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탁구의 신화 사라예보 영광의 주역, 양천구민과 함께 해
1973년 한국탁구여자대표팀은 모든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건국이후 최초로 구기 종목 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59개국이 출전한 제32회 세계대회에서 여자단체전을 제패하는 일대 개가를 올린 것이다.
탁구의 강국 만리장성을 넘고 결승전에서 만난 우리의 숙적 일본과의 결전을 승리로 이끌었기에 유고슬라비아의 수도 사라예보의 승리는 아직까지도 살아 숨쉬는 탁구의 신화가 되었다. 우리나라 구기 종목 사상 전인미답의 첫 쾌거를 거둬 한국탁구에 화려한 개화의 시대를 열었던 그 잊지 못할 사라예보의 주역은 이에리사, 정현숙, 박미라 트리오였다. 그중에서도 사라예보의 단체전 우승에 개인전 3위로 동메달을 추가했던 박미라 선수, 그날의 영광을 다시한번 추억 할 수 있는 곳 ''사라예보 탁구장''이 우리 양천 지역에 문을 열었다.
잊을 수 없는 사라예보의 영광
"똑딱 똑딱…"
문을 열고 들어서자 2.7g의 작은 탁구 공 소리가 내는 경쾌한 소리가 여기저기서 화음을 이루며 들려온다.
지난 4월 음식점 안압지가 있었던 자리(목5동905-21)에 목동타운홀이 문을 열었다. 이곳에서는 생활체육과 문화 프로그램을 준비해 회원들을 모집하고 있는데, 탁구 프로그램은 2층 탁구전용의 사라예보 탁구장에서 진행된다.
목동타운홀 2층에 문을 연 사라예보 탁구장은, 140여평 규모의 탁구장이다. 전용 탁구장인 이곳은 12대의 탁구대와 최신 탁구 로봇, 개인락커와 샤워시설 등을 완비한 탁구장으로 전 국가대표가 직접 지도한다는 소문으로 많은 수강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그 전 국가대표가 바로 사라예보 탁구 우승의 주인공 박미라(59,신정동) 선수, 탁구장 이름이 왜 ''사라예보'' 였는지 의문이 풀리는 대목으로, 탁구장 한 벽면에 자리한 지금은 보기 힘든 오래된 흑백 사진에서 다시한번 그 ''사라예보''의 영광을 확인할 수 있었다. 추억의 흑백 사진에는 낯익은 얼굴, 이애리사 선수와 정현숙 선수 그리고 박미라 선수가 트로피를 들고 웃고 있었다.
"지금 젊으신 분들은 잘 모르시지만 그때 우승은 정말 대단한 일이었어요. 그날 이후로 동네 탁구장이 넘쳐 나고 탁구의 인기가 대단했죠." 사진속의 환한 미소를 아직도 간직하고 있는 박미라 선수, 세월이 빗겨 간 듯 활기차고 아름다웠다.
1973년 제32회 세계탁구선수권 대회에서 한국여자탁구선수의 단체전 우승도 쾌거였지만, 또 하나의 잊을 수 없는 큰 성과도 있었다. 바로 사라예보 한국여자탁구선수의 개인전 동메달이었다. 대한민국에 또 하나의 메달을 안겨준 그 주인공이 박미라 선수로, 개인전 3위의 동메달을 안겨주었던 것이다.
"지금은 11포인트만 하면 한 시합이 끝나지만 그때만 해도 21포인트를 따야 한 시합이 끝났어요. 21포인트의 긴 시합이 끝날 때 까지 피가 마르는 기분이었지만 정신력으로 버텼습니다"라는 박회장은 "고향에서 열심히 저를 응원하시는 부모님과 국민들을 생각하며 버텼지요"라며 그때를 회상했다.
2.7g 탁구의 매력 구민과 함께하니 더 즐거워
"탁구장 이름 때문에 고민을 많이 하다가 지은 이름이 ''사라예보 탁구장''이에요" 라는 박회장은 지난 4월부터 이 사라예보 탁구장에서 생활하다 시피하고 있다.
탁구 선수 생활에서 은퇴한 후로도 탁구와 함께 했던 박미라 회장은 전 탁구협회 부회장, 전국연합회 생활체육협회 부회장 양천구 탁구협회 회장 등을 맡아 탁구 보급 활성화를 위해 계속 활동했다.
특히 양천구에 거주하던 박회장은 양천구민회체육센터에서 탁구 강좌를 통해 우리 지역의 탁구발전을 위해 노력해 왔다. 15년간 탁구 강좌를 하며 직접 양천구민들을 지도했고, 또 양천구 탁구협회장을 맡아 전국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입상하며 그렇게 최일선에서 탁구를 좋아하는 양천구민들과 함께 했다. 탁구를 좋아하는 이들과 오랜 세월을 함께한 박회장이었기에 이곳 ''사라예보 탁구장''을 열게 된 것이었다.
아침 9시부터 문을 열어 밤 8시반까지 연중 무휴로 개장하는 이곳 탁구장에서 온종일을 생활하는 박회장은 그동안 여러 가지 직책을 맡아 활발한 활동을 했던 그간의 중앙 활동을 줄이고 이곳 ''사라예보 탁구장''에 올인하고 있다.
넓고 쾌적한 환경은 물론 우수한 강사진으로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초급반(세반)과 청소년반(두반), 개인레슨반, 주말 레슨반과 월회원반 등으로 다양하게 운영하며 주민들의 니드에 맞는 맞춤 서비스 제공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탁구 꿈나무 발굴도 하고 싶어
"탁구장 운영이 쉽지 않은 일이다 보니 만류하는 사람도 많았지만, 구민센터에서 직접 주민들을 지도하면서 주민들이 아쉬워하는 점 등을 누구보다 잘 알았기에 그런 점을 보완해 주민들이 원하는 탁구장을 운영하고 싶어 용기를 냈습니다"라는 박회장은 청소년부터 중장년층에서 노인들까지 다양한 연령대와 소통하고, 자녀와 부부가 함께 하는 가족 단위의 수강생들 지도하고 상담도 하며 자신도 즐거워진단다.
"특히 초등학생들이 탁구를 시작하며 컴퓨터 하는 시간도 줄어들고 집중력도 높아지는 등 여러 가지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면 보람되고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 너무 예쁘다"며 아이들 자랑을 하는 박회장의 모습에 자기의 일을 사랑하고 즐기는 모습이 전해졌다.
넓고 쾌적한 탁구장 끝에 위치한 박회장의 사무실에는 체육복과 선물 박스들이 수북하게 쌓여있다. 이 물건은 바로 9월14일 중국 단둥시 탁구 대회 참가를 위해 마련한 선물이다.
"단둥 시민들의 환영식도 대단하구요, 기자들이 인터뷰도 많이해요"라는 박회장이 중국 단둥의 탁구대회에 참가한 것은 벌써 6년째, 그 후로 매년 양천구의 탁구인들과 참가하고 있는 단둥시 탁구 대회는 그곳에서는 대대적인 홍보를 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 4월 문을 연 이곳 사라예보 탁구장은 양천 탁구인들을 위해 할 일이 많다. 양천구민의건강과 행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은 물론 양천 탁구 동호인들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앞으로 계속 노력할 것이라는 박회장은 "목운 중 등 학교 CA 지도도 하고 있는데 앞으로 탁구 꿈나무 발굴도 계획중입니다"라고 덧붙였다.(문의: 2651-3736)
이희경 리포터 yihk60@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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