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교육을 전공하고 유치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알찬 매일을 보내던 한선화(54·행복을 나누는 사람들 대표)씨. 수년간 아이들을 가르치던 그의 눈에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하나둘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 아이들에게 좀 더 전문적인 교육을 전해주고 싶어진 한 대표는 주저 없이 사회복지사 공부를 시작한다. 그의 나이 35세 때다. 또 장애아를 보며 ‘왜?’라는 의문을 품은 그는 건강한 먹거리와 바른 생활을 위한 환경에도 큰 관심을 갖게 됐다. 사회복지와 보다 나은 환경을 위해 오늘도 쉴 새 없이 바쁜 그를 만났다. 그가 대표로 있는 행복을 나누는 사람들(이하 행나사)이 운영하고 있는 기브카페(Give Cafe)에서 만난 그는 행복을 나누는 사람이라기보다 행복을 전하는 사람으로 느껴졌다.
언제나, 새로운 꿈을 꾼다
그의 삶은 한 마디로 ‘타인을 위한 삶’이다. 하나 뿐인 아들에게 ‘늘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고 표현할 만큼 많은 시간을 다른 사람들을 위해 살았다. 어린 아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미안했지만 지금의 장성한 아들은 엄마의 일을 누구보다 자랑스러워한다고.
늘 바쁜 그이지만 항상 새로운 목표가 생겨났고, 또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살았다.
유치원 교사로 또 유치원 원장으로 늘 아이들과 함께 하던 한 대표. 평생 유치원을 경영하며 아이들과 함께 하는 삶을 살 것이라는 그의 미래가 바뀌기 시작했다. 언젠가부터 유치원에 장애아동들이 하나둘 찾아오기 시작했고 그 아이들이 그의 가슴에 자리 잡기 시작한 것.
“그 아이들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게 있을 것이란 생각에 사회복지와 특수교육공부를 시작했죠. 35살에 사회복지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다양한 봉사활동으로 장애 아이들에게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던 한 대표는 ‘왜 이 아이가 이런 장애를 안고 태어났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내린 답이 ‘환경’이었다. 이후 한 대표에게 할 일이 또 하나 생겼다. 환경운동가로서의 일이 그것이다.
하지만, 현실을 바꾸기란 쉽지 않다
“자연이 정말 많이 손상됐죠. 환경이 나날이 나빠지고 있잖아요? 남들은 ‘너 혼자서?’라는 질문을 던지지만 저는 ‘우리 가정에서만 실천해도’ 큰 변화를 이룰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 변화는 엄마들이 앞장서야 하고, 또 미래의 주인이 될 아이들도 지금부터 생활화가 되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EM(유용미생물이 공생하는 항산화발효미생물제)과 쌀뜨물로 만든 쌀뜨물 발효액 만드는 방법을 세상에 알리는 일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이 쌀뜨물 발효액은 설거지는 물론 빨래도 가능하며, 이를 이용해 비누와 천연탈취제도 만들 수 있다.
시간이 날 때면 지하철역으로 나가 주부들이 직접 써보고 환경보호에 참여할 수 있게 직접 만든 비누와 세제를 나눠주고, 교육을 알리는 일도 하고 있다. 또 천연화장품 보급을 위해 화장품제조사 자격증을 따기도 했다.
“많은 주부들이 천연세제에 관심을 많이 가졌으면 합니다. 천연세제에 대해 배우기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강의도 진행하고 있는데 현재는 서울교육관과 EM 환경센터, 마천청소년수련관 등에서 주부들을 포함한 일반인을 위한 제조법과 활용법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내가 꿈꾸는 미래는 행복하다
행나사가 운영하는 기브카페는 5호선 마천방면 종착역인 마천역 2번 출구 부근에 있다. 기브카페는 지난해 9월 문을 연 사회적기업(취약계층에게 사회서비스 또는 일자리를 제공하여 지역주민의 삶의 지을 높이는 등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는 사업)으로 이곳의 제품이 많이 팔릴수록 사회에 환원되고 좋은 일에 쓰여진다는 사회적기업의 정신이 담겨 있는 곳이다.
한 대표가 또 다른 분야인 사회적 기업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사회적기업에 대한 국비교육의 일환으로 일본 스완베이커리를 방문하게 되면서부터다.
기브카페는 장기실업자, 65세 이상 고령자 등 취약계층 6명의 소중한 일터다. 하지만 제품의 수준만큼은 최고를 지향한다. 이곳에서 만들어지는 빵, 쿠키, 케이크는 그가 지향하는 건강한 먹거리 그대로로 방부제나 화학색소, 화학향 등 인공첨가물이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 또 외국계 레스토랑에서 디저트를 담당하던 파티쉐와 일본 유학파 파티쉐가 합류, 맛의 수준도 한층 업그레이드했다. 그래서일까. 이곳의 매출은 꾸준히 높다. 주문판매를 원칙으로 하며 매장에 진열되어 있는 제품도 금방 동이 나기가 일쑤.
한 대표는 이곳 기브카페를 중심으로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 홍길동처럼 활약하고 있다. 기브카페가 들어서 있는 건물에는 기브카페 뿐 아니라 행나사가 운영하고 있는 제과제빵사업부와 장애인보호시설, 단기보호시설 등이 함께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서로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는 공동체다.
건강한 마법의 빵을 팔며, 장애인의 복지와 환경운동에도 앞장서고 있는 한선화 대표. 그에게 그가 꿈꾸는 미래를 물었다.
“장애인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그들을 진심으로 이해하려는 사람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편견 없는 세상에서 우리 장애우들이 지금보다 좀 더 행복해질 수 있겠죠? 또 환경을 지키기 위해 실천하는 사람들이 지금보다 많은 미래였으면 좋겠습니다. 저의 노력이 조금이라도 인식개선에 힘이 된다면 그보다 더 큰 보람이 없겠죠. 마지막으로 기브카페가 잘 되어 한 명이라도 더 직원을 고용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우리 카페가 크는 만큼 누군가는 일자리를 갖게 되는 행복을 얻게 되는 것이니까요.”
기브카페 (02)449-1900
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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