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열이 나면 흔히 감기인줄 알고 감기치료를 하게 된다. 약간의 콧물과 기침도 동반하기 때문에 으레 감기라고 여기기 마련. 하지만 아이들은 감기 외에도 체했을 때 열이 나는 경우가 흔하다고 한다. 그러므로 아이가 열이 나는 경우 증상과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부산시 한의사회 김효건 수영구 회장(現 김효건한의원 원장)으로부터 소아 식체발열에 대해 알아본다.
명치 통증, 손바닥에 열나면 식체
아이가 식체로 인해 열이 날 때는 몸살기운과 함께 머리가 아프기도 하고 기침도 하는 등 감기증상과 유사한 증상을 보인다. 그렇다면 이런 경우 감기인지 아닌지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
부산시 한의사회 김효건 수영구 회장은 “아이가 열이 난다면 우선 복통을 호소하는지, 명치 위를 눌러 통증이 있는지부터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또한 귀가 차갑고 손바닥에 열이 난다면 식체로 인한 발열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감기 탓에 열이 나는 경우라면 귀가 뜨겁고 손바닥보다는 손등 쪽이 더 뜨겁게 되어 있다. 따라서 귀가 차갑고 손등에서 열감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감기가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다. 감기가 아닌데도 열이 나는 경우는 여럿 있지만 어린아이라면 대체로 체한 경우에 그러하다. 즉 귀를 만져봤을 때 귀가 차갑고 손등보다 손바닥 쪽이 더 뜨겁다면 식체부터 풀어주어야 한다.또한 식체에 의해서 열이 나는 경우라면 밤에 고열 증상이 더욱 심해지면서 배가 뜨끈뜨근한 것이 특징이다. 감기에 비해 갑자기 고열이 난다거나 해열제를 써도 열이 빨리 안 떨어지고, 열에 비해 기침 콧물 증상이 심하지 않으며, 또 열이 나지 않더라도 야간이나 새벽에 기침이 심하면서 잘 낫지 않고 오래 간다면 식체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이는 한방에서는 식적류상한이라는 질환으로 보며 이것은 마치 감기와 유사하게 진행되는 식체를 의미한다. 성인과 달리 아이들은 몸에 이상이 생겨서 나타나는 증상패턴이 매우 단순해서 거의 감기 유사증상을 나타낸다. 즉 밥 먹고 체했는데 반드시 배가 아프고 구토나 설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열이 나거나 목이 붓기도 하고 콧물이나 기침을 하기도 하는 것이다.
해열제 보다는 소화제를 먼저 먹여야
식체발열인 경우 한의원에서는 쉽게 확인되지만 소아과에서는 대부분 감기취급을 해 감기약을 쓰게 되므로 증상이 잘 낫지 않고 오래가게 된다. 위의 증상이 없더라도 약을 써도 잘 낫지 않는다면 식체를 의심하고 가까운 한의원을 방문해 진찰을 받는다면 의외로 간단하게 치료되기도 한다.
부산시 한의사회 김효건 수영구 회장은 “특히 소아 식체발열은 더운 여름에 많이 볼 수 있는데 이는 여름철 약해진 소화기능에 찬 음식을 많이 먹으면서 위장이 더욱 약해진 탓이다”며 “여름에 아이들이 열이 나면 감기로만 판단하지 말고, 최근 입맛이 없으면서 찬 것을 과하게 먹지 않았는지 생각해 식체에 대한 치료를 해줘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방에서는 식체발열인 경우 한방소화제를 먼저 먹이고 식체에 맞는 침을 놓아 치료를 한다.
가정에서도 아이들이 열이 날 때 감기 증상에 비해 체한 증상이 더욱 심하다면 해열제 보다는 매실엑기스나 소화를 도울 수 있는 약을 먹이는 게 효과적이다. 또한 찬물보다는 오히려 따뜻한 물을 먹여서 위축된 위장의 기운을 풀어주면 도움이 된다.
다시 늦더위가 시작된 요즘, 더울수록 찬 것을 조심하며 단 음식과 인스턴트 음식은 위장의 기능을 떨어뜨리므로 아이들이 이를 먹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도움말:부산시 한의사회 김효건 수영구 회장
김영희 리포터 lagoon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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