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이 잘되는 가정은 불안하지 않다.

지역내일 2011-09-18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는 남녀 할 것 없이 아이 낳는 것을 두려워하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자녀를 하나 아니면 둘씩 낳는 가정이 많아졌고, 젊은 부부들은 한명의 자녀도 기피하고 있는 것이 사회적 현실이다. 우리의 어린 시절과는 환경이 너무도 달라졌기 때문일 것이다. 우선 아이를 낳으면 경제적으로 두려울 것이고, 언론에 자주 언급되고 있는 사건 사고들로 불안할 것이다. 그래서 부모가 불안이 높다보니 ‘과잉 개입’과 ‘과잉 통제’라는 잘못된 양육태도를 낳게 된다. 과잉 개입하는 엄마의 불안은 아이를 더 불안하게 만들고, 과잉 통제하는 아빠의 불안은 결국 아이와 아빠 사이를 멀어지게 하는 주요 요인이 된다.
 아이가 태어나서 처음 아이를 품에 안았던 초심의 좋은 부모로서 아이와 소통하려면, 사랑의 스킨쉽과 아이에게 신뢰감을 주어야 한다. 어느 부모가 자녀에게 무엇이든 해주고 싶지 않을까? 예전에 비해 다양한 문화와 풍족한 물질 속에서 생활하지만, 정작 우리 아이들은 항상 무언가 모자란 듯 추구하고 갈망한다. 만족을 느낄 수 없는 아이들 틈에서 부모들은 얼마나 불안해하며 무엇을 부족하게 해 주었는가 초조해 한다. 물론 불안이 꼭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다. 불안은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감정 중 하나이며, 위험을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게 해주는 필수 안전장치이기도 하다. 적당한 불안감은 생활에 필수적이다. 중요한 일을 앞두고 어느 정도 긴장하는 사람은 그 일을 위해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그로인해 좋은 결과를 내게 된다. 불안이 너무 지나칠 경우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언제나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하고 필요이상의 지나친 불안은 잘못된 판단을 야기하며, 불안 때문에 삶이 힘겹고 고달프게 되기도 한다. 무엇보다 우리 아이들을 행복한 아이로 키우려면 부모가 먼저 행복해져야 한다. 부모가 불안을 자각하지 않고 살아간다면 그 불안은 고스란히 아이에게 대물림된다. 부모가 되고나서 더 불안을 느끼는 사람들은 상담하다 보면 어린 시절 부모님과의 관계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었다.

올바른 소통은 이해하고 필요한 것을 주고받는 것
 유아기부터 비싼 교육기관에 보내고 문화센터에, 놀이학교에, 교육만큼은 최고로 시키고 싶은 엄마. 그러나 경제적인 여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에 타협점을 찾는데 어려움을 느끼고 가족관계까지 갈등이 생긴다. 사실 아이에게는 비싼 교육기관 보다, 만3세 전에는 부모와의 애착 관계가 아주 중요하고 생애 결정시기이기도 하다. 만6세까지 생긴 정서를 가지고 아이는 평생을 살아가게 된다. 영유아 시기 양육의 방향 설정이 사춘기에 나타나게 된다. 교육비를 책정해 두고 가정 경제에 맞게 지출하는 것을 부부가 서로 소통한다면 큰 갈등 없이 공감을 해줄 수 있고, 아이와도 좋은 애착 관계를 맺을 수 있다. 엄마들은 주위 엄마들과의 만남을 자주 갖다 보면 서로 비교하게 되고 우리 아이만 뒤처지는 느낌을 받기도 하여 더욱 불안해지기도 한다. 그러다보면 좋은 학군으로 이사도 생각하고 비싼 교육 기관을 욕심내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불안한 마음을 부부가 서로 소통한다면 이사 가자고 하지 않아도 될 것이고, 아내에 대해서 못 믿거나 아내는 왜 이렇게 교육에 희생을 당연히 여길까 하는 마음으로 싸우는 일도 없을 것이며, 가정에는 행복이 찾아 올 것이다.
 사실 아빠들은 사회에서 자신감이 줄어드는 것에 대해 엄마들보다 훨씬 불안해한다. 하지만 좋은 이미지가 아닌 것 같아 강하게 반대하지도 못하고, 직장이나 주변에서 그렇게까지 하냐고 하면 아내에 대한 불신, 아이가 좋은 성적이 나오지 못하면 아내에게 비난만 하는 사태가 벌어진다. 엄마의 극성 때문이 아니라 걱정 때문에 하는 행동이고, 아빠가 엄마의 불안한 마음을 읽어주지 못한 것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불안이 커지면 엄마는 아빠와 의논하지 않고 혼자 자신의 생각대로 고집스럽게 처리해버리는 극성엄마가 될 가능성이 크다. 엄마를 극성이라 욕하지 말고 엄마의 불안과 아이의 불안을 서로 대화로 소통하여 해결해야 한다. 서로 불안한 마음을 털어 놓고 공유하며 솔직하게 이야기한다면, 엄마 또한 극성의 엄마로 오해 받지 않고 아빠 또한 방관하는 자로 오해 받지 않을 것이다. 아이 또한 아이의 감정을 읽어주고 알아주니 가족 관계에 있어 공감 받고 공감할 수도 있는 안정된 가정이 되는 길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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