg 정도 높아진다. 기온이 10도 내려가면 혈압은 13mmHg나 올라가게 되는 것.
고혈압이 무서운 것은 평소엔 아무런 증상이 없다가 높아진 혈관이 터지거나 혈관벽이 손상돼 동맥경화증이나 뇌졸중 등 심혈관질환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붙은 별명이 ‘침묵의 살인자’다.
“고혈압 진단을 받은 환자들이 맨 처음 걱정하는 게 ‘평생 약을 먹어야 하느냐’는 거예요. 본태성 고혈압의 경우라면 당연히 대답은 ‘그렇습니다’죠. 하지만 고혈압 약은 우리가 비타민이나 영양제를 먹는 것과 크게 다를 게 없으니 불안해하실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용인 수지 풍덕천동 메디코아의원의 정호석(46) 원장은 “고혈압 약은 치료제가 아니라 조절제”라고 강조한다. 정상범위에서 벗어난 혈압을 안전한 정상범주로 유지하기 위한 조절이 목적인만큼 약을 먹는다고 해서 고혈압이 치료되는 것도 아니다. 고혈압 환자가 혈압을 낮추려면 혈관의 저항을 줄이거나, 심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의 양을 줄여야 한다. 그래서 약물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운동이다.
“걷기 수영 자전거타기 같은 적당한 유산소운동을 하면 혈관이 넓어지고 탄력이 생겨서 결과적으로 혈관의 저항을 감소시키는 만큼 혈압을 낮춰주죠. 하지만 요즘처럼 일교차가 클 때 아침운동을 하는 건 득보다 실이 많으니 피하는 게 좋습니다.”


하루 두 번 이상 혈압 체크는 기본  
삼성농구단의 안준호 전 감독과 코치, 두 사람의 맹장염을 이틀 간격으로 연달아 진단하는 기묘한 인연을 계기로 정 원장은 몇 년 전부터 농구스타 환자들의 심장주치의 역할도 맡고 있다. 서장훈 선수가 무릎골절수술을 위해 일본으로 떠날 때 심전도검사를 했는가 하면, 경기 도중 기관지를 다쳐서 온 주희정 선수의 기관지연골 골절도 진단했다.
하지만 순화기내과전문의인 정 원장의 환자 대부분은 고혈압 환자다. 진료실에 환자가 들어오면 그는 제일 먼저 혈압 체크부터 한다. 간혹 귀찮아하는 환자도 없진 않지만 혈압은 수시로 변하기 때문에 자주 재면 잴수록 나쁠 게 없단다. 감기 때문에 왔다가 고혈압을 발견하기도 하고, 기운이 없어 영양제 한 병 맞으러 왔다가 심실세동을 발견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금식기도 후에 식은땀이 난다며 내원한 30대의 건장한 남자분이었어요. 그런데 맥이 잡히질 않더라고요. 이상하다 싶어 바로 심전도검사를 했는데 심실세동 부정맥으로 아주 위험한 상태였죠. 부리나케 종합병원으로 응급 이송했지만 나중에 세상을 떠나셨단 소식을 전해들었어요.”
그는 평소 아침 저녁으로 두 번씩만 신경을 써 혈압을 쟀더라도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일이었다며 안타까워했다. 약국이든 공공기관이든 혈압계가 보일 때마다 수시로 혈압 재는 습관을 들이는 게 중요한 이유다. 
 
휴일에도 병원 문 열고 지역 환자 진료
정 원장은 개원 초기부터 지금까지 10년째 일요일과 공휴일에도 병원 문을 열어 환자들을 진료한다. 환자에 대한 이런 측은지심 때문인지 정 원장에게는 유난히 단골환자(?)가 많다.
“병원 문 닫고 휴일에 어디 다른 곳으로 의료봉사를 가느니 지역에 계신 분들을 진료해드리는 게 더 좋을 것 같아 시작했어요. 종합병원 응급실 가면 비용은 둘째 치고 많이 기다리셔야 하니까요. 그 불편을 덜어드리자 싶어 휴일 진료를 하고 있죠.”
일반외과 전문의였던 친정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자란 아내는 쉬는 날 없이 환자를 진료하는 그를 조용히 지지하는 응원군이다. 가족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부족해 늘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란다.
“일요일에 병원 문 닫고 같이 운동하러 다니자며 부추기는 친구들도 있어요. 하지만 아직은 그럴 때가 아닌 것 같아요. 어찌 보면 한자리에서 10년째 제게 일터를 준 분들이 바로 지역 환자분들이시잖아요. 보답하는 마음으로라도 보살펴드려야죠.”
그는 작년 가을 무렵 오후 5시에서 오후 1시까지로 진료시간을 단축했던 것처럼 시간을 줄여나가더라도 체력이 따라줄 때까진 일요일 공휴일 진료를 계속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홍정아 리포터 tojounga@hanmail.net


정호석 원장이 전하는 고혈압 예방 생활지침
겉으론 건강하고 멀쩡해보여도 심장의 속사정은 다를 수 있다. 특히 고혈압이나 뇌졸중 등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해선 자신의 혈압을 수시로 확인해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 하루 중 몸과 마음이 가장 안정된 상태가 되는 시간은 기상 후 30분경. 혈압을 측정하기에 가장 좋은 시간이다. 이외에도 정 원장이 추천하는 생활 속 고혈압 예방수칙은 다음과 같다. 
* 음식은 싱겁게 골고루 먹는다
* 살이 찌지 않도록 알맞은 체중을 유지한다
* 매일 30분 이상 적절한 운동을 한다
* 담배는 끊고 술은 삼가해야 한다
* 지방질을 줄이고 야채를 많이 섭취한다
* 스트레스를 피하고 평온한 마음을 유지한다
* 정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하고 의사의 진찰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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