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를 공부하기 이전에 한글을 사랑하는 마음부터~
''흰 눈꽃같이, 세상을 다 희게 하다''라는 뜻의 ''다흰'' 대원외국어고등학교 한글사랑 동아리명이다. ''다흰''은 우리 고유의 것을 지키고, 한글과 우리말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학생들의 모임. 한글 관련 직종도, 전공하는 대학생도 아닌 외고 학생이 말하는 남다른 한글사랑 이야기, 어떤 사연이 담겨있을까?
우리말과 글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싶은 당찬 여고생
''다흰''이 출범한 건 작년 9월. 당시 1학년이었던 이연희학생은 교내 역사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었다. "제가 활동하던 역사동아리는 외국에 우리나라를 알리는 활동으로, 정기 간행물에 투고하거나 우리나라에 대한 소개 글을 쓰기도 했어요. 제가 한글에 대한 글을 맡아 쓰면서 한글을 조사를 하다 보니 한글이 평가절하되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한글의 가치와 소중함을 알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동아리를 기획해 직접 회원을 모으기 시작했다는 연희양. 다행스럽게 많은 학생들이 관심을 가져 주었다고.
"한글과 우리말을 보존하고 여러 사람에게 알리기 위한 활동 방안을 만들어야 했는데 동아리 창단 초기엔 조언자를 구하기가 힘들었어요" 연희양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게 된 국립국어원, 한글문화연대, 규장각 한국학연구원 등의 전문가에게 메일을 보내 조언을 구했다. 특히 서울대 언어교육원과 KBS 한국어진흥원에 동아리를 소개하는 메일을 보내면서 많은 격려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고등학생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생각보다 많지는 않았어요. 인터넷을 통해 동아리 활동을 홍보하고, 우리말과 관련된 정보들을 나누는 것이 현실적인 활동 방향이라 판단해 회원들과 함께 인터넷 카페와 블로그를 만들어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어요"
연희양은 네이버 블로그(http://dahuin27.blog.me)를 통해 우리말의 올바른 용법, 외래어의 정확한 표기, 일상 언어에서 잘못 사용하는 표현 등에 대해 홍보하고, 언론이나 공공 기관에서의 부적절한 영문/우리말 표기를 지적, 개선을 요청하는 서신을 보내는 일 등을 하고 있다. "신문을 정독한 후 잘못된 우리말 표현을 발견하면 직접 기자님에게 메일을 보내 시정해 줄 것을 간곡히 부탁했어요. 다행히 많은 분들이 답장을 해주셨고 저희의 활동을 격려해 주셨어요"
외고 학생의 남다른 한글사랑
연희양은 작년 한글날, 광화문광장에서 회원들과 함께 홍보용 팻말을 들고 시민들에게 전단을 배포하며 한글의 우수성과 과학성 등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또 지난 12월, KBS ''우리말가꿈이 성과보고회''에서 ''다흰''의 대표로, 동아리 성과 보고를 했다. 이 자리에서 우리말가꿈이 추진본부로 부터 감사장을 받기도 했는데 2010년 아름다운 우리말가꿈이 사업 활동에 적극 참여한 공로가 인정되었기 때문.
"지난겨울, 서울대학교 언어교육원 한국어교육센터를 방문했는데 우리말 사용의 문제점, 우리말 보존 관련 단체 그리고 우리말을 지키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등에 대해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좋은 기회였어요"
최근엔 2011 글로벌 청소년 특별 활동 엑스포에도 참가했다. 120여 학생단체 및 클럽, 30여 사회단체가 참여해 뜻 깊은 교류의 장을 가졌다는데 비록 수상은 하지 못했지만 한글의 우수성을 알리고 바른 사용을 위한 홍보를 할 수 있어서 의미 있었다는 연희양.
다흰''은 교내 비공식동아리였다가 올해부터 등록절차를 걸쳐 동아리로 인정도 받았다. 작년 활동이 이론 교육에 치중했다면 올해는 적극적인 교내 활동을 전개하고 싶다는 연희양. 언론기관에 서신을 보내고 거리 홍보 등의 활동도 게을리 하지 않을 생각이다. 또 비슷한 생각을 가진 동아리나 단체와 긴밀하게 협조하며 열심히 활동하고 싶다.
영어유치원 출신도, 조기유학파도 아닌 소위 말하는 국내파인 연희양은 초등 3학년부터 꾸준히 영어공부를 해왔다는데 문과성향이 강하고 영어를 좋아해 외고에 진학했다. 중학교 시절 iBT토플 114점의 실력파. 게다가 불어과 학생이라 불어 공부도 열심이다.
"고2학생으로서 올해는 구체적인 진로탐색을 해보고 싶고 공부도, 동아리 활동도 열심히 할 거예요"
연희양의 꿈은 인권변호사가 되는 것. 중학교 시절엔 사회운동가가 되고 싶었다는데 고교 진학 후 살짝 달라졌다고. 이유는 법조인이 되면 영향력이 생기기 때문에 훨씬 더 힘을 키운 사회운동가로 활동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
"동아리 활동으로 시간을 많이 뺏기긴 하지만 관계자와 연락도 하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저희 동아리를 소개하고 적극적으로 활동했던 일들이 기억에 남아요. 제게 많은 경험도 되고 보람도 커요"
언젠가 한글을 사랑하고 널리 알리는 사회운동가이자 인권변호사 ''이연희''를 만나게 될 날을 기대해 본다.
최수연리포터 somuz@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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