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며 꿈꾸는 여성들 - 국도예술관 프로그래머 정진아씨
좋은 영화를 지키는 것은 ‘관객의 힘!’
2주 단위로 새로운 영화 상영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해
부산은 지금 영화의 바다에 푹 빠져있다. 영화의 즐거움에 빠진 영화마니아들에겐 축제와도 같은 때다. 예술성이 높은 영화와 다양한 국가의 색다른 영화가 풍성해 골라보는 재미는 물론 새로운 감동에 더 없이 행복하다.
그런데 이런 영화제 때가 아니라도 좋은 영화를 늘 함께 나눌 수 있는 공간이 있다. 그 속에서 일하는 국도예술관 프로그래머 정진아(34)씨와 나누는 영화 이야기는 영화를 보는 새로운 각도와 방향을 제시한다. 좋은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 영화를 제대로 보는 수준 높은 관객, 그리고 그들의 영화에 대한 열정이 만나는 예술의 공간과 그 곳을 묵묵히 지키는 사람들이 있어 영화는 더 아름답다. 예술영화전용극장 국도예술관에서 새롭게 만난 예술영화! 그 재미있는 소통에 함께 한다.
국도예술관 프로그래머 정진아 씨
디지털영사기와 우수한 사운드 구비해
부산문화회관 옆에 위치한 국도예술관은 영화진흥위원회가 지정한 예술영화전용극장이다. 대부분의 예술영화전용극장이 시·구의 지원으로 운영되는데 비해 국도예술관은 개인이 운영하고 있다.
입구부터 일반 영화관과는 사뭇 다르다. 한적한 주택가 담쟁이가 늘어진 담벼락을 따라 걸어 들어가면 143석의 작은 공간이지만 디지털영사기와 우수한 사운드가 구비된 아담하고 색다른 작은 영화관이 열린다. 그 영화관의 입구를 지키고 있는 정진아씨.
“항상 4~5편의 영화를 선정해 2주간 상영하고 있어요. 좋은 영화를 선정하는 것이 제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죠.”
남포동 국도극장 2관에서 시작한 국도예술관 시절 정씨도 관객의 자리에서 영화를 즐겼다고 한다.
관객과의 만남, 올빼미 상영 등 다양한 소통
디자인을 전공한 정씨가 영화프로그래머가 되기까지의 스토리가 재미있다. 출판만화에 관심이 많아 영화를 통해 감성을 찾다보니 어느덧 영화 마니아가 되어 있었다고 한다.
“처음엔 영화를 전공한 사람들에 비해 내가 많이 부족하지 않나 고민 했죠. 하지만 관객으로 시작했기에 관객과 영화를 모두 이해하는 입장에 더 쉽게 설 수 있더라구요.”
남포동에서 대연동 가람아트홀 자리로 국도예술관이 이전을 할 때부터 정씨는 프로그래머로 활동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전 후 다양한 관객층이 찾아오고 있어요. 감독과 관객이 만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고 매달 마지막주 토요일은 올빼미 상영을 하죠.”
몇 해 전 크리스마스이브에 밤새도록 영화를 상영하는 작은 파티를 열면서 올빼미 상영은 시작되었고 한다. 다시 보고 싶은 오래된 영화, 젊은 작가들의 새로운 시도가 담긴 신선한 영화, 저예산이지만 내용이 풍부한 좋은 영화들을 찾아 관객과 함께 나누는 것이 즐겁다는 정씨. 영화를 통해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는 또 다른 예술인이다.
국도예술관 입구
대중영화보다 장르에 구애 받지 않는 독립영화
국도예술관을 운영하는 정상길(59) 대표이사는 얼마 전 거제도에 영화전용극장을 또 열었다고 한다. 국도예술관과 같은 프로그램으로 운영하고 있어 요즘 정진아씨는 조금 더 바빠졌다. “관객들이 예술영화에 대한 선입견을 버린다면 훨씬 재미있는 영화를 만날 수 있다”고 말하는 정씨는 대중영화가 장르에 국한되는데 비해 독립영화는 장르에 구애 받지 않아 더 다양하다고 강조한다. 사실 예술영화와 대중영화의 정확한 선은 없다. 단지 영화의 폭과 예술성을 지켜주는 관객이 있을 뿐이다. 작지만 거대한 공간에서 영화의 바다에 날마다 빠져있는 그들의 즐거운 삶에 동참하고 싶다.
김부경 리포터 thebluemail@hanmail.net
Tip
부산에 있는 예술영화 상영관
국도예술관 부산문화회관 옆 가람아트홀(구) (051)245-5441
아트씨어터 보수동 책방골목 부산평화방송센터 1층 (051)442-0602
또따또가 중앙동
무비꼴라쥬 CGV서면 1544-1122
시네마테크 수영만에서 센템시티 영화의 전당으로 이전 1688-3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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