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비가 참 자주 내린다. 오랜만에 햇살이 비추어 한번 다녀오자 했던 곳이 옥천사이다. 여행의 개념보다 드라이브와 산책한다는 기분으로 편하게 길을 나섰다. 네비게이션으로 검색해서 가니 길도 좋고 찾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개천면사무소와 개천초등학교를 지나고 10~20여분만에 도착할 수 있었다.
연화산 도립공원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주차장 내부에 있는 공룡 발자국도 보고 예쁜 숲 길을 따라 숲 속 향기를 만끽하며 걸어볼 것을 추천한다.
화엄 10대 사찰로 꼽히는 옥천사
옥천사(玉泉寺)는 신라 문무왕 16년(676)에 의상대사가 화엄을 강론하기 위해 창건했다고 전해온다. 대웅전 위에 구슬같이 맑은 단물이 솟아나는 샘이 있어 옥천사라고 불리게 되었다. 옥천사는 조계종 쌍계사 말사이지만 본사에 뒤지지 않는 무게를 지니고 있다. 주차장 앞에는 보장각이 우뚝 서 있다. 여기에는 보물 495호인 임자명 반자를 비롯해 경남유형문화재 50호인 향로, 60호인 옥천사 대종 같은 유물이 전시돼 있다.
보장각을 둘러보고 왼쪽으로 이동하면 너른 마당 귀퉁이에 우리나라 현대불교의 큰 스승인 청담대종사 사리탑이 서 있고 경남유형문화재 53호인 자방루가 웅장한 자태로 객을 맞이한다. 자방루 옆을 돌아 들어서면 맞은편으로 대웅전(경남유형문화재 132호), 왼쪽에 탐진당, 오른쪽에는 경묵당이 자방루와 함께 지붕을 맞대고 마당을 에워싸고 있다. 대웅전 뒤 오른쪽에는 팔상전과 금당이 있고 그 둘 사이에 조그만 옥천각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 옥천사의 유래가 된 옥샘이 나오는 옥천각에서 샘물을 마셔보는 것도 잊지 말기를.
다시 자방루를 지나 마당을 가로지르면 범종각 앞쪽에 계곡으로 내려갈 수 있는 계단이 나온다. 우뚝 솟은 나무들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보며 계곡물에 발을 담궈 본다면 그 시원하고 맑은 기분이란. 계곡물을 따라 내려오면 사천왕문을 지나 옥천사 입구이다. 입구에서 파는 가마솥 두부맛도 계곡과 숲향에 취해서인지 일품이었다.
연화산은 높지는 않지만 한국의 100대 명산 중의 하나이다. 최근에 고성군과 산림조합이 기존 등산로의 폭을 1.5m 넓힌 새로운 등산로를 개설해 놓았다. 이 등산로는 절 뒷산과 앞산을 연결, 연화산을 일주토록 되어 있다. 따라서 등산객들은 각자의 힘에 맞추어 등산코스를 조정하면 된다. 등산로 곳곳에는 의자가 설치되어 있는 등 중년 노인들이 등산하기에도 좋은 산이다.
소소한 볼거리가 많은 고성
연화산 옥천사에 간다면 당항포 국민관광단지나 공룡박물관을 둘러보는 것도 좋겠지만 아이들에게 생소한, 개천 마암 대가면 등지에 흩어져 있는 서원이나 옛집을 둘러보는 것도 뜻깊은 여행이 될 것이다.
회화면에서 옥천사로 가는 1009번 지방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마암면의 수림서원과 위계서원, 도연서원과 허씨고가를 만날 수 있으며 그밖에도 구만면의 도산서원, 대가면 갈천서원, 대가면 이씨고가, 개천면 박진사고가, 대가면 소산정사 같은 옛 집들이 이 일대에 산재해 있다. 저수지와 정자 그리고 숲이 우거진 마암면의 장산숲도 제법 운치가 있다.
고성읍 율대리의 고성 탈 박물관도 들른다면 아이들에게 우리나라 전통가면인 탈을 볼 수 있는 흔치않은 기회가 될 것이다.
대가면 유흥리 삼계 녹색농촌체험마을에서 마늘심기와 고추심기와 따기 체험, 짚공예, 대나무 활쏘기 체험 등을 해 보는 것도 특별한 경험이 될 듯하다.
고성읍 서외리에 위치한 고성시장은 상설시장이나 5일장으로서의 모습을 갖추고 매 1, 6일에 정기적으로 장이 크게 서고 있으니 소박한 시골 장터의 인심도 느껴보면 좋을 듯.
옥천사 소재지 : 경상남도 고성군 개천면 북평리 408번지
종무소 : 055-672-0100, 673-4951
윤희정 리포터 y937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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