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수술하는 시대? 의사는 무엇을 하나요?

지역내일 2011-08-12 (수정 2011-08-12 오전 8:30:48)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이완 로봇수술센터장


“로봇이 수술하면 과장님은 뭘 하시나요?”
조직검사에서 안타깝게도 암이 진단되어 환자분께 로봇을 이용한 수술을 권할 때 가끔 이런 질문을 받게 된다. 당황스러울 때도 있지만, ‘하긴 불과 20년 전만 해도 의사들 역시 이런 시대가 올 줄 몰랐는데 오죽하랴.’ 생각하며 좀 더 자세히 설명을 드리게 된다.
 의학이 발전하여 대부분의 질병에 대한 수술의 틀이 만들어져서, 의술은 더 이상 발전할 것이 없으리라 여겨질 즈음, 의사들은 출혈을 최대한 줄이고, 더 작은 상처를 남게 하고, 수술 후에 덜 아프게 하는 것들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였다. 1990년대 중반, 이러한 연구는 복강경수술이라는 결과를 내어 놓았다.
 로봇수술은 이러한 복강경수술의 연장선상에 있다. 1994년에 개발된 로봇인 이솝은 최초로 복강경수술에 로봇을 접목한 형태로, 카메라의 상하 및 좌우, 원근을 발판이나 손잡이를 눌러 조절하는 모델에서, 수술자의 목소리를 인식하여 카메라가 작동이 되는 모델까지 개발 되었다. 이는 현재의 로봇과 비교하면 매우 기초적인 기구라고 할 수 있지만, 이 장치만으로도 수술 시간의 지연이나 사고 위험성을 줄이는데 커다란 도움이 되었다. 이후 과학기술의 발달과 꾸준한 연구를 통해 현재 수술에 사용되는 다빈치 로봇시스템이 개발 되었다.
 다빈치로봇시스템은 복강경수술처럼 통로를 통해 몸 안에 직접 삽입되는 로봇으로, 수술부위가 10배에서 15배가량 확대되어 보임으로써 보다 자세한 관찰이 가능하고 손 떨림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보다 더 정교한 시술이 가능하다. 그리고 최대 4개까지 장착 가능한 로봇 팔은 관절을 가짐으로써 움직임이 자유롭고 장착 가능한 옵션이 무척 많기 때문에 보다 더 다양한 수술에 적용 가능하다. 다빈치의 사용은 미국과 유럽의 우수 대학 병원과 수련 병원에 사용하고 있을 정도로 이미 보편화되어 있다. 로봇을 이용한 수술의 가장 큰 장점은 ‘수술이 쉽고 편하다’는 것이며, 수술이 쉽고 편하다는 것은 ‘수술을 잘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필자는 이러한 로봇수술의 다양한 장점들을 활용해 주로 전립선암 수술과 신장수술을 하고 있다. 일반적인 복강경수술기구의 경우 관절이 없는 직선 형태이기 때문에 움직임에 제한이 많고 손 떨림으로 인해 정교한 조작이 힘들다. 수년간 700례 이상의 복강경수술을 하면서 느껴왔던 이러한 불만족스러움은 로봇을 이용해 수술하면서 많이 해소되었다. 특히 전립선암 환자의 경우 종양 제거 후 발기부전, 요실금 등의 부작용을 동반할 수 있기 때문에 기능유지 측면에서 보다 정교한 수술이 가능한 로봇수술을 환자분들에게 추천한다. 물론 로봇을 이용한 수술이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다. 보험적용이 안되어 비용적인 부담이 크고, 돌발 상황에 즉각적인 대처가 개복수술에 비해 상대적으로 어렵다는 점 등, 아직 보완되어야 할 부분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로봇수술의 수많은 장점들 때문에 분명 로봇수술 분야는 더욱 발전할 것이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받을 것임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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