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발산동 김혜숙 독자 추천 ‘명동 꽁보리밥’

지역내일 2011-09-18

부드러운 주꾸미와 오돌오돌 꽁보리밥

 여태껏 주꾸미는 숯불위에서 약간 탄내 나도록 굽는 것만 있는 줄 알았다. 정발산동 동원산부인과 길 건너편, 명가원 뒷골목에 있는 ‘명동 꽁보리밥’은 부드러운 주꾸미 볶음이 독특한 집이다. 비결은 적당히 삶아 볶는 데 있다. 너무 삶으면 질기다. 그렇다고 너무 무르면 맛이 없다. 적당한 지점을 찾는 것, 거기에 비결이 숨어 있다. 인생도 그런 것일까. 너무 지나치지도 너무 부족하지도 않은 그 어디쯤, 균형과 조화를 이루는 지점이 있을까. 분명히 답이 있다는 것만 말해준다면 오늘의 수고쯤은 마다하지 않을 텐데.
아는 사람만 안다는 동네 골목의 작은 가게, 명동 꽁보리밥은 소박한 상차림으로 찾는 이에게 조용하게 위안을 준다. 보리밥은 커다란 대접에 푸짐하게 담아 준다. 콩나물, 무채 등 나물과 된장을 넣고 쓱쓱 비벼 먹으면 인생의 고민 따위는 멀리 날아가 버린다.
황태해장국은 무를 나박나박 썰어 넣어 시원하다. 콩나물 건져 먹는 것도 재미있다. 계란을 풀어 넣어 부드럽다. 새우젓으로 간을 맞추고 매운 맛이 좋으면 청양고추 듬뿍 올린다. 해장국의 필수조건 얼큰함과 깊이 있는 부드러움이 있다. 따끈한 국물에 뱃속이 편안해 진다.
매콤하게 무친 가지나물, 시원한 깍두기 국물도 먹을 만하다. 특별한 비법 같은 것은 없어 보인다. 된장찌개에 요즘 귀하다는 애호박이 푸짐하게 들어 있고, 우렁이를 넣어 쫄깃하고 짭조름하면서 구수하다는 정도. 그러나 이모가 차려준 것 같은 소박하고 푸짐한 밥상이 참 편안한 곳이다.
보리밥에 주꾸미와 나물을 넣고 비벼 먹어도 괜찮다. 주꾸미 양념이 맛있어 자꾸만 추가 주문을 하게 될지 모르니 주의할 것. 밥을 먹는 동안 다녀가는 손님들과 주인이 한두 마디 인사를 건넨다. 슬쩍 들어보아도 하루 이틀 아는 사이가 아닌 듯싶다. 단골 위주로 장사를 한다더니 정말 그런가 보다. 이참에 단골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고 주꾸미 부드럽게 삶는 비법이나 알아볼까 싶다.
주 메뉴: 꽁보리밥, 황태해장국, 주꾸미볶음, 황태구이정식
위  치: 정발산동 1129-6 (명가원 설렁탕 뒷 골목)
영업시간:
휴무일: 없음(일요일은 오전만 영업)
주  차: 주차장 있음
문  의: 031-918-7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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