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사회적기업 & 마을기업
주부, 착한 기업을 만들다
장애아동 부모들이 친환경 비누를 만들고, 결혼과 육아로 경력이 단절됐던 주부들이 유기농 반찬가게를 열었다. 탈학교 청소년들의 교육공간이 생겼고, 다문화 이주 여성들이 운영하는 카페가 오픈을 앞두고 있다. 성남시 마을 곳곳에서 문을 열고 있는 공동체 기업들의 모습이다. 아직은 작고 친근한 구멍가게의 모습으로 이웃주민들과 소통하고 만나는 기업.
그 중심에는 그동안 취업과 일자리에서 다소 열외(?)되어 왔던 주부, 청소년, 장애인들이 있다. 소박하게 일자리를 만들어 함께 나누고, 그것이 착한 순환으로 주민들에게 되돌아오는 방식. 성남 주부들이 만들어 가는 아름다운 일자리, 사회적기업과 마을기업을 만나보았다.
권미영 리포터 myk31@paran.com
Part1 성남시 사회적 기업 포커스 #1- 행복도시락성남점
행복 도시락에 담긴 맛있는 희망
분당구 야탑동, 목련마을 지하상가에는 아침을 부지런히 여는 사람들이 있다.
2006년부터 지역 결식아동과 노인들에게 도시락 배달 자활근로사업을 시작해 지난해 5월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지정받은 행복도시락 성남점. 이곳에서는 매일 건강하고 맛있는 도시락을 만들기 위한 주부들의 부지런한 아침이 시작된다.
오랜 시간 지역에서 활동을 해온 강승임 (48) 대표는 “3년의 준비과정을 거쳐 취약계층과 주부 등 현재 총 20여명이 참여해 도시락을 만들고 있다”고 소개했다.
전체 120평의 조리공간엔 입구부터 캡과 소독신발을 철저히 착용하며 최신식 위생 설비가 갖춰진 준비시설에서는 국내산 안전한 식재료를 이용해 도시락을 만들고 있는 이곳.
구청의 지정을 받아 야탑3동과 도촌동, 태평동 등지의 결식아동 650여명에게 무료 도시락 배달도 병행 해오고 있다.
현재 예비군 훈련장과 야탑동 국군 복지관 등의 공개입찰 통해 1년 단위로 도시락을 배달하며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강 대표는 “요즘같이 일기가 고르지 못한 시기에는 식자재 비용이 많이 올라 어려움이 있다”면서도 “지속적인 거래처 개발로 목표 수익을 이뤄내 이곳에서 일하는 주부들의 복지와 실질적인 임금 조건을 만들어 내고 지역사회에도 도움이 되는 기업을 만들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믿을 만한 국내산 식재료와 화학조미료를 쓰지 않고 당일조리, 당일소진의 원칙을 지키고 있는 행복 도시락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30인분 이상, 2틀 전에만 주문하면 된다.
<행복도시락 성남점 이용 tip>
* 일반도시락 (돈까스세트~소갈비 찜세트 도시락: 4천원~8천원)
* 출장뷔페 (A형~C형: 1만원~2만원)
* 케이터링 (계절과일, 죽, 모듬떡, 샌드위치, 음료 등 푸짐한 구성: 1인 5천원)
* 밑반찬 (주 1회 4가지 반찬을 집이나 사무실로 배달한다: 월 5만원)
* 행복도시락의 모든 식자재는 국내산 100%이며 화학조미료는 일체 사용하지 않는다
* 도시락주문의 경우 30인분 이상 주문과 배달이 가능하다 (먼 지역은 50인분 이상)
* 위치: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166
* 문의: 031-707-2814
ZOOM IN: 주부CEO들이 만들어가는 공동체 가게 ‘마을기업’
주부들이 아이를 키우며 필요했던 장난감 도서관, 육아와 살림의 공통 고민인 반찬 걱정을 덜어주는 유기농 반찬가게, 게다가 집에서 쓰지 않는 물건을 나누고 바꿔 쓰며 자원 재활용의 살림 노하우까지… 지역 주부들이 중심이 된 마을기업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들은 마을 곳곳에서 자생적인 모임을 해오던 주부들로 성남시 마을기업 공모사업을 통해 일자리를 만들어 냈다. 살림과 육아로 그동안 취업과 일자리에서 멀어졌던 이들이 마을기업 의 주부CEO가 된 것.
아직은 작은 구멍가게 형태로 문을 열었지만 아기자기한 꿈과 기대로 누구보다 커다란 꿈을 펼쳐나가는 주부들의 마을기업을 소개해본다.
▷ 웃음보따리 장난감도서관
지난 5월 개관한 이곳은 아이들에게 오감 발달과 정서 함양을 위한 다양한 장난감을 제공하고, 육아와 살림에 지친 엄마들에게는 정보교류와 소통의 공간인 동네 사랑방이다. 아이들이 원하는 고가의 장난감을 무조건 사주기보다는 연령별, 영역별 다양한 장난감을 체험할 수 있도록 대여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읽고 싶은 책도 빌려 볼 수 있다. 현재 이은정 관장을 비롯해 주부 4명의 일자리가 창출된 경우다.
시작은 분당여성회 부설 ‘웃는 책 도서관’의 주부모임에서부터다. 회원들이 육아고민을 나누던 중 ‘가까운 곳에 장난감도서관이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다. 뜻을 모은 회원들이 중심이 되어 준비를 하던 중 성남시 마을기업으로 선정된 것. 지원금으로 장난감 150점을 구입했고 앞으로는 가정에서 쓰다 싫증난 장난감 기증도 받을 생각이다.
현재는 회원등록이 마감된 상태, 9월부터는 추가회원을 모집할 계획이다.
<이용 TIP>
* 가입비 2만원, 월 회비 1만원 (매주 장난감 한 개씩 빌릴 수 있으며, 연장도 가능)
->기초생활수급자와 장애아동은 회비 50% 할인. 회원들은 각종 유아프로그램이나 행사에 우선 참여의 혜택이 주어진다.
* 이용시간: 월~금요일은 오전 10시~오후 6시, 토요일은 오후 1시
* 위치: 분당구 정자동 65-3번지 느티마을, 안촌유치원 건너편
* 문의: 031-702-9622
▷ 좋은 이웃 찬방
살림을 하는 주부들의 최대 고민인 ‘뭘 해 먹을까’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 주부들이 뭉쳤다. 게다가 건강과 환경에 좋은 친환경 재료에 살림 고수들의 손맛이 가미된 반찬들.
주민생협 주부 조합원 7명이 공동출자를 통해 반찬가게를 만드는 과정에서 마을기업에 공모, 선정되었고 문을 연 것은 지난 5월이다.
정강억 대표는 “친환경 국내산 재료에 조미료가 전혀 없이 만들어진 반찬에 뚜껑까지 스텐으로 만든 찬통에 배달되는 시스템이라 건강과 환경을 생각하는 주부들의 호응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영양사가 짜준 식단을 당일 만들어 당일 배송하는 시스템으로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정기 적으로 배달된다. 판매 후 남은 식자재나 반찬 등은 노인식당 등에 기부하는 푸드뱅크 사업도 병행하며 건강하고 안전한 먹을거리를 제안하는 달팽이 요리교실도 운영하고 있다.
<이용 tip>
* 국 1, 반찬 3가지가 2인 기준으로 제공 (가입비 4만원(반찬통 값), 월8회 15만원, 국을 제외하면 12만원)
* 달팽이 요리교실: 5000원의 재료비를 내면 요리를 배울 수 있다.
* 현재 주민생협 분당점과 성남시청점에서 반찬을 찾아 갈 수 있으며 5인 이상 회원으로 묶으면 가정까지 직접 배달도 가능하다.
* 위치: 성남시 중원구 여수동 성남시청 내
* 문의: 031-755-7998
▷ 되살림가게 ‘웃는나무’
성남여성회 주부들이 중심이 되어 만든 자원재활용 가게다. 살림을 하다보면 싫증난 물건이나 멀쩡하지만 쓰지 않는 물건을 버리기 아까운 경우가 많다. 역시 살림 노하우들이 있는 주부들이 가정에서 쓰지 않는 물건들을 모으고 기증받아 되살림 가게를 열었다.
가게 모델은 ‘아름다운가게’에서 창안했다. 지난 7월 14일 문을 연 이곳은 교복재활용과 가방, 구두, 의류 재활용품 판매를 통해 얻은 수익으로 지역사회와 나누고 경력 단절 주부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는 마을기업이다. 현재 2명의 직원과 자원봉사자 등 5명의 주부가 활동하고 있다.
매월 1회씩 벼룩시장을 열어 재활용이 가능한 물건을 수거하고 가게 홍보와 사랑방 운영 을 위한 자원봉사자를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되살림가게의 신옥희 회장은 “동네 안쪽에 있지만 지나가는 주민들이 기웃하고 참여하는 열린 공간으로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며 “9월엔 리폼 강좌나 재활용품을 활용한 일상 생활용품 만들기 강좌 등을 개최할 생각이다”고 전했다.
<이용 tip>
* 재활용교복은 1만5천원~2만원, 구제의류와 신발은 5천원부터, 생활용품이나 악세사리는 500원부터다.
* 집에서 쓰지 않는 물건이나 책들은 기증이 가능하며 부피나 무게가 나가 직접 들고 나오기 어려운 물건은 차량으로 수거도 해준다.
* 운영시간: 월~토요일 오전 10시~오후 8시까지
* 위치: 성남 상대원2동 3846번지
* 문의: 070-7798-0615
▷ 친환경 REM ‘늘푸른가게’
성남혜은학교 장애인 부모회가 중심이 되어 만든 늘푸른 가게는 환경문제를 고민하던 주부들의 작은 실천과 아이디어를 가지고 문을 낸 마을 기업이다. 혜은학교 내에 위치한 이곳에서는 평소 학교 급식실에서 버려지는 많은 양의 쌀뜨물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비누 등의 친환경 제품을 만들게 됐고, 마을기업으로 선정됐다.
장애아를 둔 부모들이 모였기에 누구보다 공감대가 컸던 주부들. 장애인의 일자리 창출과 복지향상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마을기업선정을 통해 주부 2명과 대표 1명의 일자리가 창출된 형태. 주부 직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조미현씨는 “현재 유용미생물 EM을 활용해 비누 및 친환경 세제를 만들고 있으며 우리주변 생활환경을 개선하고 환경에 도움이 되는 노력들을 진행해 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가게 운영 수익금 전액은 장애인의 사회적 일자리를 만드는 프로그램에 지원하게 된다. 이곳에서는 친환경 비누 만들기를 배울 수 있으며 주방세제 및 오일비누 등을 구입할 수 있다.
<이용 tip>
* 천연 MP비누 3천원, CP비누 4천~5천원, 빨래비누 1천원, 주방세제(250g) 4천원
* 위치: 성남시 수정구 단대동 192번지, 혜은학교 내
* 문의: 031-733-5414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