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평범함이 11월의 기적으로

지역내일 2011-09-15 (수정 2011-09-15 오후 10:5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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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목 입시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자율고(선발형) 민사고를 시작으로 상산고, 용인외고, 하나고와 올해 전형일이 앞당겨진 서울권 외고까지 마무리가 정말 중요한 시기가 왔다. 작년 이맘때와 비교해본다면 현재 필자의 마음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 솔직히 작년에 “특목고를 꼭 가야하느냐?”라는 학부모의 질문에 “그래도 준비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라고 막연한 답변을 하며 약간 망설였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올해 같은 질문을 던진다면 보낼 수 있는 상황이면 반드시 보내라고 확신을 갖고 이야기 하고 있다. 1년 만에 마음의 변화는 그동안 학생들의 행동을 지켜보면서 전율과 감동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말 한마디 못하는 중3학생이 
  2010년 8월말 부모님의 손에 이끌려 처음 특목관에 찾아온 A군이 있었다. 누가 봐도 수줍어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남들 앞에서 자신의 의견을 당당히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하는데, 그 학생이 말하는 가장 긴 대답은 “네”라며 학부모님이 많이 답답해 하셨다.
 학교 내신성적은 전교 5% 이내에 들기 때문에 문제가 없지만 수줍은 성격 때문에 자신을 표현하는 부분이 부족했다. 하지만 분명 자기가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이 있을 거라 판단이 된다. 가령 본인이 가장 자신 있는 과목이라든지 남들에게 알리고 싶은 능력을 찾아서 지속적으로 들어주고 대화를 하게 되면 분명 말문이 트일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A군의 특기는 어렸을 때부터 해온 한자능력이었다. 요즘 같이 영어를 중시하는 시대에 한자 능력의 가치가 크지 않다고 할 수 있지만, 반대로 이야기하면 다른 사람들보다 희소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더욱이 자기가 꿈 꿔온 외고에서 중국어과를 지원하면 분명 유리한부분이 있었다. 한자 신동이라는 별칭도 받았던 어렸을 적 한자를 공부한 배경, 한자공부로 인한 학습적인 장점 등을 자신이 관심있는 분야라고 자연스럽게 말을 이어갔다. 함께 대화를 나누며 놀라움을 표현해주자 이내 자신감 있는 어조로 여러 사례를 들려주었다. 좀 더 구체적인 직업관으로 돌입하였을 때는 중국어과 교수이거나 더 나아가서 중국어 통역관의 직업을 꿈꿀 수 있다는 확신을 받았다.
 그만큼 자기가 잘하고 좋아하는 일은 누군가에 의해서 짜여진 각본대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진실성을 가지고 많은 대화를 통해 비전에 대한 윤곽을 끌어 낼 수가 있다. 결국 이 학생은 명덕외고 중국어과에 합격을 했다. 비록 주목할 만한 화려한 언변은 아니었지만 3개월간 자신의 장점을 계속적으로 어필하며 반복연습을 통해 면접관 앞에서 당당히 자기의견을 발표한 A군에게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던 것이다. 

뚜렷한 목표가 3등급의 벽을 넘어
 입시요강 발표가 있었던 작년 1월, 자기주도 학습전형 발표 아래 ‘영어내신으로만 뽑는다’라는 뉴스로 인해서 외고에 쏠리던 관심이 시큰둥해졌다. ‘영어 내신 점수가 영어실력을 대표한다’라는 인식에 공감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내신받기가 어려운 목동권 학부모들에게는 받아들이기 힘든 시험 전형이었다. 
 작년 8월, B양은 2학년 내신 때 실수로 몇 개 틀려 3등급이 나왔지만, TEPS 850점에 언어에도 관심이 많은 학생이었다. 하지만 내신 때문에 외고에 불합격의 고배를 마실까 고민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B학생의 외고목표는 정말 간곡했고 외고에 가서 어떻게 공부를 해야겠다는 계획과 졸업 후 진로에 대해서도 확신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강한 확신 속에 함께 3학년 내신준비도 더 철저히 하였고, 합격할 수 있다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이것이 자기주도학습 역량의 출발점이라 본다. 그 결과 영어내신은 3학년 1학기 2등급, 3학년 2학기에는 1등급으로 선방을 했다.
 2학년 때 받았던 3등급이 계속 부담이 되었지만 왠지 이 학생은 합격을 할 것 같았다. 아니 필자가 면접관으로 학생을 바라본다면 합격을 시켜야한다고 생각했다. 점수로 줄 세우기식 전형이 아니라면 분명 이 학생은 합격되어야 한다는 판단이었다. 결국 면접에서 좋은 결과로 명덕외고에 합격을 했다.

막연한 관심에서 전문가 수준으로
 C양은 학교내신이 2%로 안에 들 정도로 뛰어났다. 평상시 모든 행동들이 호감을 주며 예의 바르며 친구들과도 잘 지내는 부족함이 없는 학생이었다. 자사고에 합격할 정도의 실력이었지만, C양에게도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실력도 되고 자기주도적 학습능력도 뛰어난 C양 뭐가 고민이었을까? 문화재에 대해 관심도 있었지만 정작 알고 있는 배경지식이 많지 않았다.
 중3인 학생이 전문적인 지식습득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관심이 있다면 실제로 간접적인 체험이나 독서등으로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에 대해 좀 더 알아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있을 것이다. 자동차에 관심만 있다고 해서 차를 고치거나 운전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자동차의 기능, 명칭, 조작법등 다양한 방법으로 체험하고 연구를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C양은 관심만 있을 뿐 정작 아는 것이 많지 않았다.
 여름방학을 기점으로 다양한 문화 체험활동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인터넷을 통해 관련 카페도 가입하고 알고 싶어 하는 정보를 모두 수집하던 중 미술시간에 한국미술사를 공부하면서 유네스코 문화재반환위원회에 들어가서 약탈당한 우리문화재를 제자리에 찾아주는 역할을 하겠다는 꿈을 갖게 되었다. 우리문화재가 얼마나 우수한지도 그 때 확실히 느꼈고 이에 관련된 일을 해야겠다는 다짐도 예전보다 훨씬 마음에 와 닿았던 것이다.
 그 결과 모의면접에서 정말 놀라운 결과를 가져왔다. 의견발표가 전문가 토론 수준까지 향상되었다. 8월과 10월의 C양을 목소리로만 만난다면 분명 다른 학생이라 여겨질 만큼 큰 변화가 있었고, 결국 용인외고 국제계열에 합격했다.
 위의 실례로 보면 합격이라는 결과의 기쁨도 있지만 과정에서 본 학생들의 노력과 할 수 있다는 자신감 그리고 목표에 대한 설정으로 자기 스스로 학습 습관이 길러 질수 있는 좋은 체험을 한 것이다. 결국 결과에 상관없이 최선을 다한 학생들이 성공의 결과물은 시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분명 유리한 고지에 올라갈 것 이라는 것을 명심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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