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요리사다 - ① 한식당 만나 유성본점 임광상 조리부장

30년 쌓은 노하우, 샤브샤브 육수에 풀어놓다

지역내일 2011-08-23 (수정 2011-10-28 오후 12:28:47)
“요리라는 분야는 힘든 과정의 연속입니다. 열정과 긍정적인 사고를 갖고 있지 않으면 금세 포기할 수밖에 없죠.”
올해로 요리경력 30년을 맞은 임광상(48·만나 유성본점 조리부장)씨의 말이다. 열여덟 살에 요리에 입문한 임 조리장에게 주방은 그야말로 정글과도 같았다. 쓰나미처럼 주문이 밀려오고 한순간이라도 긴장을 늦추면 바로 사고로 이어지는 현장이 바로 주방이었다.
양식 레스토랑이었지만 스테이크를 굽는 것은 생각도 못했다. 끊임없이 야채를 다듬고,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접시들을 설거지하며 어깨 너머로 셰프들의 칼질을 훔쳐보는 것이 고작이었다.
그러다 1985년 임 조리장은 군에 입대해 장교 식당에서 3년을 보낸다. 서릿발 같은 군령에 맞춰 까다로운 장교들의 입맛을 맞추기란 여간 녹록치 않은 작업이었다. 현재 12시간의 근무 시간에도 흐트러짐이 없는 그의 자세는 군복무 시절 얻은 가장 큰 자산이다.
그는 “요리사만큼 자기 관리가 철저해야하는 직업도 드물다”며 “몸 상태가 좋지 않으면 당장 미각이 둔해지고 손님들의 혹평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언제나 최상의 컨디션으로 주방에 들어 가야한다”고 말했다.
임 조리장이 몸담고 있는 ‘만나’는 미국 LA에도 분점이 있으며 대전에서도 맛있기로 소문난 한식당이다. 깔끔하고 깊은 맛이 나는 육수에 싱싱한 제철 야채를 데쳐 먹는 만나의 샤브샤브는 어느 곳에서도 따라 올 수 없는 감칠맛을 자랑한다.
육수의 비결을 묻자 임 조리장은 “샤브샤브의 육수는 각 재료들의 본래의 맛과 향을 살려내는 것과 동시에 그것들을 더욱 돋보이게 해야 하는 조연 같은 역할”이라며 “자극적이고 가벼운 맛을 내는 화학조미료 대신 자연에서 얻은 재료로 공을 들여 육수를 내야한다”고 말했다.
또한 새조개, 갯장어, 낙지, 주꾸미 등 메인 재료가 달라질 때는 그것과 어우러지는 육수로 다르게 우려낸다. 갯장어 샤브샤브에는 갯장어의 뼈를 고아 육수를 만든다. 그리고 갯장어와 궁합이 맞는 한약재와 야채, 된장을 넣어 맑고도 구수한 맛을 창조해 낸다. 이런 육수 속에서 적당히 익은 갯장어는 부드럽고 담백해 입안에 들어가면 사르르 녹아 넘어간다.
임 조리장은 맛있다는 호평 속에서도 자기 개발을 위해 정보 수집을 멈추지 않는다. 새로운 메뉴 개발과 시대에 맞는 맛의 트렌드를 놓치지 않기 위해 늘 인터넷을 뒤지며 촉각을 세우고 있다.
한식, 양식, 복어조리기능사 자격증을 보유하고 산업인력공단의 시험 감독을 맡고 있는 요리사이지만 그래도 “요리는 끝이 없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유선채널의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영향으로 요리사를 연예인처럼 인식하고 요리에 입문하는 후배들이 많아져서 걱정스럽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최고의 요리사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니는 임 조리장의 샤브샤브는 만나 유성점에 가면 맛볼 수 있다.
문의 : 042-825-2001
안시언 리포터 whiwon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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