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들이 추천하는 ‘가족과 함께 떠나면 좋은 가을여행지’
깊어가는 가을, 자연 속에서 바람도 느끼고 단풍도 즐기고~
올 여름 계속된 비로 인해 제대로 여름을 느껴보지도 못했는데 어느덧 가을이 성큼 다가섰다. 문득 가을만이라도 온전하게 느껴보고자 하는 열망이 차오른다. 이름 모를 잡초와 대화도 나누고, 발부리에 부딪치는 돌멩이도 사랑하며, 스치는 바람의 사연을 주고받으며, 힘든 일상의 번민을 잠시 내려두고 가족들과 함께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할 만한 곳은 없을까?
온 가족이 함께 하면 좋을 가을여행지를 독자들의 추천으로 정리해 봤다.
▶전근미씨가 추천하는 전남 곡성 태안사
오랜 세월을 버텨 온 천년고찰 태안사. 태안사가 위치한 동리산과 태안사의 절경은 태고부터 지금까지 잘 보존된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주차장 입구에서 절까지 가는 2km의 길은 계곡을 끼고 숲이 울창하며, 가을의 낙엽이 하나둘씩 물 들어가면서 더욱 운치를 높게 해준다. 특히 이곳 태안사에는 보물과 잘 단장된 연못 등이 있어 아이들과 함께 방문해 볼만하다. 태안사 가는 길에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친 경찰 충혼탑이 있어 아이들 역사교육과 안보관을 심어주는데도 좋다.
태안사를 나와 연간 무휴로 항상 즐길 수 있는 체험거리가 넘쳐나는 곳인 곡성기차마을에 들르는 것도 좋다. 레일바이크, 장미원, 천적박물관, 인근 농지 체험 등은 가족과 하루를 즐기기에 충분하다. 야간엔 음악 분수대에서 쏟아내는 물줄기와 오색의 조명이 이제 갓 걸음마를 배우는 아이도 춤추게 한다. 기차마을을 지나는 굴참나무 숲길은 가족과 함께 걸어가면 충분한 여유와 재충전을 할 수 있는 산소가 다량으로 방출되는 곳이다. 또한 천고마비의 계절답게 파란 하늘과 잘 익은 들판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나명자씨가 추천하는 지리산 노고단
남녀노소 누구나 오를 수 있는 편안한 등산로를 갖춘 지리산 노고단. 지리산 성삼재 주차장에서 노고단까지 채 3km가 되지 않는 길은 등산로라기보다 가족들과 함께 오르기 좋은 탐방로다. 완만한 경사의 드넓은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힘들 것도 없고 길에서 만나는 이름모를 야생화도 어여쁘다.
인간의 자연에 대한 흔적을 최소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750m에 이르는 나무데크를 따라 정상에 오르면 하얀 구름이 바다를 이루듯 노고단을 휘감으며 가을을 잉태한다. 일년 중 맑은 날이 70여 일에 불과한 만큼 정상의 기상은 예측불허다. 바람에 간간이 드러나는 섬진강 줄기는 그대로 한 폭의 수채화다. 첩첩산중 운해를 뚫고 솟아난 천왕봉과 반야봉 등 지리산 연봉들의 모습도 장관이다. 자연의 신비가 온 몸으로 느껴진다.
▶송정혜씨가 추천하는 안면도
안면도는 사철 안면송의 솔향기가 갯바람과 조우하고, 대하와 바지락이 섬사람 인심마냥 풍요로운 땅으로 생각만으로도 숨통이 트이는 곳이다.
모래가 희고 소나무 숲 또한 울창한 백사장해수욕장 입구 포구는 유명한 안면도 대하의 집산지로, 통통하게 살이 오른 대하는 가을이 제철이다. 한낮 가을햇살을 만끽하며 대하를 맛있게 구워먹고, 안면송 울창한 자연휴양림에 들어서면 은은하면서도 시원한 솔향이 온몸으로 퍼진다. 특히 주차장이 있는 광장에서 산림전시관으로 가는 길은 파란 하늘을 빼고 온통 소나무 숲이다. 국내에서 일몰이 가장 아름답다는 꽃지해수욕장도 빼놓을 수 없다. 구름다리 위에 오르면 발아래 고깃배가 퉁퉁거리며, 지나가는 갈매기들이 저공비행으로 배를 따라 포구로 날아든다.
▶윤홍미씨가 추천하는 경기도 양평밸리
용문산을 병풍처럼 두르는 ‘양평 밸리’는 산 중턱에 지어진 각기 다른 개성의 펜션이 모여 하나의 작은 마을을 이루면서, 날씨와 상관없이 아늑한 분위기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전천후 숲속의 쉼터다. 산을 깎아 만든 인공적인 숙박시설이 아닌 산과 계곡, 녹음을 그대로 보존하면서 자연과의 어울림을 이끌어낸 전원주택 단지다. 산 능선을 따라 오르는 길 사이사이에는 물놀이장과 농구장, 족구와 테니스장, 탁구장, 노래방 등의 위락 시설이 자리하고 있고, 제각기 다른 분위기의 다양한 등산로와 산책로가 마음의 쉼터를 제공한다. 넓은 잔디공원과 어린이 놀이시설 등 가족단위 고객을 위한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양평 밸리 펜션 주변에는 그 수려한 경관에 걸맞게 들러야 할 명소 또한 많다. 그 중에서도 영화나 CF, 드라마 등의 촬영지로 애용되는 두물머리와 여름이면 많은 피서객이 찾아오는 중원 계곡은 빼놓을 수 없는 관광 코스. 일 년 내내 아름다운 수련을 볼 수 있는 400평 규모의 ‘세계 수련관’은 50여 종의 수련과 60여 종의 수생식물을 관람할 수 있어, 아이와 함께하는 환경 체험학습장으로 인기가 높다.
▶이수연씨가 추천하는 남이섬
남이섬은 문화예술과 생태관광이 잘 어우러진 복합관광지로서의 면모를 갖추면서, 특히 가을엔 오색찬란한 단풍들의 향연으로 사람들의 발길을 끈다.
남이섬 곳곳엔 볼거리도 많고 머물고 싶은 곳도 많지만 특히 그 중에서도 꼭 들르는 곳이 메타세콰이어길이다. 드라마 ‘겨울연가’의 주인공 남녀가 함께 걸어 더욱 유명해진 길이기도 하다. 남이섬 중앙광장 쪽에서 만날 수 있는 80여 미터의 은행나무길은 가을이 되면 주위가 온통 노랗게 물들어 장관을 이루는 데 이곳 또한 남이섬의 명소 중 하나다. 남이섬에는 숲 곳곳마다 아기자기하게 산책로들이 놓여 있으며 이따금씩 연못들도 만날 수 있다.
자전거 하이킹은 남이섬에서의 즐거운 추억을 위한 또 하나의 방법으로 상쾌한 가을바람을 가르며 하이킹 코스를 따라 달리다 보면 어느덧 일상의 스트레스가 저 멀리 날아감을 느낄 수 있다. 어린이와 함께 하는 가족여행이라면 유니세프홀 근처 숲 한 공간에 마련된 ‘운치원’에 들러보면 좋다. 다양한 놀이기구들이 마련돼 있어 어린이들에게 항상 인기 만점이다. 또한 유니세프나눔열차가 선착장에서부터 섬 중앙까지 편도 운행되고 있는데 어린이들에게 즐거운 추억도 전해주면서 수익금 전액을 유니세프에 전액 기증하고 있다.
▶노명아씨가 추천하는 경북 영주
선비의 고장이라 불리며 옛 정취를 한껏 느낄 수 있는 명소들이 즐비한 영주. 무량수전으로 유명한 천년고찰 부석사, 특히 가을의 부석사 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이 일주문을 향해 뻗어있는 은행나무 가로수길이다. 이 길은 인위적이지 않게 늘어선 은행나무와 가을햇살이 황금빛으로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경사진 흙길을 따라 걸으면 무량수전 극락으로 향하는 느낌마저 든다.
또한 조선시대 성리학의 산실인 소수서원과 하룻밤을 지내며 옛 선비들의 생활을 체험할 수 있는 선비촌, 유교의 발자취를 더듬어 볼 수 있는 소수박물관 등을 방문하면 전통의 정취에 흠뻑 젖게 된다.
특히 소수서원과 연계한 선비촌은 드라마 ‘추노’ 촬영지로도 유명한데, 학생에서부터 일반인에 이르기까지 각계각층의 선비문화를 체험하고자 하는 많은 이들로부터 각광받고 있다. 한옥 17동으로 구성돼 예절 교육관, 문화체험시설, 행랑채 등 성인 150명이 한꺼번에 숙박 가능한 숙박체험시설로 전통문화교육은 물론 특별체험으로 운영되고 있다.
또한 마치 물 위에 연꽃이 떠 있는 듯한 형상의 무섬마을은 마을 주변에 낙동강 여러 지류 가운데 하나인 내성천이 휘돌아 흘러 전형적인 물돌이 마을로 사진작가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한미정 리포터 doribangsi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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